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해 부동산 제도가 싹 바뀝니다.
[2] 신혼부부의 특공 청약 기회는 2회로 늘고
[3] 배우자 가점도 3점까지 인정해줍니다.
오늘부터 ‘박선영의 서촌 일기’를 격주(금요일)로 연재합니다. 서울 서촌의 단정한 집에서 다양한 사유의 장을 열어젖히며 쓰는 그녀의 주거 일기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부딩팀 드림 🙂
신혼부부 청약 횟수 2회로 상향
올 상반기 부동산정책은 ‘결혼’과 ‘저출산’, ‘청년’에 중점을 뒀습니다. 특히 신혼부부 등에게 유리하게 청약제도를 고칩니다. 오늘 부딩은 ‘2024년 2분기 시행하는 부동산정책: 신혼부부 청약 횟수 2회로 상향’에 대해 다룹니다.
※ 2024년 상반기부터 시행하는 주요 부동산 제도를 1·2분기로 나눠 총 2회에 걸쳐 소개합니다.
※ ‘2024년 1분기 시행하는 부동산정책’ 보기는 여기
4월
신혼부부 청약 횟수 2회로 상향
당첨자 발표일이 같은 공공·민간분양 신혼부부 특별공급(특공)에 부부가 각각 1회(총 2회)씩 개별 통장으로 신청할 수 있게 됩니다. 부부가 모두 청약에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1건을 유효한 것으로 보는 겁니다(전엔 중복 청약 자체만으로 부적격 처리). 3월 25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경우부터 적용하니 사실상 시행은 4월부터입니다.
check! 임신과 동시에 결혼을 계획한 예비 신혼부부라면 한 사람은 올 3월 시행하는 뉴:홈¹⁾ 신생아 특공에, 다른 한 사람은 신혼부부 특공에 청약할 수 있습니다.
¹⁾ 뉴:홈: 윤석열 정부의 공공분양 브랜드입니다. 개인별 상황과 여건에 맞는 주택을 택할 수 있게 나눔·선택·일반형으로 공급합니다.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간 나눔형 25만 가구, 선택형 10만 가구, 일반형 15만 가구를 내놓을 계획입니다. 신청 자격은 입주자 모집 공고일 기준 해당 지역에 살고 있는 무주택가구 구성원으로 소득과 자산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합니다.
배우자 가점 최대 3점까지 인정
민간분양¹⁾ 청약 시 배우자 통장 가입 기간의 50%, 최대 3점을 더 받을 수 있게 제도를 고칩니다. 가령 내 청약통장 보유 기간이 5년(7점), 배우자의 보유 기간이 4년(6점)이면, 배우자 가점의 절반(3점)을 더해 10점을 인정해주는 겁니다. 3월 25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사실상 4월 분양 단지부터 적용합니다.
¹⁾ 민간분양: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걸 말합니다. 공공분양(뉴:홈)에 비해 고급화가 이루어져 선호도가 높고 분양가는 비싼 편입니다.
가점제 동점자 발생 시 장기 가입자 우대
민간분양 일반공급 가점제¹⁾에서 동점자 발생 시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긴 순으로 당첨자를 정합니다. 그간엔 동점자가 나오면 추첨으로 당첨자를 정했습니다. 3월 25일 이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하니 사실상 4월부터 제도를 시행하는 셈입니다.
¹⁾ 청약가점제: 무주택 기간(32점)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17점), 부양가족 수(35점)의 조건에 따라 점수를 더해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리 주는 제도입니다. 만점은 84점입니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 시행
조성한 지 20년이 지난 100만㎡(약 30만 평) 이상 노후계획도시 아파트의 용적률¹⁾을 (더 높이 지을 수 있게) 높이고, (정비 절차를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안전진단²⁾을 면제하는 등 재건축 규제완화책을 시행합니다. 이 법안을 적용할 수 있는 곳은 주로 1기 신도시(분당, 일산, 중동, 산본 등)이며, 수도권 택지지구, 지방 거점 신도시 등 전국 51개 지역(수도권 24개 지역), 103만 가구입니다. 4월 27일부터 시행합니다.
¹⁾ 용적률: 건축할 땅에서 건물 연면적(각 층 바닥면적의 총합계)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가령 땅 100평 중 70평에 1층 건축물을 지었다면 용적률은 70%, 2층으로 올렸다면 140%입니다. 즉 건물을 얼마나 높이 지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²⁾ 안전진단: 지은 지 30년이 넘은 아파트의 재건축 시행 여부를 판정하는 단계로, 재건축사업의 첫 관문입니다. 이걸 통과해야 정비구역 지정, 조합 설립,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본격적 재건축 절차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상반기 중
아파트 층·향별 등급 공개
아파트의 층·향·조망·소음 등 가격 결정 요인에 등급을 매기고, 이를 공개합니다. 이걸 하는 이유요? 매년 논란을 불러일으킨 부동산 공시가격¹⁾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섭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등급화가 상대적으로 쉬운 층(최대 7등급)·향별(8방향) 등급부터 먼저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check! 정부는 올 하반기 지자체에 ‘공시가격검증센터’도 설치합니다.
¹⁾ 공시가격: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직접 조사해 정한 부동산 가격을 말합니다. 이는 통상 실거래가보다 낮게 책정합니다. 너무 높게 잡으면 국민 부담이 늘어섭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투명성 강화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입대의)의 회의를 실시간 녹화·녹음 등의 방식으로 입주자 등에게 중계하거나 직접 방청할 수 있게 합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관리 주체인 입대의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섭니다.
2월부터 전세임대 수시 접수
LH는 올 2월 초부터 연말까지 전세임대주택¹⁾ 중 ‘청년 1순위’와 ‘자립준비청년’ 등 청년 물량을 수시 접수합니다. 가령 결혼하지 않은 무주택자로 대학생과 취준생, 19세 이상 39세 이하인 자 중 수급자 등 청년 1순위라면 LH청약플러스(apply.lh.or.kr)를 꼭 체크하세요.
¹⁾ 전세임대주택: 입주 대상자가 지원한도액 범위 내에서 살고 싶은 주택을 택하면 LH 등이 집주인과 전세 계약을 맺고, 입주 대상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주택을 말합니다.
2000선 무너진 서울 아파트시장
최근 집계를 끝낸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1836건을 기록했습니다(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작년 1월(1413건) 이후 10개월 만에 2000건 선이 무너졌습니다. 시장 불확실성에 거래량이 줄었다는 평입니다. 참고로 2018~2020년 서울 아파트 한 달 평균 매매거래량은 6000건대였습니다.
마피 쌓이는 오피스텔시장
서울 오피스텔시장에 마피(마이너스프리미엄)¹⁾ 매물이 쌓이고 있습니다. 가령 2020년 동대문구에서 3억1400만 원에 분양한 한 오피스텔은 당시보다 6400만 원 낮은 2억5000만 원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태입니다. 시장 불황에 수익형 부동산²⁾이라는 매력이 반감된 탓입니다.
¹⁾ 마피: 구입가보다 싸게 분양권 등을 팔 때 프리미엄이 없어졌다고 해서 이렇게 부릅니다.
²⁾ 수익형 부동산: 매달 월세를 받을 수 있는 부동산을 뜻합니다. 오피스텔이나 상가, 사무실 등이 대표적이죠. 저금리 시대일수록 사람들이 이것에 관심을 보입니다. 은행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
건설사 위기, 다음은 어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으로 부동산시장이 뒤숭숭합니다. 정부가 건설업계의 ‘줄도산설’을 차단했지만, 시장에선 ‘다음은 어디냐’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는 건설업계를 모니터링하는 ‘건설산업 신속대응반’ 운영도 시작했습니다. 건설사의 줄도산은 입주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새집 찾아 외곽으로 가지 않도록!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엔 국민이 새집을 찾아 도시 외곽으로 나가지 않도록, 도시 내에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또 “재개발·재건축사업 절차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속도를 높이고, 1·2인 가구에 맞는 소형주택 공급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한적한 서촌 주택가와 거실 전경
#1 첫 번째 새해
서촌으로 이사 와 첫 번째 새해를 맞는다. 간밤에 눈발이 스치고 간 산자락의 풍경이 새롭다. 작년 봄부터 나는 서촌의 작은 빌라에 거주하고 있다. 지형적으로 인왕산 자락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집에서 생활한 지 아직 1년이 채 못 된다. 이 집에선 평지보다 산이 가까우며, 집에 이르려면 꽤 가파른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야 한다.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져 걸음이나 몸의 움직임은 처음보다 가볍지만, 찾아오는 손님에겐 난코스로 느껴질 수도 있는 위치다. 내가 ‘산장’이라 부르는 이 작은 집은 나름 꽤 오랫동안 찾아 헤맨 끝에 보금자리로 결정한 곳이다.
이 집을 찾기 전엔 금호동의 단지형 아파트에 살았다. 신혼 시절부터 10년을 지냈지만 어쩐지 동네에 정을 붙이기 어려웠고, 틈만 나면 대학원 시절 잠시 머문 서촌으로 달려가 친구들을 만나거나 혼자 카페에 앉아 글을 쓰곤 했다. 자연스럽게 서촌이라는 동네와의 유대감은 깊어졌고, 광화문이나 경복궁 언저리에만 머물러도 정서적 안정감을 느꼈다. 실질적인 ‘우리 집’을 찾아야겠다고 결심한 순간, 주저할 것도 없이 동네는 서촌이어야 한다고 남편과 나는 동의했다. 그 후 집을 찾아 헤맨 지난한 과정과 오래된 빌라를 고쳐야 한 이야기, 그리고 파릇한 봄에 새하얀 우리 집에 입주해 약간의 불편함을 익숙함으로 적응해나간 시간을 거쳐 거주 10개월째를 맞이하고 있다.
새해에 찾아온 ‘서촌 일기’ 연재를 통해 나의 집 그리고 서촌이라는 동네와 내가 나눈 내밀하고 소박한 이야기를 써나갈 참이다. 집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나는 또 얼마나 능동적인 즐거움을 느끼게 될지 벌써부터 한껏 설렌다. 모두가 아파트로 향할 때, 산꼭대기 빌라를 선택한 부부의 일상이 별난 사람들의 특별한 취향만은 아니기를 바라며!
필로티
르코르뷔지에가 제창한 근대건축 방법 중 하나. 1층엔 기둥만 세워 뻥 뚫린 구조고, 2층부터 방을 짓는 방식을 말합니다. 가장 유명한 실례는 르코르뷔지에가 프랑스 파리 인근에 지은 빌라 사부아(Villa Savoye)입니다. 1967년엔 국내 최초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힐탑아파트에 이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펜트하우스
고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 공간을 말합니다. 매매가는 기본적으로 수십억 원에 이르며 월세도 웬만한 고소득자의 월급 수준을 뛰어넘죠. 1920년대에 뉴욕에서 처음으로 상품화되었습니다. 국내에선 2010년대 초반부터 고급화 아파트 전략 중 하나로 유행했습니다.
함박눈
난 한 번도 함박눈을 맞아보지 못한 걸 알았다.
사진 제공. @from.june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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