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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약 안 받아요


[1] 정부가 민간 사전 청약 제도를 폐지합니다.

[2] 집값 하락세에 청약 수요가 죽어섭니다.

[3] 주거 보험이 사라지는 거라 아쉬움도 남습니다.


예약 안 받아요

정부가 민간분양 사전청약제도를 없앱니다. 시행 1년 만입니다. 연이은 집값 하락세에 청약 수요가 줄어들어섭니다. 하지만 아쉬워하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일종의 ‘주거 보험’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딩은 ‘사전 청약 의무 폐지: 예약 안 받아요’에 대해 다룹니다.


사전 청약이 뭐였더라?

아파트 착공(공사 시작)에 들어갈 때 진행하는 본청약보다 1~3년 앞서 일부 물량의 당첨자를 가리는 제도입니다. 사전 청약에 당첨됐다면 무주택 등 관련 조건만 유지하면 본청약도 100% 당첨 확정입니다. 이걸 하는 이유요? 청약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섭니다. 미리 당첨자를 가려놓으면 매수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지난 시장 상승기에 정부는 판단한 겁니다.

  • check! 사전 청약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공공택지¹⁾에서 LH 등이 공급하는 공공분양²⁾ 사전 청약, 민간 건설사가 공공택지를 사들여 공급하는 민간분양³⁾ 사전 청약입니다. 2021년 정부는 공공분양을 대상으로 사전 청약을 시행하다가 이후 민간분양 아파트로 그 범위를 넓혔습니다.

¹⁾ 공공택지: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한 땅을 말합니다. 위례신도시나 미사지구 등이 이에 포함됩니다.

²⁾ 공공분양: LH나 SH 등 공공기관이 분양하는 전용면적 85㎡(약 33평) 이하의 주택을 말합니다. 무주택자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하기 위해 생긴 제도라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³⁾ 민간분양: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걸 말합니다. 공공분양에 비해 분양가는 비싸지만 청약 조건은 덜 까다로운 편. 공공분양으로 나온 주택보다 내부 마감재나 디자인에 신경 쓰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전 청약 없앱니다

정부는 그간 민간 건설사에 공공택지를 팔 때 사전 청약 의무 조건을 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 조항을 없앴습니다. 즉 건설사 입장에서 사전 청약을 할 이유가 사라진 겁니다. 정부가 이를 없앤 이유는 단순합니다. ① 집값 하락세로 사전 청약 아파트의 추정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아지고 있고 ② 본청약일과 입주 예정일이 미뤄지며 청약 포기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섭니다.

  • check! 사전 청약 추정 분양가가 인근 아파트 시세보다 높아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가령 지난 10월 민간 사전 청약을 받은 경기도 수원시 한 아파트 단지의 전용면적 84㎡(약 33평) 추정 분양가는 6억5810만 원이었습니다. 인근 한 단지 같은 평형의 최근 실거래가(5억7000만 원)보다 8000만 원 정도 비싼 수준입니다.


예약 안 받아요

2009년 보금자리주택¹⁾에 도입한 ‘사전예약제도’가 사전 청약의 시초입니다.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이 제도를 통해 청약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시기를 앞당겼습니다. 하지만 역시 끝은 좋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²⁾ 등으로 시장이 나빠지자 2011년에 제도를 없앴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전 청약은 2021년 10년 만에 부활했지만 시장 하락세를 견디지 못하고 1년 만에 다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 check! 사전청약제도가 사라지며 공급 물량도 줄어들 전망입니다. 민간분양 사전 청약은 2024년까지 7만4000가구를 예상했으나 1만5000가구로 급감할 거란 주장입니다.

¹⁾ 보금자리주택: 주변 시세의 85%에 이르는 저렴한 분양가로 공공(LH, SH 등)이 직접 건설해 공급하는 주택입니다.

²⁾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미국에서 터져 그 여파가 전 세계로 번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말합니다. 부동산 버블로 집값이 오르자 신용불량자에게까지 주택담보대출을 막 퍼주다가 발생한 대참사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선택군이 줄어들어요

사전 청약 이슈엔 늘 ‘희망 고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습니다. 아파트 완공이 예상보다 늦어져 사전 청약 당첨자들이 오래 무주택자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당첨자에게는 사전 청약이 일종의 ‘주거 보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 check! 전문가들은 예비 청약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었다고 걱정합니다. 시장 상황은 언제고 바뀔 수 있는데 무주택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줄었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평입니다.


고점에 집 산 사람 103만여 명 지난해에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가 103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시장 하락세를 고려하면 100만 명이 넘는 이가 ‘고점’ 부근에서 집을 사들였다는 얘깁니다. 앞으로 하우스푸어¹⁾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입니다. 반면 다주택자²⁾는 2020년 232만 명에서 2021년 227만3000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¹⁾ 하우스푸어: 번듯한 집이 있지만 무리한 대출과 세금 부담으로 실질적 소득이 줄어 빈곤하게 사는 이를 말합니다. ²⁾ 다주택자: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이를 말합니다. 한 채는 실거주용, 다른 집은 세를 놓는 식으로 임대수익을 얻고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도 챙길 수 있어 각광받고 있습니다. 중도금대출 12억 원까지 허용 정부가 11월 21일부터 아파트 중도금대출¹⁾ 허용 분양가 기준을 ‘12억 원 이하’로 올립니다. 이에 앞으로 서울 강북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라면 전용면적 84㎡(약 33평) 평형뿐 아니라, 일부 대형 평형까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분양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지난 2016년 8월부터 9억 원 초과 주택의 중도금대출 보증을 제한해왔습니다. ¹⁾ 중도금대출: 아파트를 짓는 동안 5∼6차례로 나눠 받는 대출을 말합니다. 통상 분양가의 60% 수준입니다. 무순위청약 관심 없어요 올 들어 11월 10일까지 수도권에서 무순위청약¹⁾으로 나온 아파트의 미계약²⁾ 물량이 7363가구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2021년 같은 기간 2698가구의 2.7배 수준입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수도권 미계약 물량 경쟁률도 급락했습니다. 2021년 118.7 대 1에서 올해 44.9 대 1로 말입니다. 가파른 금리인상 등으로 시장이 얼어붙으며 무순위청약에 대한 선호도도 낮아진 겁니다. ¹⁾ 무순위청약: 아파트 계약 취소분에 대해 무순위청약을 받는 제도입니다. 청약통장이나 예치금이 필요하지 않으며, 2021년 5월 28일부터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신청 가능합니다. 다만 정부는 2023년 1월부터 무순위청약에서 주거지 요건을 폐지합니다. 이에 무주택자라면 어디에 살든 관계없이 무순위청약에 넣을 수 있게 됩니다. ²⁾ 미계약: 당첨자가 계약하지 않아 남은 물량을 말합니다.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일정이 끝나고 예비 당첨자 계약까지 마친 상태에서 남은 물량을 뜻하죠. 이게 생기는 이유요? 부적격 당첨이나 당첨자의 변심, 자금 부족 등이 그 원인입니다. 급매물보다 비싼 감정가? 아파트 경매 감정가가 급매물 가격보다 비싼 ‘가격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가령 최근 경매에 나온 서울시 노원구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75㎡(약 29평)는 급매물 가격(7억 원)보다 감정가(8억1000만 원)가 1억 원 이상 비쌉니다. 이유요?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어섭니다. 자칫 낙찰받고도 손해를 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서울 역전세↑ 서울에서 역전세¹⁾ 우려가 심합니다.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가 불어나자 실수요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영향입니다. 실제로 한 부동산 기업에 따르면 지난 11월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5만74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3개월 전만 해도 3만2617건이었는데 짧은 기간에 55.5%가 늘어난 겁니다. 다만 앞으로 전셋값 하락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입니다. 임대인들이 임차인을 들이려고 전셋값을 경쟁적으로 낮추고 있어섭니다. ¹⁾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2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1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이죠. 이때 임대인은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1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둥근 원목 테이블이 있는 옛집(위)과 현재 집(아래)



#3 동업하는 둥근 마음: 지은이가 선물한 둥근 테이블 동업으로 사업을 한 지 햇수로 6년이 지났다. 내 동업자이자 고등학교 동창인 김지은은 원래 플로리스트다. 지은이는 아마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처음 작업실에 놀러 간 날, 그녀가 내 손에 쥐여준 꽃다발에 나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 검은색 습자지에 싸인 하얀 튤립과 유칼립투스 잎사귀, 그리고 이름 모를 작은 꽃으로 이루어진 꽃다발이 너무 예뻐서다. 우리는 같은 학교에 다녔지만 친하지는 않았다. 활달하고 발 넓은 지은이가 우리 교실 앞 복도에서 제 친구들과 놀다가 내게 큰 소리로 인사하면 나는 “어? 어, 안녕…!” 하고 대답하며 수줍은 얼굴로 그 앞을 지나갔다. 항상 치마 속에 체육복 바지를 입고 복도를 누비며 깔깔 웃음 짓던 그 애가 이렇게 섬세한 꽃다발을 만든다고?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했다. 그 후 우리는 어느 기업의 행사를 함께 맡아 준비하게 됐고, 몇 달 후엔 함께 회사 이름을 짓고 사업자등록을 냈다. 알고 보니 지은이는 꽃만 잘 만지는 게 아니라 센스가 있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나와 죽이 잘 맞고 미적 기준이 비슷했다. 함께 일하자고 제안한 것은 내 쪽이었다. 그렇게 함께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이사했는데 지은이가 테이블을 사주었다(!). 주로 영국에서 온 빈티지 가구를 다루는 거래처에서 판매하는 확장 가능한 둥근 원목 테이블이었다. 지름이 120cm인 테이블은 평소엔 서너 명이 둘러앉아 밥을 먹기에 좋은 사이즈다. 확장하면 여섯 명도 앉을 수 있다. 매끈한 일자 다리와 참나무 상판, 오래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다. 새로운 집에 들여놓는 순간 분위기를 부드럽고 따뜻하게 만들어준다. 지금도 누군가 테이블에 대해 물을 때면 ‘선물 받은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어떻게 테이블을 선물할 생각을 했을까? 전에 물어본 것 같은데, 특별한 대답을 들은 기억이 없다. 품이 넓은 지은이 마음을 정확히 알 길이 없다. 다만 아기를 낳은 지 얼마 안 되어서 나와 함께 일하러 나갈 때면 휴가라도 받은 듯 즐거워하던 얼굴을 떠올린다. 그때 나와 함께 일하기로 한 것이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큰 선물을 준 것일까? 우리 집의 시그너처가 된 둥근 나무 테이블은 그렇게 나와 함께하게 되었다.





허위 매물 실제 존재하지 않는 매물을 말합니다. 이걸로 매수자를 유인한 후 다양한 핑곗거리로 다른 집을 보여주며 계약을 유도하죠. 하지만 이젠 이것도 못합니다. 공인중개사법 개정으로 2020년 8월부터는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허위과장광고를 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샤워효과 상가나 백화점에서 위층의 매출이 아래층의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걸 말합니다. 샤워할 때 물줄기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처럼 말이죠. 백화점 꼭대기 층 식당가를 찾은 손님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다 계획에 없던 쇼핑을 하는 게 좋은 예입니다.



이런 집

사람 위에 사람 살고 집 아래 집이 있는.

사진 제공. @mjc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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