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풉니다.
[2] 시장 연착륙을 위해섭니다.
[3] 정부의 시장 개입에 대한 지적도 따릅니다.
빚내서 집 더 사세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3종 세트를 일제히 풉니다. 시장 연착륙을 위해섭니다. 다만 비판도 따릅니다. 그간 너무 오른 집값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인데 정부가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겁니다. 오늘 부딩은 ‘다주택자 규제완화: 빚내서 집 더 사세요?’에 대해 다룹니다.
다주택자 규제 완화합니다
이전 정부에서 투기꾼으로 몰린 다주택자들. 정부가 이들을 소환합니다. 취득세¹⁾, 양도세²⁾, 대출 규제 등 이들에 대한 규제 3종 세트를 대폭 풀면서 말입니다. 이는 시장 연착륙³⁾을 위함입니다. 즉 다주택자들이 집을 사는 데 걸림돌이 되는 문턱을 낮춰 집값을 떠받치겠다는 의도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풀겠다는 규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취득세: 최고 12%인 취득세 중과세율을 4~6% 수준으로 낮춤(단, 세법 개정 필수)
▷양도세: 최고 75%인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을 2024년 5월까지 1년 더 연장
▷대출 규제: 다주택자도 규제지역에서 집값의 30%까지 주담대가 가능하게 해줌(23년 1월 시행)
check! 정부는 이런 내용을 발표하며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낮춰 부동산시장의 거래 주체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¹⁾ 취득세: 일정한 자산을 취득했을 때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당연히 집을 샀을 때도 이를 내야 합니다.
²⁾ 양도세: 집을 팔 때(양도할 때) 그 가격에서 구매가를 뺀 차익에 대해 내는 세금입니다. 가령 10억 원에 산 집을 15억 원에 팔았다면 ‘5억 원’에 대한 양도세를 내야 합니다. 양도차익이 클수록 세금 액수가 커지고, 양도차익이 마이너스면 세금도 내지 않습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금을 더 매김) 조치를 1년간 한시적으로 유예한 바 있습니다.
³⁾ 연착륙: 경기 하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걸 뜻합니다. 반대로 ‘경착륙’은 롤러코스트를 탄 듯이 경기가 갑자기 냉각되는 걸 말합니다.
아파트 임대사업자제도 다시 만듭니다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전 정부가 2020년에 없앤 아파트 임대사업자¹⁾제도도 부활시킵니다. 다만 전용면적 85㎡(약 33평) 이하 아파트를 10년간 장기 임대하는 경우에 한합니다. 그건 그렇고 전 정부가 이 제도를 없앤 이유요? 각종 세제 혜택을 받는 임대사업자들이 아파트만 사들이고 그 집이 시장에 나오지 않아 집값이 올랐다는 비판 때문이었습니다.
check! 정부가 아파트 임대사업자제도를 부활시키는 이유요? 제도 본연의 취지를 살리겠다는 겁니다. 즉 다주택자가 가진 아파트에서 임차인은 장기간 저렴하게 거주하고, 임대사업자는 감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는 것. 단, 임대사업자제도 부활은 법을 고쳐야 하기에 야당의 협조가 필수입니다.
¹⁾ 임대사업자: 다주택자가 집을 많이 가진 이라면, (주택)임대사업자는 그 많은 집에 대해 ‘사업자등록’을 한 이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한계를 보완하려고 만든 이 제도는 임대 사업자에게 임대료 인상률 제한(5%)과 임대 의무 기간(10년) 등을 지키게 하는 대신 세제 혜택을 주는 게 핵심입니다.
규제지역 추가 해제합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에 남은 부동산 규제지역¹⁾ 중 일부도 2023년 초에 해제합니다. 시장에선 최근 집값 하락 폭이 큰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강북 지역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시가 규제지역에서 먼저 풀릴 가능성이 높다고 점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규제지역을 풀더라도 워낙 고금리 상태라 집을 사는 이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check! 서울 노도강과 경기 과천·성남·하남·광명시 등의 규제지역 해제를 전망하는 이유는 집값 낙폭이 크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노원구(-3.28%)와 도봉구(-3.28%), 강북구(-2.95%) 등은 11월에만 낙폭이 서울 평균(-2.06%)을 웃돕니다. 같은 기간 광명시(-4.5%)와 과천시(-3.5%)도 경기 평균(-2.54%)보다 낙폭이 컸습니다.
¹⁾ 규제지역: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아 투기가 성행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 중 특정한 세부 요건을 충족한 곳을 말합니다. 가령 규제지역 중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을 집값의 40%로 제한하는 등 대출과 청약, 세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제를 받습니다.
빚내서 집 더 사세요?
그런가 하면 정부의 이번 조치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 2년간 급등한 집값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데, 정부가 집값 하락을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한다는 겁니다. 전 세계가 긴축하는 현시점에 집값 하락은 당연하다고 보는데, 우리나라만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가계대출 부담을 높인다는 겁니다. 즉 ‘빚내서 집 사라’¹⁾ 시즌 2를 만드는 건 곤란하다는 지적입니다.
¹⁾ 빚내서 집 사라: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도한 주택담보대출 규제완화책을 이릅니다. 당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자 정부는 전 금융권에 LTV 70%를 일괄 적용하는 등 규제완화책을 펼쳤습니다. 이 파격적인 대출 규제완화책은 시장에서 “빚내서 집 사란 이야기”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퇴직연금으로 집 산 3만 명
2021년에 집을 사기 위해 퇴직연금을 당겨 쓴 이가 3만 명에 달했습니다. 금액으론 1조3000억 원 정도로 2015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가장 규모가 큽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45.2%로 가장 많았고, 40대(31%)와 50대(13.9%)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단, 20대는 유일하게 내 집 마련(40%)보다는 전세보증금을 구하기 위해 퇴직연금을 깬 경우(45%)가 더 많았습니다.
전세권설정등기 해주세요
전세 사기 등으로 전세시장이 흉흉해지며 전세권설정등기¹⁾를 요구하는 임차인이 늘고 있습니다. 다만 여기도 걸림돌은 있습니다. ‘임대인의 동의’입니다.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 없는 확정일자²⁾ 등록과 달리 이는 임대인과 임차인 양측이 동의해야 하며, 보증금 1억 원당 50만 원 안팎의 비용이 드는 문제도 따릅니다. 올 들어 11월까지 전세권설정등기 건수는 6만875건으로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답니다.
¹⁾ 전세권설정등기: 내가 전세 임차인이라는 사실을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 기록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 부동산 전부에 대한 후순위 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앞서 전세금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도 전세금을 받기 위해 따로 배당 신청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확정일자는 전세금을 받기 위해 따로 소송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²⁾ 확정일자: 주민센터 등 거주지 관할 공공기관에서 전월세 계약 체결을 확인해준 일자입니다. 현행 임대차보호법은 전입신고 후 임대차계약서에 확정일자를 받으면 대항력이 생겨 임차인이 보증금을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9.8 대 1→7.7 대 1
올 들어 12월 14일까지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이 7.7 대 1로 집계됐습니다. 2021년 평균 경쟁률 19.8 대 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입니다. 당첨자의 평균 가점도 크게 낮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전국 민간분양 평균 당첨 가점은 21점으로, 34점이던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청약가점 21점은 무주택 기간 5년이 지난 1인가구가 받을 수 있는 점수입니다.
중장년 10명 중 6명은 무주택자
만 40∼64세 중장년 인구의 절반 이상은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1 중장년층 행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장년층 인구는 2021년 11월 1일 기준 2018만2000명, 그중 주택을 소유한 중장년층(884만4000명)의 비중은 43.8%로 1년 전보다 0.7%p 높아졌습니다. 꾸준히 늘고 있지만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 그중에서도 60대 초반이 46%로 가장 높았고 40대 초반은 39.7%에 그쳤습니다.
전세 사기 의심 106건
국토교통부가 전세 사기로 의심되는 거래 106건에 대해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습니다. 지난 9월 28일부터 11월까지 전세피해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 상담 사례 687건 중 피해자가 다수이거나 공모가 의심되는 거래를 선별한 겁니다. 106건의 전세 사기 의심 거래에 연루된 법인은 10개, 혐의자는 42명입니다. 임대인이 25명으로 가장 많았고, 공인중개사(6명) 등도 포함돼 있습니다. 관련 수사 결과는 2023년 2월에 발표합니다.
맥시멀리스트를 위한 평상형 침대
#8 평상형 침대와 미니멀리즘 침대를 바꿨다. 결이 고운 평상형 참나무 침대로, 조각내지 않은 기다란 원목을 그대로 쓴 고급스러운 제품이다. 평소 좋아하던 목공방에서 한 땀 한 땀 만들어 가져온 거라 그런지 방 한편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은은한 기쁨을 준다. 전에 사용하던 침대도 지금처럼 평상형이긴 했지만 공장에서 만든 비교적 저렴한 제품이었다. 이전 침대를 처음 들인 당시 내 침실은 ‘방’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작은 공간이어서 자리를 덜 차지하는 디자인을 찾는 게 최우선 순위였다. 삼나무로 만들어 목재가 무르고 옹이가 호피 무늬처럼 자잘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난했다. 무엇보다 침대의 프레임이 매트리스와 거의 일자로 떨어지는 구조여서 ‘간결함이 미덕’이라고 생각하며 5년을 사용했다. 새로운 침대는 프레임의 양옆과 하단으로 한 뼘 정도 공간이 더 있는 디자인이다. 침대를 설치하고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 공간에 읽고 싶은 책, 엄마가 선물한 황토찜질 팩, 안대와 안경을 올려둔 것이다. 침대에 누워 있어도 원하는 모든 것에 손이 닿았다. 콧노래가 나왔다. 예전의 그 간결한 침대는 양옆의 작은 협탁 자리 외엔 조금의 여유 공간도 없어서 꼭 필요한 부기 완화 로션이나 수면 안대 같은 걸 모두 베개 아래에 숨겨두고 매일 넣었다 뺐다 하며 사용했다. 침실에 물이라도 한 잔 가지고 갈 때는 또 얼마나 불편했는지….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문득 나는 침대를 바꾸기 전까지 줄곧 외면한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맥시멀리스트라는 것. 자기 전에 차도 한 잔 마셔야 하고 읽고 싶은 책도 늘 두어 권은 곁에 두고 안경도 몇 개나 돌아가며 쓰는 그런 사람. 자신을 알아야 인테리어를 할 수 있다고 책이며 SNS에 그렇게 떠들어온 나였건만…. 그동안 매일같이 침실에서 스스로에게 미니멀리즘을 강요해온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다음에는 어떤 물건을 사든 맥시멀리스트인 나를 포용해줄 넉넉함을 가진 물건을 고르기로 다짐한다.
달동네 난개발로 만들어진 일종의 빈민촌을 말합니다. 사실 달동네라는 명칭이 널리 퍼진 건 1980년 TBC 드라마 <달동네>가 방영되고부터입니다. 실제로 1970년대에 그 많던 달동네는 1980~1990년대의 집중적 재개발 붐으로 지금은 많이 사라졌습니다.
쪽방 크기가 매우 작은 방이나 여러 개로 나뉜 방을 이렇게 부릅니다. 보통 6㎡(약 1.8평) 전후의 작은 방으로 보증금 없이 월세로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22년 12월 현재 국토교통부는 쪽방, 반지하주택 등에 거주하는 주거취약계층이 일반 민간 주택(지상)으로 이사하면 최대 5000만 원까지 무이자로 빌려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붉은 꽃
저편 하늘에서 붉은 꽃이 떠오르는 퇴근길.
사진 제공. @0ming27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