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횡보, 상승?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이보다 ‘팔겠다’는 이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매물이 쌓이고 매수 심리도 확 죽었습니다. 단,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합니다. 오늘 부딩은 ‘집값 전망: 하락, 횡보, 상승?’에 대해 다룹니다.
현 상황은?
매수자 우위 시장입니다. 10월 초 민간 통계인 KB국민은행 집계에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바뀐 데 이어, 최근 정부 공식 통계인 한국부동산원 집계에서도 서울 아파트를 팔려는 이가 사려는 이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11월 15일 기준 KB국민은행 매수우위지수*는 64.9를 기록했습니다. 팔려는 이가 100이라면 사려는 이는 65인 셈입니다.
*0~200 사이의 숫자로 산출되는 이 지수는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이가 많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고, 그 미만은 팔려는 이가 많아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있는 걸 의미합니다.
10건 중 3건은 싸게
아파트를 팔려는 이가 늘며 매물이 쌓이고 가격도 깎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량은 1095건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었고, 9월엔 3채 중 1채가 전보다 떨어진 가격에 팔렸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청약통장 가입자 수 증가 폭도 줄었는데, 올 들어 매달 10만 명 안팎을 유지하던 청약통장 가입자 수가 10월엔 6만5911명으로 40% 가까이 감소했습니다.
왜 이렇게 됨?
이유야 다양하지만 시장에선 크게 세 가지를 지목합니다. ① 은행 금리가 오르고 ② 대출이 막히고 ③ 집값이 너무 올랐다는 인식이 퍼져서라고요. 단, 서울에서 평균적으로 매수 분위기가 죽었다는 얘기지 지역별로 아직 온도 차는 있습니다. 꽝꽝 얼어붙은 거래 빙하기에도 집값 불안의 근원지인 강남에선 지금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
하락, 횡보, 상승?
현시점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의 향방이 강남 집값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과거부터 ① 강남 집값 하락 ② 강북 집값 하락 ③ 전국 집값 하락의 양상으로 부동산시장이 전개됐다는 얘깁니다. 그런가 하면 지금의 매수 심리 위축은 정부 정책이라는 ‘외부 요인’ 때문으로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금방 주택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이 벌어질 거란 주장도 나옵니다. 주택 부족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매수세가 줄어든 건 매수 심리 위축이 아니라 ‘잠시 대기 상태’로 봐야 한다는 얘깁니다.
집값은 대선의 영향을 받을까?
그건 그렇고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은 집값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2002년부터 2017년까지 네 번의 대선에선 2002년*을 제외하고 대선 자체 이슈가 집값 향방에 영향을 미친 적은 없습니다. 선거보다는 경기 상황 등에 부동산시장이 좌우된다는 분석입니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일 거란 주장이 나옵니다. 개발 공약이 주를 이룬 과거와 달리 지금은 주거 안정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고.
*노무현 정부가 들어선 2002년 한 해에 서울 아파트값은 30% 가까이 올랐습니다. 2001년 외환위기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난 이후 뉴타운 열풍을 타고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광풍이 불어닥쳤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지 마세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값이 떨어지고 있으니 사지 말라”고 했습니다. 지금이 집을 살 때인지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습니다. 그가 이렇게 말한 근거요? ‘지표’입니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11주째, 수도권은 8주째 요지부동하고 있다는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근거로 든 겁니다. 장관은 “집을 꼭 사야겠다면 사전 청약*을 노리는 게 어떨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본청약보다 1~2년 먼저 일부 물량의 당첨자를 선정하는 제도입니다.
신희타 30평대 신설
신혼부부에게 공급하는 신혼희망타운(신희타)*에 30평대 이상 중형 평형이 생깁니다. 신희타는 그간 25평 이하 중소형으로만 공급해 너무 좁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부터 중형 평형을 짓느냐고요? 2022년 이후 사업계획을 짜는 지구부터입니다. 2025년은 되어야 실제로 공급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신혼부부를 위해 내놓는 아파트입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가깝고, 아이가 쿵쿵거려도 아래층에서 쫓아오지 않도록 바닥재를 강화한 게 특징. 2018년 12월 분양한 ‘위례 신혼희망타운’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전국적으로 15만 가구를 공급합니다.
오피스텔 기준시가 8.06% 인상
내년 전국 오피스텔 기준시가*가 8.06% 오릅니다. 이는 2008년(8.3%) 이후 14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올해도 쉼없이 이어진 집값 오름세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입니다. 참고로 기준시가는 실거래가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양도세**와 상속·증여세 과세 기준으로 활용합니다. 이에 내년 오피스텔 투자자의 세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아파트나 일반 주택에 대해 매년 고시하는 공시가격의 오피스텔 버전으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 역시 나라에서 인정한 땅값+건물값(감정가)으로 산정합니다. **집을 팔아 생긴 이익에 부과하는 세금입니다.
제주도가 두 번째
전국에서 서울 다음으로 민간아파트* 분양가가 비싼 지역이 어딘 줄 아세요? 제주입니다. 10월 말 기준 제주 아파트 3.3㎡(약 1평)당 평균 분양가는 2263만8000원으로 서울 아파트(3188만4000원) 바로 아래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제주 아파트의 분양가가 비싼 이유는 전체 주택 중 아파트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31.6%) 데다 섬이라는 특수성에 외지인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아파트를 말합니다.
우리 때문이 아니에요
대출금리가 오르며 금융 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금융 당국*이 진화에 나섰습니다. 최근 대출금리가 오른 건 대출 규제 때문이 아니라, 전 세계적 현상인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라는 해명이었습니다. 참고로 지난 6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3.75%에서 4.15%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74%에서 3.01%로 각각 0.4%p, 0.27%p 올랐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등의 기관을 말합니다. **한국은행이 쓰는 이자율을 말합니다. ‘은행들의 은행’인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몇 퍼센트의 이자율로 할지 정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이에 맞춰 시중은행도 개인이나 기업에 돈을 빌려줄 때 적용하는 대출금리, 예금을 받을 때 적용하는 예금금리를 조정합니다.
슬리퍼 생활권 슬리퍼를 신고 마트와 영화관, 커피숍, 은행, 병원, 수영장, 도서관, 공원 등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아파트 단지와 그 생활 권역을 말해요. 퇴근 후 집 앞에서 홀로 욜로를 즐기는 이들이 특히 선호하죠.
똘똘한 한 채 다주택자가 정부의 규제를 피해 다른 주택은 팔고 유일하게 남겨둔 단 한 채의 아파트를 말합니다. 투자 가치가 높은 고가 아파트인 경우가 대부분이죠.
강아지의 주거
우리 동네 조금 큰 강아지의 작은 주거. 🐶
사진 제공. @yeondo_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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