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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은 GTX를 타고



집값은 GTX를 타고

세상일이란 게 원래 아이러니하지만 요 근래 부동산시장 최고의 아이러니는 단연 GTX입니다. 집값 부담을 덜어주는 게 목적이던 GTX가 되레 부동산시장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라서입니다. 오늘 부딩은 ‘부동산시장의 아이러니: 집값은 GTX를 타고’에 대해 다룹니다.


집값은 GTX를 타고

정부는 올해도 집값을 잡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집값은 지난해보다 빨리 오르고, 그 상승률이 15%를 넘어선 지역도 나왔습니다. 특히 상승률 상위 열다섯 곳 중 열네 곳은 수도권이며 GTX* 노선이 지나거나 역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가령 경기도 의왕시(20.22%), 시흥시(17.92%)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이미 지난해 연간 상승률을 넘어선 상황. *지하 40m에 터널을 뚫고 노선을 직선화해 기존 지하철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달리는 열차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KTX의 수도권 버전인 셈이죠. 현재 A·B·C노선이 확정됐고, 경기도와 인천광역시 등에서 D노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GTX의 원래 목적은 이것!

2007년 당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처음 GTX의 개념을 소개하며 그 목적을 ‘교통 불편 해소’와 ‘집값 부담 완화’라고 소개했습니다. 경기도민의 서울 통근 시간을 줄여 굳이 집값 비싼 서울에 살지 않아도 되게 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단, 원래 목적과 달리 GTX는 개발이 본격화되며 부동산시장을 뒤흔들었습니다. 바로 수도권 각지와 서울 중심부를 연결하는 ‘교통 호재’로 작용한 겁니다.


크로스레일로 보는 GTX

GTX는 영국 크로스레일*을 모델로 했습니다. 크로스레일 역시 지난 5년간 역세권 부동산 가격을 30% 넘게 올려놓았는데, 흥미로운 점은 개통 시점이 다가올수록 런던 중심부에서 떨어진 역일수록 주변 집값을 더 자극했다는 겁니다. 이는 서울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과 다중 역세권으로 재탄생하는 GTX 역세권이 큰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노선 길이가 총 118km에 달하는 영국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프로젝트입니다. 우리의 GTX-A노선에 해당하는 크로스레일1은 내년에 일부 구간을 개통합니다.


GTX로 인한 집값 상승,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GTX를 중심으로 수도권 집값 상승이 지속될 거로 봤습니다. 눈에 띄는 건 GTX 개발을 집값을 높이는 악영향으로 보기보다는 양질의 주거지가 확대된다는 긍정적 효과를 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 반면에 집값을 잡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정부가 되레 집값 상승을 보장하는 GTX 개발을 추진하는 행보가 이상해도 너무 이상하다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연봉의 18배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한국 직장인 연봉의 18배에 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값은 이미 한국의 경제규모를 넘어섰다는 게 요점. 참고로 이 신문은 도쿄에선 직장인의 13.3년치 연봉이면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직장인의 평균 연봉을 368만 엔(약 3738만 원), 436만 엔으로 놓고 계산한 결과입니다.


집 안 사!

집을 사지 않겠다는 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한 프롭테크 기업이 229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33.9%가 앞으로 1년간 집을 살 계획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렇게 답한 비율은 같은 조사를 처음 시작한 2020년 상반기 28.8%에서 하반기 29.9%, 2021년 상반기 30.9%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당연히 집값이 너무 올라서입니다.


LH, 하반기 1만 가구

LH가 올 하반기 전국에 1만170가구의 분양주택을 내놓습니다. 수도권에만 전체 물량의 60%가 넘는 6100여 가구, 광역시와 기타지역에 4000여 가구를 공급합니다. 전체 물량 중 일반 공공분양(6113가구)과 신혼희망타운(3345가구) 등이 섞여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LH 청약센터를 참고하세요! 이 공급물량은 7월부터 시작하는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는 별개입니다.

*오는 7월부터 정부는 인천 계양을 시작으로 9월 남양주 왕숙, 11월 부천 대장과 고양 창릉, 하남 교산 등 3기 신도시에 대한 청약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이는 본청약보다 1~2년 먼저 일부 물량의 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미계약

100가구의 입주자를 뽑는 아파트에 100건 이상의 청약이 들어와 모든 세대가 분양되었으나, 이후 개인 사정으로 분양 계약을 포기하는 걸 말해요. 건설사 입장에선 아파트를 다 팔았지만, 중간에 반품이 들어온 거라고 이해하면 쉽죠.

미분양

100가구의 입주자를 뽑는 아파트의 청약 건수가 100건이 되지 않는 걸 뜻합니다. 지은 아파트보다 이를 사고자 하는 이가 적은 경우죠. 청약에 당첨되었으나 개인 사정으로 포기하는 ‘미계약’과는 다르니 헷갈리지 마세요.


(옆으로 본)

강 건너 남의 집.

사진 제공. @_o.rothy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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