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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지도, 팔리지도 않아요

  • 작성자 사진: BOODING
    BOODING
  • 2024년 6월 13일
  • 4분 분량

[1] 올해 서울 빌라 46%는 역전세를 맞았습니다.

[2] 여기에 더해 빌라 착공 건수도 급감했습니다.

[3] 주 수요자인 청년층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짓지도, 팔리지도 않아요

서울 빌라 시장이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역전세는 물론 수요 자체가 줄며 시장이 붕괴할 위험에 처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빌라의 주 수요자인 청년입니다. 오늘 부딩은 ‘붕괴하는 빌라 시장: 짓지도, 팔리지도 않아요’에 대해 다룹니다.




서울 빌라 46%는 역전세

서울은 1년 넘게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며, 올 들어 4월까지 전용면적 84㎡(약 32평) 6억 원 미만 전세 거래 비중이 48.9%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빌라 시장은 그 반대입니다. 2022년 1~5월 전세 거래 4만2546건 중 올해 같은 기간 동일 주소지, 면적에서 계약을 맺은 9653건을 살피니 절반에 가까운 46%가 기존 보증금보다 전세 시세가 떨어진 역전세¹⁾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다방).

  • check! 빌라 역전세 비중이 가장 심한 지역 TOP 3요? 강서(74%), 구로(66%), 금천·도봉(64%) 순입니다. 특히 전세 사기가 많은 강서구는 2년 전 평균 전셋값이 2억337만 원이었지만 올해는 1억8097만 원으로 2240만 원 떨어졌습니다(출처: 다방).

¹⁾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황을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3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입니다. 이때 임대인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빌라 역전세 원인?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전세 사기 여파에 기존 전세 수요가 빌라 월세나 소형 아파트 월세로 옮겨가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고 ② 정부가 깡통전세¹⁾를 막겠다고 빌라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보험)²⁾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³⁾의 126%로 낮추며(기존 150%) 임대인이 전셋값을 수천만 원씩 내리는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단,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임차료가 줄진 않았다는 겁니다. 적지 않은 임대인이 시세만큼 못 올린 보증금 차액을 월세로 받고 있어섭니다.

  • check! 올 1분기 서울 빌라와 단독주택의 월세 비중은 63%입니다(출처: 국토교통부). ‘빌라의 월세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분석입니다.

¹⁾ 깡통전세: 전세보증금이 집값과 비슷해지거나 심지어 집값을 추월해 임대인이 집을 팔아도 임차인이 전세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²⁾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대위변제)’ 보험 상품입니다.

³⁾ 공시가격: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 직접 조사해 정한 부동산 가격을 말합니다. 





짓지도, 팔리지도 않아요

빌라 역전세 문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① 주거취약계층인 청년이 빌라 시장의 주 수요자인데 정부 대책으로 오히려 높은 월세 부담을 안게 된 데다 ② 시공자 입장에선 매매는 물론 전세 수요도 없다 보니 빌라를 짓지 않아 시장 자체가 붕괴하는 형국인 겁니다. 무주택 서민의 주거 사다리¹⁾가 위협받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 check! 올 1분기 서울 빌라 착공은 909건으로 전년 동기(1762건)보다 48.4%, 수도권 빌라 착공은 1858건으로 전년 동기(3513건)보다 47.1% 줄었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원).

¹⁾ 주거 사다리: 월세 살던 무주택자가 돈을 모아 전세로 옮기고, 거기서 다시 힘을 모아 마침내 자기 집을 마련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10채 중 6채는 전 고점 80% 이상 회복

올 들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60.4%(1만4810건 중 8939건)는 전 고점(앞선 가격의 고점) 대비 80% 이상 가격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직방). 특히 △1월 54.5% △2월 57.2% △3월 59.1% △4월 63.5% △5월 66% 등 전 고점의 80% 이상 가격에 거래되는 비중은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가계대출 6조 원 급증

올 5월 가계대출¹⁾이 전월 대비 6조 원 늘었습니다. 종류별로는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5조7000억 원,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이 3000억 원 늘었습니다. 주택 매수세가 회복하며 주담대가 한 달 새 5조7000억 원(기존 4조5000억 원)으로 증가 폭을 키운 게 대출 확대에 영향을 줬다는 평입니다.

¹⁾ 가계대출: 가정에서 집을 사는 등 생활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나 개인(사업자X)에 대한 대출을 의미합니다.



낙찰가율 3개월째 85% 돌파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¹⁾이 △3월 85.1% △4월 86.1% △5월 85.4% 등 3개월째 85%를 넘겼습니다(출처: 지지옥션). 서울은 △3월 85.9% △4월 90.6% △5월 89.1% 등 좀 더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요. 참고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매매거래량, 전셋값과 함께 집값 선행지표로 꼽힙니다.

¹⁾ 낙찰가율: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입니다. 낙찰가율이 90%면 감정가가 10억 원인 물건을 9억 원에 낙찰받았다는 뜻입니다. 낙찰가율이 100%면 시세를 다 주고 산 것과 다름없단 뜻.



할인 분양 결사반대

전국 미분양¹⁾ 물량 1위 지역인 대구(올 4월 기준 9667가구)에서 갈등이 쌓이고 있습니다. 이미 입주한 주민이 수억 원대 할인 분양을 받은 입주민이 못 들어오게 출입구를 막는 등 반발하는 겁니다. 건설사는 분양이 안 되면 할인 분양을 하기도 합니다. 미분양 상태로 두는 것보다 나아섭니다.

¹⁾ 미분양: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집을 말합니다. 크게 ‘일반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나뉩니다. 전자는 분양 후 팔리지 않은 ‘재고’ 주택을 말하고, 후자는 분양 후 입주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데 이 기간 내내 팔리지 않은 ‘악성 재고’를 의미합니다.



비아파트 착공 9년 만에 최저치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량이 급감했습니다. 올 1분기 전국 비아파트 착공(공사 시작)은 약 8000건으로 2015년 1분기(약 4만1000건)의 5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출처: 한국부동산개발협회). 신규 빌라 공급이 줄며 서민의 주거 사다리가 위협받고 있단 분석이 나옵니다.




서촌살이의 묘미 중 하나인 수성동 계곡(위, 가운데)

겸재 정선이 장동팔경첩에 담은 ‘수성동’(아래)


#12 산이라는 놀이터 

거의 매일 산에 오르는 요즘이다. 흔히 생각하는 산행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산 옆에 살고 있어 마치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 가듯 가벼이 산을 걷는다. 집에서 문을 열고 나가 1분이면 수성동계곡에 닿는다. 안평대군의 별서 비해당 터로 1751년 겸재 정선이 그린 산수화 ‘수성동’ 속 길게 누운 돌다리 기린교가 아직 그 자리에 있다. 서울 시내의 숨은 비경이라 할 만큼 계절마다 혹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그 모습이 언제나 가슴을 뛰게 한다. 


비가 온 다음 날이라 계곡물이 거세게 흐르고, 초록은 품고 있던 생명력을 한껏 뿜어낸다. 6월엔 세상의 절반이 초록으로 변해버린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 도로와 면한 길을 사뿐히 걷다 보면 인왕산 전망대 무무대를 만난다. 남쪽으론 쭉 뻗은 광화문과 빌딩 숲 너머로 남산타워가 펼쳐지고, 북쪽에선 북악산의 늠름한 자태를 볼 수 있다. 마치 산 언저리에 사는 우리를 보듬어주는 듯한 북악산의 위용이 여기서 가장 잘 느껴지는 것 같다. 


조금 더 걸어가면 초소책방이 나온다. 청와대를 방호하던 옛 초소를 책방과 베이커리 카페로 만든, 서촌 사람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다. 트인 숲속에서 차와 갓 구운 빵을 먹으며 새로 나온 미술책이나 가드닝 서적을 넘겨보는 아침은 늘 새로운 하루에 대한 기대를 준다. 고작 20분을 걸어 올라와 이렇듯 근사한 풍광과 신선한 호흡으로 일상을 각성하는 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서촌에 살게 된 덕에 산은 내게 터프한 산행이 아닌 ‘산책’하는 장소가 되었다. 비가 오면 축축한 길을 걸을 수 있고, 눈이 내리면 산 곁으로 다가가 그 야생의 기운을 느끼고 싶어진다. 사는 곳이 사람을 달라지게 한다는 말을 실감하는 중이다. 




주상복합

주거 공간(집)과 상업 공간(상점)이 함께 있는 아파트를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많은 이가 타워팰리스를 떠올리지만, 국내 최초의 주상복합아파트는 을지로에 자리한 세운상가입니다. 이곳을 디자인한 건축가는 그 유명한 김수근입니다.



펜트하우스

고층 건물의 꼭대기 층에 위치한 고급 주거 공간을 말합니다. 매매가는 기본적으로 수십억 원에 이르며 월세도 웬만한 고소득자의 월급 수준을 뛰어넘죠. 1920년대에 뉴욕에서 처음으로 상품화되었습니다.


노량진 옛집 

메타세쿼이아를 품고 있는 노량진 옛집.  

사진 제공. @seoul_soo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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