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몇 살이야? 100살
유럽에선 100년 된 집이 흔합니다. 한 집 걸러 한 집꼴이죠. 입주 후 30년이 지나면 재건축 계획을 잡는 한국의 아파트 문화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오늘 부딩 뉴스레터는 여전히 뜨거운 재건축 이슈를 다룹니다. 정확히는 ‘왜 한국 아파트의 수명은 고작 30년인가?’.
30년도 길다고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세계에서 아파트 수명이 가장 긴 나라는 영국이랍니다. 평균수명이 128년, 독일은 121년이라고 하죠. 미국(72년)과 프랑스(80년)도 이에 비하면 짧은 편입니다. 일본(50년)도 마찬가지. 하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다들 양반이죠? 우리 아파트의 재건축 연한은 30년밖에 되지 않으니까요. 한데 이는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의 이론적 수명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래요. 최근엔 30년도 길다며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아파트도 많습니다.
한국 아파트 단명의 비밀
우리나라 아파트의 수명이 유독 짧은 이유로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습니다. 단, 이는 한국 사회의 특수성과 관련이 있음을 아셔야 해요.
빠른 경제발전: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건설업으로 경기를 부양했어요. 특히 1990년대 이후의 건설 붐은 대단했죠. 이는 우리나라 가구의 절반가량이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는 것과 관련이 깊습니다(2018년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인용).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헌것은 새것에 자리를 내주기 마련. 2000년대 중반부터 기존 아파트 옆에 더 좋은 기술을 쓴 아파트가 등장합니다. 국민의 급여와 생활수준이 급격히 높아진 시기와 때를 같이하죠. 그 결과요? 사람들이 1980~1990년대에 지은 아파트를 기피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2000년대 초·중반부터 강남을 중심으로 재건축 붐이 일어났죠.
건설사의 욕망: 현재 국내 아파트는 대부분 돈을 받고 시공에 들어가는 선분양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건설사는 자사 제품의 경쟁력보다 원가절감과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어요. 동시에 건설사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30~40년 뒤에 어차피 부술 건데 굳이 100년간 버틸 설계를 해야 할까?’ 물론 모든 건설사가 이렇다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크게 틀린 말은 아니라고 해요. 건설사는 아파트 수명이 짧아야 일거리가 생기니까요.
대중의 욕망(feat. 어른의 사정):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주변에 교통망과 상가 등 인프라가 자리 잡는 기간은 약 10년이래요. 그래서 아파트 가격도 입주 후 10년 차가 가장 비싸다고 하죠(최근 서울의 신축 아파트 제외). 하지만 주거 인프라를 갖춘 후 또다시 10년이 지나면 사람들의 욕구가 변한다고 합니다. 바로 새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죠. 다시 말해 입주 후 20~30년 차가 되면 많은 이가 재건축을 아파트 가격을 끌어올릴 유인으로 생각하게 된대요. 새 아파트를 지을 땅이 거의 없는 서울에 거주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요.
재건축 연한은 늘 30년이었어?
아니요. 정권마다 바뀌었어요. 1980년대에 처음으로 재건축 관련 법률을 제정했는데, 당시엔 지은 지 20년 넘은 아파트가 대상이었죠. 2002년 이후엔 재건축 연한을 시·도가 직접 정하게 했는데, 30~40년이 가장 많았답니다. 그러다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2014년 박근혜 대통령은 재건축 연한을 일괄적으로 30년으로 줄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의 30년 연한이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며 이를 다시 조정할 뜻을 내비쳤죠. 아직 바꾸진 않았지만요.
1. <기생충> 속 그 슈퍼
서울시와 마포구가 영화 <기생충> 촬영지인 아현동 ‘돼지슈퍼’ 인근을 원형 보존하여 세계적인 관광 상품으로 만들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왜냐고요? 원래 이곳은 재개발 예정지인 ‘아현1구역’에 포함돼 철거될 처지였거든요. 다시 말해 주민들은 아현동의 관광 상품화가 재개발사업의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고 판단한 거죠. 흥미로운 건 45년째 돼지슈퍼를 운영해온 이정식 사장님의 인터뷰입니다. “구청장을 만나면 재개발을 빨리 추진해달라는 뜻을 전할 것”이라며 서울시와 마포구의 바람을 단번에 깔아뭉개버렸거든요. 참고로 커뮤니티엔 이 기사와 관련해 “어렵게 사는 사람들 구경거리로 만들지 마세요”라는 댓글이 많이 달렸습니다. 물론 원형 보존을 지지하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2. 30대 상투 잡았나?
지난해에 30대가 전 연령층 중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구입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죠?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엔 청약 당첨이 거의 불가능해진 30대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기존 주택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는 기사가 쏟아졌죠. 하지만 그 무렵 커뮤니티엔 “너도 나도 뛰어드니 아파트 사지 말아야 할 때”라는 부정적 평가가 많았답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 문제로 많은 이가 갑론을박을 하고 있습니다. “가격만 놓고 보면 작년에 아파트를 처음 산 건 어느 정도 상투를 잡은 것”이라는 의견이 많죠. 단, 30대의 반박(?)도 만만치 않습니다. “내 집 장만에 아기도 키워야 하는 등 가정의 안정감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정신적 위안을 찾은 것”이라고 말이죠. 30대는 정말 상투를 잡은 걸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슬리퍼 생활권
슬리퍼를 신고 마트와 영화관, 커피숍, 은행, 병원, 수영장, 도서관, 공원 등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아파트 단지와 그 생활 권역을 말해요. 퇴근 후 집 앞에서 홀로 욜로를 즐기는 이들이 특히 선호하죠.
선분양제
말 그대로 주택을 짓기 전 분양하는 거예요. 건설사 입장에서 장점은 주택을 짓기 전에 큰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소비자 입장에서 장점은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집(후분양제)을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거죠. 많은 이가 이것이 한국에만 있다고 알고 있는데 실제론 미국과 영국, 호주 등에도 존재한답니다.
우디 앨런의 클라리넷 라이브
우디 앨런은 클라리넷 연주로도 유명합니다. 벌써 20년 넘게 매주 월요일 저녁 맨해튼의 칼라일 호텔 카페에서 클라리넷을 연주했거든요. 한번은 연주하느라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불참했대요. 오늘은 10년 전, 그가 자신의 밴드(The Eddy Davis New Orleans Jazz Band)와 합주하는 라이브 영상을 올립니다. 오는 17일(월)에도 그는 같은 장소에서 연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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