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울 아파트 전세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2] 이에 전셋값도 오르고 있습니다.
[3] 2024년 입주 물량 감소 이슈도 떠오릅니다.


전셋값, 왜 오를까?
올 초 역전세를 우려하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최근엔 반대로 그 수요가 늘어 전셋값 상승세를 키우고 있습니다. 오늘 부딩은 ‘서울 전세 이상 현상: 전셋값, 왜 오를까?’에 대해 다룹니다.
서울 전셋값, 29주째 상승
올 초 역전세¹⁾ 우려가 있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그런데 최근엔 전세대란²⁾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12월 첫 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29주 연속 상승세를 잇고 있고(출처: 한국부동산원) ▶3.3㎡(약 1평)당 평균 전셋값은 11월 약 2308만 원으로, 2월 이후 2300만 원을 다시 넘어섰습니다(출처: KB부동산). 시장 불황에 아파트값은 떨어지지만 전셋값은 오르고 있는 겁니다.
check! 아파트를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의 올 11월 평균 전셋값은 3억7143만 원입니다(출처: 리얼하우스). 1월보다 4683만원 오른 수치로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습니다. 같은 기간 경기는 2250만 원, 인천은 440만 원 올랐습니다. 대전(4192만 원), 세종(2480만 원), 울산·강원(2039만 원), 전북(1803만 원), 광주(1793만 원), 충북(1773만 원) 등도 상승세를 보였고요.
¹⁾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황을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3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입니다. 이때 임대인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²⁾ 전세대란: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오르며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현상을 말합니다.

전셋값, 왜 오를까?
시장은 네 가지 이유를 꼽습니다. ① 서울의 신축 단지 입주 물량이 부족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② 정부가 역전세를 막고자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한 데다 ③ 고금리로 매매 수요가 전세로 넘어가며 전셋값 상승세를 키우고 ④ 상대적으로 전세 사기 위험이 낮은 아파트로 기존 빌라 임차인까지 몰리며 평균 전셋값을 올렸기 때문이란 평입니다.
check!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중위가격¹⁾은 지난해에 오랫동안 5억 원대를 유지하다가 12월 4억 원대(4억9350만 원)로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올해 6월(4억3900만 원)부터 다시 상승하기 시작해 10월엔 4억51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¹⁾ 중위가격: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말합니다. 가령 5억, 7억, 9억, 14억, 18억, 22억, 35억 원짜리 주택의 중위가격은 14억 원입니다. 평균가격은 약 15억7000만 원입니다.
2024년 입주 물량 급감
내년에도 서울의 입주 물량이 적어 전셋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내년 입주 물량요? 1만921가구로 예상됩니다(출처: 부동산R114). 이는 2000년 관련 집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입주 물량이 최저치를 기록한 2011년(2만336가구)의 절반 수준이고, 올해(3만2795가구)의 3분의 1 수준입니다. 입주 물량이 적은 건, 2022년부터 시작된 분양시장 불황에 그 물량이 급감해섭니다.
check!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내년에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집값이 떨어지고, 전세가는 상승할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최근 건설산업연구원도 내년에 집값은 2% 떨어지고, 전셋값은 2% 오를 거란 분석을 내놨습니다.

30대는 반등 때, 60대는 폭락 때
지난해에 아파트값이 하락할 때 60대 이상 장년층의 매입 비중은 전년 대비 늘어난(14.4%→16.8%) 반면, 30대는 줄어든(36.4%→28.2%)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로 올해 아파트값이 반등할 때는 장년층의 매입 비중이 줄고, 30대는 늘었습니다(출처: 파이낸셜뉴스). “아파트는 매수자 우위 시장(하락기)에서 구입하는 게 현명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임차인 몰래 대출’ 차단
임차인에게 전입신고의 효력이 생기기 직전 주택담보대출(주담대)¹⁾을 받는 전세 사기를 막기 위해 도입한 확정일자 정보확인 시범사업²⁾. 이 사업에 이미 참여 중인 5개 시중은행 외에 기업은행과 제2금융권을 정부가 추가로 합류시킵니다. 앞으로 임차인의 보증금 보호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¹⁾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구매할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이미 구매한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즉 집을 사려는데 돈이 부족해 대출을 받거나, 매수한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 등을 빌리는 케이스입니다.
²⁾ 확정일자 정보확인 시범사업: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익일 0시)’부터 임차인이 법적 권한(대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법 자체의 허점을 악용해 임대인이 전셋집을 담보로 주담대를 받아 전세 사기를 벌이는 걸 막기 위한 정부와 금융권의 사업을 말합니다.
1인가구 평균 연 소득 3010만 원
지난해에 우리나라 세 집 중 한 집은 1인가구(34.5%)고 이들의 평균 연 소득은 3010만 원, 자산은 2억949만 원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통계청). 이는 전체 가구의 평균 연 소득(6762만 원)과 자산(5억2727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1인가구가 고립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공공주택사업, 민간에 개방
정부는 LH가 독점하던 공공주택사업¹⁾을 민간 건설사에 개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LH와 민간기업이 서로 경쟁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앞서 두 차례에 걸친 혁신 방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LH의 방만한 경영 문제가 나아지지 않은 탓입니다. ‘LH=공공주택’이란 공식도 앞으론 사라질 거로 보입니다.
¹⁾ 공공주택사업: 정책적 배려가 필요한 사회 계층의 주택 마련을 지원하기 위해 주로 공공기관이 벌이는 사업을 말합니다.
‘실거주 의무 폐지’ 위해 최선
정부가 올 초 약속한 ‘실거주 의무¹⁾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이걸 없애면 갭투자²⁾를 부추길 수 있다며 반대하는 상황입니다. 현장에선 정부의 약속을 믿고 청약을 넣었다가 낭패를 보게 된 예비 입주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습니다.
¹⁾ 실거주 의무: 청약시장에 뛰어드는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한 제도입니다. 2021년 2월 이후 수도권의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당첨된 이는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2~5년간 실거주 의무가 주어집니다.
²⁾ 갭투자: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겁니다.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갭이 적은 게 특징. 소액의 투자금으로 아파트나 빌라를 구입, 시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걸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2 돈이 없을수록 시간에 투자하자
저는 빌라를 매력적인 투자처로 봅니다. 재개발을 앞둔 비싼 빌라 얘기가 아닙니다. 장기적으로 개발이 이뤄질 곳, 10~20년을 버틸 만한 곳을 선호합니다. 즉 리스크가 크고 자금이 많이 들어가는 투자가 아니라, 적은 돈으로 오랜 기간 끌고 갈 수 있는 빌라를 좋게 봅니다.
빌라 투자에서 제가 우선으로 삼는 건 토지의 가치입니다. 신축 아파트라고 해도 입지가 나쁜 곳에 있다면, 건축물의 가치는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돼버립니다. 하지만 토지의 가치는 변함이 없습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가치가 누적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가령 현재 서울 인근 20~30년 차 주택은 신축 프리미엄과 재건축·재개발 프리미엄이 없습니다. 단, 그 덕에 상대적으로 좋은 입지임에도 그리 비싸지 않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론 재개발이라는 ‘보너스’ 또한 기대할 수 있고요. 특히 20년 차 빌라는 수리만 조금 신경 쓰면 충분히 임차인이 쾌적하게 살 만한 주택이 될 수 있습니다. 사용가치는 여전히 높아 보증금을 충분히 받을 수 있고, 프리미엄이 없어 매매가와 전세가의 갭이 크지 않기에 투자금도 적습니다.

빌라 투자에 대한 제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전세가와 매매가의 갭을 통해 부동산을 매입하고 ② 최소한의 비용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해 전세가를 높이거나 혹은 시세 상승분을 반전세로 돌려 월세 파이프 라인을 만들고 ③ 호재가 생기거나 상승장이 오면 매도를 통해 수익을 실현한다.
만약 아직 젊고 시간이 많은 이라면 미래가치가 높은 곳에 소액으로 들어가 시간을 레버리지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저도 지금보다 앞으로 좋아질 곳에 소액으로 ‘시간 레버리지’를 써서 부담 없는 투자를 하는 편입니다. 한 가지 더. 아파트에서 자라 빌라엔 살아본 적이 없다며 빌라를 외면하는 이도 많습니다. 하지만 나보다 좋지 않은 환경에서 사는 사람도 많다는 걸 알고 투자에 임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토지보상금
개인 소유 땅이 공익사업(도로 건설, 택지개발 등)을 목적으로 수용될 때 그 대가로 받는 현금이나 채권 등을 말합니다. 이 돈이 얼마나 되느냐고요? 전국적으로 1년에 약 10조 원에 이릅니다. ‘돈벼락’ 맞은 시골 땅부자 얘기, 다들 한 번은 들어보셨죠?
대토보상권
공익사업 때문에 수용되는 땅 소유자가 현금이 아닌 ‘땅’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돈으로 받지 않는 이유요? 토지가 수용된 원주민의 지역 내 재정착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또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가는 걸 막고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가을빛
현관 앞까지 성큼 찾아온 가을빛.
사진 제공. @_hyuck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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