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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R 뚫는 카드


[1] 정부가 DSR 규제를 이어갑니다.

[2] 집값이 들썩이고 있어섭니다.

[3] 이를 타개할 은행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DSR 뚫는 카드

정부가 DSR 규제를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집값이 들썩이는 상황을 고려해 한발 물러서기로 한 겁니다. 이에 당장 7월에 있을 추가 DSR 규제에 대한 관심이 커집니다. 또 이를 돌파하기 위한 은행들의 히든카드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오늘 부딩은 ‘대출 규제 유지: DSR 뚫는 카드’에 대해 다룹니다.



DSR 규제 왜 못 풀까?

집값이 들썩여섭니다. 올 초 주춤하던 집값이 최근 다시 오를 기미를 보이는데 대출 규제까지 풀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 가계부채¹⁾ 증가 때문이기도 합니다. 금리인상으로 대출이자가 오르는 마당에 특별한 정책 설계 없이 규제를 풀면 가계부채만 불릴 거란 걱정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번 DSR²⁾ 규제 유지 결정으로 소득 상위계층에 혜택이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¹⁾ 가정에서 생활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나 개인(사업자X)에 대한 대출을 의미합니다.

²⁾ 내가 받은 모든 대출의 1년 치 원리금(원금+이자)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연 소득과 이미 빌려 쓴 부채에 따라 대출한도를 규제하는 것이 핵심. 올 1월부터 기존 대출과 신규 대출 신청분을 합한 총액이 2억 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 40% 규제를 받습니다. 연봉이 5000만 원이라면 빚을 갚는 데 연 2000만 원 이상 쓸 수 없다는 뜻. LTV 규제를 풀어도 DSR이 그대로라면 대출금을 늘리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전세대출은 여기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7월부터 DSR 추가 규제

이런 가운데 7월 1일부터 더 빡빡한 DSR 규제를 시행합니다. 총대출금이 1억 원만 넘어도 개인별 DSR 40% 규제를 받게 되는 겁니다. 지난해 9월 말 대출자(1990만 명)를 기준으로 따지면, 7월 이후 규제 대상자는 593만 명. 대출자 3명 중 1명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소득이 낮으면 더 대출받기 어려워지고, 집 사기도 더 어려워지는 겁니다.



DSR 뚫는 카드

추가 DSR 규제를 앞두고 은행들 머리도 복잡해졌습니다. 가계대출 이자수익 등이 은행의 수익성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섭니다. 이에 이들이 내놓은 히든카드는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입니다. 기존 30년 만기를 40년까지 연장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이자 부담을 줄임으로써 대출한도를 늘리는 원리. 단, 이는 상환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갚아야 하는 이자 총액도 늘어나기에 주의가 요구됩니다.


DSR 뚫는 카드 2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은행들은 최근 ‘10년 분할상환 신용대출’도 내놓고 있습니다. 현재 신용대출은 1년 만기 일시상환¹⁾ 방식이 대부분이고 분할상환²⁾ 최장 만기도 5년인데, 이를 최대 10년으로 늘린 상품입니다. 대출 기간을 연장해 다달이 갚아야 하는 상환액을 줄임으로써 대출 가능 한도를 늘리는 원리. 단, 이 역시 상환 기간이 늘어나는 만큼 이자 총액도 늘어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¹⁾ 돈을 빌린 후 한동안 이자만 내고 만기일에 대출금 전액을 갚는 상환방식입니다.

²⁾ 처음부터 대출 원리금(원금+이자)을 나눠 갚는 상환방식입니다.


대출 규제 쭉 유지할까?

정부는 청년·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해 LTV¹⁾를 80%까지 풀어주는 공약을 연내에 추진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DSR 규제를 유지하면 그 효과가 미미할 거란 주장이 나옵니다. 하여 결국 대출 규제를 모두 풀어버리는 수밖에 없는데, 자칫 집값을 더 끌어올려 실수요자가 더 집을 사기 어려워지는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¹⁾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합니다. LTV가 80%라면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최대 4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수도권 지역에선 LTV 40%가 적용돼 집값의 40%만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금수저 입주 금지

서울시는 역세권청년주택¹⁾의 금수저 청년 입주를 제한합니다. 입주자 선발 시 청년 본인과 부모의 소득을 함께 보는 것으로 말입니다. 원래 본인 소득이 도시근로자가구월평균소득의 120%(1인가구 기준 385만 원) 이하면 자격이 됐는데, 앞으론 이 기준을 본인과 부모 소득 합산으로 바꿔 100%(3인가구 기준 642만 원) 이하여야 입주자 자격을 주는 겁니다. 고소득 부모를 둔 청년의 입주를 막기 위해섭니다.

¹⁾ 서울시가 청년과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역세권에 지은 임대주택을 말합니다. 2017년부터 서울에 사는 청년과 신혼부부의 출·퇴근시간을 줄이거나 역세권의 인프라를 누릴 수 있게 도왔죠. 하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주변 시세와 별 차이 없는 비싼 임대료 등 논란도 많았습니다.



분양가 오르는 수순?

정부는 분양가상한제¹⁾를 폐지하기보다 살짝 매만지는 정도에 그칠 전망입니다. 이를 합리적으로 고쳐 궁극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시장에선 재건축·재개발사업장이 공사비 인상 등으로 자주 갈등을 빚는 만큼 이 사업의 특수성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정부가 가산비 형태로 분양가²⁾에 반영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쉽게 말하면 분양가를 올려 잡음을 줄이고 공급을 늘리겠다는 겁니다.

¹⁾ 정부가 건설사에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정책입니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을 눌러 주변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 애초에 공공택지에서만 시행하던 이 정책은 2020년 7월부터 민간택지에도 적용됐습니다.

²⁾ 건설 주체가 2~3년에 걸쳐 지은 아파트를 처음 사람들에게 나눠 파는 가격입니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철거해요?

남산 자락에 위치한 밀레니엄 힐튼 서울의 철거를 두고 말이 많습니다. 지난해 기업 두 곳이 1조 원을 들여 호텔을 매입하고 철거해 새로 오피스를 짓는 방안을 마련했는데, 역사적·건축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겁니다. 건축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이 자본논리 앞에서 무력화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가 핵심. 최근엔 원래 계획대로 ‘철거’를 추진하는 모양새지만, 지금도 이견이 많습니다. 참고로 밀레니엄 힐튼 서울을 설계한 이는 건축가 김종성으로, 그는 독일 출신 세계적 건축가 미스 반데어로에의 마지막 제자이기도 합니다.


남대문교회 뒤편으로 보이는 밀레니얼 힐튼 서울

Photo by 쩝쩝쩝(CC BY-SA 4.0)



1065억 원만 깎아주세요

SH¹⁾가 지난해에 보유한 임대주택에 대해 납부한 보유세²⁾가 1065억 원으로 나타났습니다. 4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이에 SH는 서울시 등에 이를 좀 줄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시세차익용 주택이 아닌데 세금이 너무 많다는 겁니다. 임대아파트³⁾를 지을 돈이 세금으로 나간다는 겁니다. 참고로 이처럼 보유세가 급등한 건 지난 몇 년 부동산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¹⁾ 서울시 산하 공기업입니다. LH의 서울시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²⁾ 집을 가진 이가 내는 세금입니다. 크게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눌 수 있습니다.

³⁾ 주거지 마련이 어려운 사회적 배려 계층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국가나 지자체 등에서 지원을 받아 일정 기간 동안 저렴하게 임대를 해주거나 임대 후 구매할 수 있게 지은 주택입니다.


1억2000만 원이 필요해요

오는 7월 이후 서울에서 전세 재계약을 했던 아파트를 다시 계약하려면 1억2000만 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그 근거는 계약갱신청구권제¹⁾ 등을 시행한 2020년 7월 31일부터 최근(2022년 5월 20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 평균 상승률(26.66%). 즉 세입자가 전월세상한제²⁾를 이용해 재계약했다면 신규 계약으로 전환하는 7월 31일 이후엔 시세 격차 21.66%에 대한 증액분을 마련해야 하는 겁니다. 참고로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큰 지역은 경기(32.98%)와 인천(32.77%)이었습니다.

¹⁾ 전월세 계약을 맺고 2년간 거주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2년 추가 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²⁾ 집주인이 기존 임대계약에서 전세나 월세 가격을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직주근접 사는 곳과 직장이 가까이 있는 것을 말합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통근시간은 2020년 편도 기준 30.8분이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은 이것에 가장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만큼 ‘기업 효과’가 뚜렷한 셈입니다.

직주분리 사는 곳과 직장이 멀리 있는 것을 말합니다. 보통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심의 집값이 오르고 그 압력을 못 이긴 이들이 집값이 싼 교외로 내몰려 직장과 주거지가 멀어집니다.






연보라

퇴근길, 연보랏빛으로 멍든 하늘. 사진 제공. @bmyday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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