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기도 나쁘기도
7월부터 이것저것이 바뀝니다. 무주택자가 집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도 늘고,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거 지원도 확대됩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원성이 들려옵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이 없는 이유입니다. 오늘 부딩은 ‘대출 규제 완화: 좋기도 나쁘기도’에 대해 다룹니다.
주담대비율 늘어남
7월부터 무주택 실수요자*가 집 살 때 적용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조금 높아집니다. 투기과열지구에선 LTV 한도를 6억 원 이하 60%, 6억~9억 원까지는 50%를 적용하고, 조정대상지역에선 70%로 늘리는 겁니다. 가령 서울 같은 투기과열지구에서 6억5000만 원짜리 집을 산다면 개선된 LTV에 따라 기존 2억6000만 원보다 1억2500만 원 늘어난 3억85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는 겁니다.
*연봉이 1억 원 미만이면서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거나, 부부 합산(1인가구 포함) 연 소득이 9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를 지칭합니다.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합니다. LTV가 50%라면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최대 2억50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
좋기도 나쁘기도
위의 대출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선 무주택자에게 도움이 될 거란 전망 못지않게 불만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정책과 똑같이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로 인해 대출 가능한 최대 한도가 4억 원으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최대 LTV 70%가 적용되는 경우는 조정대상지역에서 5억 원 이하 집을 살 때뿐이라는 겁니다.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즉 돈을 빌린 이의 소득을 고려해 대출한도를 정하기 위해 도입한 지표. 정부는 7월부터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의 40% 이내로 맞추는 금융 규제를 시행합니다. 연 소득이 5000만 원인 이에게 DSR 40%를 적용하면 매년 원리금 상환액 합계가 2000만 원을 넘으면 안 됩니다.
전월세 보증 한도 늘어남
7월부터 ‘청년 맞춤형 전월세보증*’의 1인당 한도도 7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됩니다. 최근 전세보증금이 급등한 탓입니다. 대출한도는 올리고 금리는 내렸는데, 이 상품으로 전세보증금 1억 원을 대출받았다면 일반 상품 대비 매년 50만 원 정도 이자가 줄어들 거라고. 덧붙여 이는 DSR 규제에서도 자유롭습니다. 소득이 없어도 대출받을 수 있단 얘깁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해주는 전월세자금대출입니다. 부부 합산(1인가구 포함)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청년(만 19~34세)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소득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도 지원받을 수 있는 데다 금리도 2%대로 낮아 인기가 높습니다.
보금자리론 한도 늘어남
마찬가지로 7월부터 보금자리론* 한도 역시 기존 3억 원에서 3억6000만 원으로 늘어납니다. 이 상품은 지금도 LTV 70%까지 적용 가능한데, 한도가 3억 원이라 충분히 대출을 받지 못한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물론 지난 몇 년간 집값이 급등한 탓에 보금자리론 대상 주택(6억 원 이하)을 찾기 힘들다는 지적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내놓은 주택담보대출 상품입니다. 6억 원 이하 집에 한해 LTV 70% 범위 내에서 3억 원까지 빌려주는 대출 상품입니다. 연봉 7000만 원 이하(신혼부부 합산 8500만 원 이하)란 조건이 있어 주로 사회 초년생이나 30대에게 인기가 좋습니다.
부산에서도 줍줍 미달
얼마 전 대구를 중심으로 줍줍* 미분양이 늘어난 이야길 전했는데, 최근 부산에서도 줍줍 미분양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참고로 부산의 줍줍 미달은 지난 2년 사이 처음 있는 일이라고. 덧붙여 대구, 부산 외에 광주와 경남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전문가들은 분양 물량이 몇 년 새 급증한 걸 미분양의 원인으로 봤습니다.
*아파트 계약 취소분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받는 제도입니다. 청약통장이나 예치금이 필요하지 않으며, 지난 5월 28일부터 해당 지역 무주택자만 신청 가능합니다.
3억 원 이하가 89%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의 89%가 보증금 3억 원 이하 계약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4월까지 신고된 총 5279건의 사고 중 4703건이 그러했대요. 이에 전세보증금 3억 원 이하 전세 계약에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증상품입니다. 보증기관은 추후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회수합니다.
누구나 집 프로젝트
여당이 빠르면 6월 10일 ‘누구나 집’ 프로젝트를 기본으로 한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합니다. 이는 신혼부부나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가 집값의 6~20%에 해당하는 현금만 내고 10년간 거주한 후, 최초 분양가로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부지로는 동탄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를 포함한 경기도와 인천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월세세액공제
집을 소유하지 않은 월급쟁이가 85㎡(약 25평) 이하의 작은 집(오피스텔, 고시원 포함)에서 월세를 사는 경우 세금 일부를 깎아주는 걸 말합니다. 월세로 1년간 낸 돈에 대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제도죠.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근로소득자’ 등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집을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소득세에서 일정 금액을 공제해주는 제도입니다. 집을 오래 보유하면 양도소득이 장기간에 걸쳐 형성되지만, 화폐 가치 하락이나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 소득을 빼줘야 한다는 입장에 따른 것입니다.
심심 볕
혼자 노느라 심심한 볕 맞으러 가는 길.
사진 제공.@cometti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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