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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


[1] 분상제가 수술대에 오릅니다.

[2] 주택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섭니다. [3] 당장의 집값 안정화와는 조금 다른 얘깁니다.


메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즉 ‘분상제’가 수술대에 오릅니다. 윤석열 정부가 국정 과제 중 하나로 이를 손보기로 해섭니다. 그간 부작용이 있었다는 겁니다. 단 수술대에 오른다고 부동산시장이 100% 완치하는 건 아닙니다. 오늘 부딩은 ‘분상제 수술: 메스!’에 대해 다룹니다.



분상제가 뭐였더라?

정부가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이를테면 기존 아파트 시세가 10억 원인 동네에 신축을 8억 원에 분양하도록 규제해 시장 과열을 막으려 한 겁니다. 애초에 공공택지¹⁾에서만 시행하던 이 정책은 2020년 7월부터 민간택지²⁾에도 적용됐습니다. 높은 분양가가 집값 상승을 부채질하니 LH든 민간 건설사든 집을 싸게 내놓게 규제한 겁니다.

¹⁾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한 땅을 말합니다. 위례신도시나 미사지구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정부 주도로 조성해 규모가 크고 훗날 다양한 인프라가 들어섭니다.

²⁾ 기업이나 개인이 사유지를 사들여 택지로 조성, 공급하는 땅입니다. 참고로 2022년 5월 현재 서울 18개 구(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서대문·중·광진·강서·노원·동대문·성북·은평구) 309개 동, 경기 3개 시(광명·하남·과천시) 13개 동 등 총 322개 동에선 분상제가 적용됩니다.



메스!

그건 그렇고 분상제를 수술대에 올리는 이유요? 주택공급량을 늘리기 위해섭니다. 문재인 정부가 시장을 과도하게 규제한 탓에 공급이 줄었고, 이것이 집값 급등을 불러왔다고 윤석열 정부는 믿기 때문입니다. 분상제와 공급 물량의 관계요? 분상제는 재건축¹⁾이나 재개발²⁾사업성과 직결됩니다. ① 분상제 압력에 일반분양³⁾ 분양가가 눌리면 ② 조합원 부담금이 증가하고 ③ 사업장의 사업성이 떨어지며 ④ 이것이 공급난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

¹⁾ 낡은 아파트를 헐고 새 아파트를 짓는 걸 말합니다.

²⁾ 동네 전체가 노후화돼 전부 헐고 그 자리에 아파트 등을 짓는 걸 말합니다.

³⁾ 특별공급(특공) 대상자에 속하지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주택을 분양하는 방법입니다. 보통은 해당 주택을 건설하는 지역에 살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분양합니다.


분상제 좋은 점도 있었어!

물론입니다. 민간택지 분상제를 시행한 지난날 크게 세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① 가장 중요한 변화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줄어들었습니다.¹⁾ ② 다주택자의 주택 추가 매수도 현저히 줄었고요.²⁾ ③ 시장의 지나친 분양가 상승을 억제했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³⁾

¹⁾ 분상제 적용 단지는 인근 시세 대비 20% 이상 저렴한 분양가가 책정됐습니다. 청약에 당첨되면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에 더해 그만큼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셈. 다만 이견도 따릅니다. 청약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는 지적입니다.

²⁾ 분상제 적용 아파트는 5~10년간 실거주 의무가 생겼는데, 이것이 청약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한 상황을 말합니다.

³⁾ 분상제는 택지비(땅값)와 건축비, 이윤을 더해 주변 시세의 80% 아래에서 분양가를 책정합니다. 다만 분양가의 신뢰성에 대한 불만도 있었습니다.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분상제 기준에 따라 분양가 상승폭이 되레 커진 지역도 나와섭니다.


수술 후의 일

전문가들은 분상제에 대한 재검토가 공급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봅니다. 다만 이를 통한 집값 안정화에 대해선 회의적입니다. 유동성이 심한 데다 이미 너무 오른 집값을 잡기엔 힘이 다소 달린다는 겁니다. 한편 시장에선 윤석열 정부가 분상제를 손보는 시점을 6월로 전망합니다. 국토교통부가 기본형 건축비¹⁾를 조정하며 같이 손볼 거란 얘깁니다. 분상제는 국토교통부가 분양가 산정 규칙만 바꾸면 곧바로 규제완화 등이 가능합니다.

¹⁾ 건축공사에 드는 총비용 중 자재비와 인건비 등을 더해 구한 값입니다. 국토교통부가 매년 두 차례 물가변동률을 반영해 고시합니다. 이게 오르면 당연히 분양가도 오릅니다.




폐지 vs 개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임대차 3법¹⁾에 관해 “거의 폐지에 가까운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 법의 ‘폐지’ 가능성과 ‘근본적 개선’을 함께 언급한 이유요? 임대차 3법 문제에 대한 뾰족한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거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참고로 임대차 3법은 오는 7월 시행 2년째를 맞습니다. 이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를 고려한 집주인이 전세가를 대폭 올릴 거란 얘기도 나옵니다.

¹⁾ 세입자가 계약을 한 번 더 연장하는 청구권을 사용해 2+2년 거주가 가능한 ‘계약갱신청구권제’, 계약갱신 시 전월세 인상률을 최대 5%로 제한하는 ‘전월세상한제’, 전월세 계약을 하면 그 내용을 집주인 또는 세입자가 무조건 신고하게 하는 ‘전월세신고제’의 3종 세트를 말합니다. 세입자의 권리 보호와 전월세 급등을 막자는 취지에서 이 법을 만들어 2020년 7월 31일부터 시행했습니다.


당사자끼리 푸세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사태¹⁾에 대해 “분쟁에 대한 사전 예방 방안을 검토하겠다”면서도 “정부가 개입하는 것엔 한계가 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서울시도 10여 차례에 걸쳐 둔촌주공 사태를 진화하려 했으나,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습니다. 이제 당사자 간 결자해지 외엔 답이 없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¹⁾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이 50% 이상 공정이 진행된 상태에서 공사를 중단한 걸 말합니다.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 간 공사비 증액 문제에 대한 다툼이 이 사태의 핵심 원인입니다.



건설 아니고 검토!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서 ‘GTX¹⁾ 신규 노선 건설’이 빠졌습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GTX E(인천~남양주)와 F(수도권 순환선) 신규 노선 건설을 약속했지만 새 정부 국정 과제에는 이것을 “신규 노선 확대 방안도 검토”라고 명시한 겁니다. 시장에선 “여러 요인을 따져 결정하겠다는 의미의 ‘검토’는 ‘추진’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으로, 임기 내에 추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¹⁾ 지하 40m에 터널을 뚫고 노선을 직선화해 기존 지하철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달리는 열차입니다. 현재 GTX A·B·C노선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곧 진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비싸면 안 해요

근래 청약 흥행 여부가 분양가상한제¹⁾에 의해 갈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지난해 수도권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은 상위 20개 단지를 살피니 그중 13곳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한 공공택지²⁾ 분양이었다는 것. 참고로 13개 단지에서 내놓은 2893가구에 총 62만74명이 청약해 평균 214.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해야 청약도 흥행할 수 있단 얘깁니다.

¹⁾ 정부가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제도입니다.

²⁾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한 땅을 말합니다.



구체성이 없어요

윤석열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입자의 LTV¹⁾를 80%로 높이는 등 부동산 관련 국정 과제를 발표했지만 실수요자들의 반응은 차갑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구체적 실행 방안이 없다는 겁니다. 특히 LTV 80% 적용과 관련해선 DSR²⁾ 완화가 빠져 반쪽짜리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LTV를 아무리 높여도 DSR 규제를 유지한 상태에선 대출금이 크게 늘어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¹⁾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합니다. LTV가 80%라면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최대 4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수도권 지역에선 LTV 40%가 적용돼 집값의 40%만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²⁾ 신용대출이나 학자금대출, 자동차할부금 등 내가 받은 모든 대출의 1년 치 원리금(원금+이자)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주택의 가치 대비 최대 얼마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LTV는 집값에 비례해 대출금이 올라가지만, DSR은 집값이 올라도 소득이 그대로라면 대출한도가 오르지 않습니다.





<아크 저널>이 소개한 벵트와 니나의 스웨덴 집



#8 스웨덴 디자이너 듀오의 250년 된 집 외국으로 나갈 수 없던 지난 몇 년간, 내게 소소하게 떠나는 여행지가 되어준 건 해외 인테리어·건축 잡지였다. 이국적인 집이 등장하는 책을 사 모으고 그것을 들여다보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억에 남는 집도 하나둘 늘어갔다. 봄이 완연한 이 계절에 문득 떠오른 곳은 <아크 저널(Ark Journal)>이 소개한 발트 연안 근방의 250년 된 집이다.

집주인은 침구와 가구 브랜드 망니베리(Magniberg)를 운영하는 스웨덴 디자이너 듀오 벵트 토르네포르스(Bengt Thornefors)와 니나 노르그렌(Nina Norgren)이다. 발트 연안 남동쪽 항구도시 뉘셰핑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위치한 전형적인 스웨덴풍 집은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고 그에 따라 쓰임도 바뀌다가 지금은 10가구가 거주하는 공동주택이 되었다.

두 사람은 천장 마감과 바닥재, 벽난로 자리 등 이 집을 최대한 옛 모습과 어울리게 리모델링했다. 그리고 현대적 가구와 물려받은 소품, 20세기 디자이너의 제품 등으로 공간을 채웠다. 사진으로 만난 이 집엔 다양한 질감과 색채 그리고 세월이 겹겹이 쌓여 만든 아름다운 단면이 가득하다.

이들은 브랜드 망니베리에 대해 “1769년에 지은 이 집처럼 오래 지속 가능한 걸 창조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의 “기억과 경험, 문화 등에 기반한 새로운 관점을 세상에 소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하필 이 시점에 이들의 집이 떠오른 이유는 어쩌면 오래된 공간이 누군가의 시선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 봄처럼 만개한 모습을 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현금청산 재개발·재건축아파트에서 조합원 분양 신청을 하지 않는 경우, 조합원 자격에 미달되는 경우 등 새 아파트 입주 권리 대신 현금으로 보상받는 걸 말합니다. 내 집을 조합에 주고, 조합에서 집값에 해당하는 돈을 받아 나오는 걸 의미하죠.

지분쪼개기 분양 자격 하나를 인위적으로 나누어 입주권을 받을 수 있는 조합원 수를 늘리는 것을 말해요. 주로 재개발 예정 지역에서 낡은 단독·다가구주택을 다세대·연립주택(이른바 빌라) 등으로 전환하는 행위를 말하죠. 엄연한 불법입니다.




기억해

이곳의 흙냄새와 바람과 햇볕을 기억한다면 언제든 다시 털고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걸 믿어.

사진 제공. @by.jun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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