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세 사기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2] 그 피해자 70%는 20·30대입니다.
[3] 단, 예방하면 피해는 줄일 수 있습니다.
전세 사기를 이기는 Q&A
전세 사기가 진화하고 있습니다. 주범은 뒤에 숨고 다른 이의 명의로 수백, 수천 채씩 집을 사들이는 수법이 대표적입니다. 최근 이런 식으로 피해를 당한 이들의 70%가 20·30대라 더 주의가 필요합니다. 오늘 부딩은 ‘전세 사기 예방: 전세 사기를 이기는 Q&A’에 대해 다룹니다.
들어가며
지난 10월 주택 1139채를 소유한 ‘빌라왕’의 사망으로 전세 사기의 심각성이 대두됐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제 시작이라고 말합니다. 집값과 전셋값의 동반 하락으로 제2·제3의 빌라왕이 속출할 거라는 얘깁니다. 최근 전세 사기의 유형과 예방법을 모아 Q&A로 소개합니다.
전세 사기를 이기는 Q&A
Q 1. 전세 사기 피해 왜 늘까?
임차인(세입자)과 임대인(집주인)의 정보 비대칭 문제 때문입니다. 임대인은 자기 집과 관련한 빚이나 세금 문제 등에 대해 알지만, 임차인은 그걸 몰라 피해를 입는다는 겁니다. 심지어 현행 제도는 전세보증금(보증금)을 상습적으로 떼먹는 악성 집주인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Q 2. 전세 사기와 깡통전세의 차이는?
이 둘은 분명 다릅니다. 전세 사기는 애초에 보증금을 떼먹을 생각으로 계약합니다. 반면, 깡통전세¹⁾는 집값과 전셋값이 떨어지며 기존 보증금 수준으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때 생깁니다. 즉 전셋집이 깡통전세가 됐다고 해서 전부 전세 사기는 아닙니다.
check! 깡통전세도 전세 사기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기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커지면 임대인은 어떻게든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할 거라고 시장은 판단합니다.
¹⁾ 깡통전세: 통상 임대인의 주택담보대출금과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80%를 넘을 때 이렇게 부릅니다. 깡통전세는 전세 계약 만기 이후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때에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고,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으로 대출금을 갚고 나면 임차인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3. 최근 전세 사기의 유형은?
무갭투자¹⁾를 통한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전세 사기가 극성입니다. 분양가보다 비싸게 전세를 놓고 그 차액을 챙기는 방식입니다. 가령 매매가격이 3억 원인 신축 빌라를 3억2000만 원에 전세를 주고 그 차액을 챙기는 겁니다.
check! 어떻게 이런 수법에 속느냐고요? 혹할 만한 계약 조건을 내놓는 덕입니다. 예를 들어 소액의 계약금만 받고 나머지는 전세대출로 충당하게 한 뒤, 그 이자를 1년이나 일정 기간 내주겠다고 약속하는 식입니다.
¹⁾ 무갭투자: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거나 큰 차이가 없는 집을 본인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매입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Q 4. 왜 20·30대의 전세 사기 피해가 많을까?
최근 경찰이 전세 사기 의심 사례 106건을 조사했는데, 그 피해자는 대부분 부동산 거래 경험이 적은 30대(50.9%)와 20대(17.9%) 청년층이었습니다. 올 초 HUG의 관련 통계에서도 전세 사기 피해자는 주로 ‘보증금 2억~3억 원대 빌라’를 계약한 ‘30대 사회 초년생’이었습니다. 2억~3억 원대가 수사망을 피하기에 적당하고, 30대는 생애 최초로 보증금이란 명목으로 목돈을 지출하는 연령대라 그렇다는 평입니다.
Q 5. 대표적 전세 사기 예방책은?
가장 널리 알려진 전세 사기 예방책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반환보증)¹⁾에 가입하는 겁니다. 물론 모든 임차인이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HUG와 SGI서울보증의 상품은 전체 계약 기간의 절반 이상을 남겨둔 상태여야 가입할 수 있습니다. 반환보증 가입 비용요? HUG 상품(전세지킴보증) 기준 보증금의 연 0.04%입니다. 보증금이 2억 원이라면 연 8만 원씩 내야 하죠.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등은 우대를 받아 연 0.02%만 내면 됩니다. 다만 수도권은 보증금 7억 원 이하, 지방은 5억 원 이하 주택만 가입할 수 있습니다.
¹⁾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에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 기관이 대신 갚아주는(대위변제) 상품입니다. 보증 기관은 추후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회수합니다. 이를 운용하는 기관은 HUG와 SGI서울보증, HF 세 곳입니다. 참고로 이 상품에서 HU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말 기준 93%입니다.
Q 6. 반환보증에 가입해도 사기를 당한다던데?
최근 전세 사기는 ‘HUG 반환보증에 가입하면 안전하다’는 식으로 임차인을 안심시킵니다. 이렇게 비싼 가격으로 전세 계약을 맺고 잠적하는 식입니다. 다만 반환보증에 가입했다면 결과적으로 임차인은 HUG를 통해 보증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HUG는 피해를 입지만요. 올해 HUG의 보증 사고 피해액은 1조 원에 달할 거란 전망입니다. 2020년엔 4415억 원, 2021년엔 5040억 원이었습니다.
check! 대위변제의 메커니즘요? ① 임대인이 계약만료 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②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전세 계약 해지를 통보합니다. ③ 보증 기관이 대신 보증금을 임차인에게 지급하고 나중에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합니다. 다만 최근 빌라왕의 사례처럼 임대인의 사망으로 계약 해지 요건이 성립되지 않으면 대위변제 절차를 밟지 못하는 일도 생깁니다.
Q 7. 반환보증에 가입했고, 다른 집으로 이사하고 싶다면?
반드시 계약만료 2개월 전엔 임대인에게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알려야 합니다. 문자메시지라도 임대인과 주고받은 기록이 있어야 합니다. 계약만료 전 두 달을 그냥 지나치면 ‘계속 살겠다’는 의사로 보기에 막상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보증 기관에 “제 보증금 먼저 주세요”라고 신청할 수 없습니다.
Q 8. 세금 체납으로 전셋집이 넘어가기도 한다던데?
임대인이 국세¹⁾를 내지 않아 집이 공매²⁾로 넘어가는 경우입니다. 다만 내년 1월부터는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이 공매로 넘어가더라도 국세보다 보증금을 먼저 돌려받을 수 있게 됩니다. 임차인의 보증금은 밀린 세금보다 후순위에 있지만 예외 규정을 만들어 정부가 이를 돌려주겠다는 겁니다. 더불어 내년 4월부터는 임대인의 동의 없이도 임차인이 임대인의 세금 체납 여부를 살필 수 있게 됩니다.
check! 임대인의 세금 체납으로도 정말 보증금을 떼일 수 있느냐고요? 물론입니다. 2017년부터 2022년 7월까지 임대인의 세금 체납으로 임차인이 떼인 보증금만 472억 원이 넘습니다.
¹⁾ 국세: 국가가 살림살이에 쓰기 위해 국민에게 부과·징수하는 세금을 말합니다. 참고로 체납한 국세를 강제집행으로 징수할 경우 대부분 다른 채권보다 우선해 변제됩니다.
²⁾ 공매: 세금을 내지 않아 국가기관에 압류된 부동산 등을 경매처럼 공개적으로 파는 걸 말합니다. 민사집행법에 근거한 부동산경매와 달리 이것은 국세징수법을 따릅니다.
Q 9. 이미 전세 사기를 당했다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처지라면 정부의 전세사기전담대응조직(TF)을 통해 급한 불은 끌 수 있을 전망입니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연 1% 수준 이자로 최장 10년간 가구당 1억6000만 원까지 대출해줄 계획입니다. 또한 자금이나 거주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HUG가 관리하는 임대주택 등을 최장 6개월까지 시세의 30% 이하로 거주할 수 있도록 임시 거처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전세대출 금리 0.75%p 내립니다
시중은행이 전세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0.85%p 낮춘 데 이어, 최근 KB국민은행도 최대 0.75%p 인하했습니다. NH농협은행은 내년 1월 2일부터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최대 1.1%p 내리기로 했고요. 은행이 이렇게 전세대출 금리를 내리는 이유요? 금융당국의 압박과 2022년 사상 최대 이익을 낸 은행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1월 2일부터 매입임대주택 입주자 모집
LH가 2023년 1월 2일부터 청년·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¹⁾ 2174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시작합니다. 2174가구 중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815가구(기숙사 56가구 포함),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은 1359가구입니다. 이번에 신청하면 2023년 4월 초부터 입주가 가능합니다. LH청약센터(apply.lh.or.kr)를 통해 입주 신청을 받고, LH 콜센터(1600-1004)에서 전화 상담도 가능합니다.
¹⁾ 매입임대주택: 기존 집을 LH 등이 사들여 청년을 비롯한 저소득층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주택입니다. 청년형은 시세의 40~50% 임대료로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습니다. 19~39세 무주택자인 본인의 월급이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 소득의 100%(1인가구 기준 약 385만5000원)를 넘지 않으면 신청 가능합니다.
30명이 7250억 원?
HUG에 따르면 올 들어 11월까지 악성 임대인¹⁾ 30인이 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은 약 7250억 원에 이릅니다. 그중 HUG가 대신 갚아준(대위변제) 보증금은 6587억 원, 피해자들이 아직 못 받은 금액은 663억 원입니다. 다만 이는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가입액을 기준으로 살핀 수치로 실제 피해 규모는 훨씬 클 거라고 시장은 진단합니다.
¹⁾ 악성 임대인: 보증금을 떼먹어 HUG가 세 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가운데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한 푼도 갚지 않은 이들을 말합니다.
2023년 전국에 35만 가구 입주
2023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2022년(33만2560가구)보다 늘어난 35만 가구에 달할 전망입니다. 그중 수도권 입주 물량이 17만9803가구로 전체의 절반 이상(51.1%)을 차지하고요.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요? 인천(4만4984가구)과 대구(3만6059가구)로 각각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입니다. 가뜩이나 떨어지고 있는 집값·전셋값이 내년에 낙폭을 더 키울 수 있다는 평입니다.
실거주 규제 완화합니다
정부는 2023년 1월 중 분양가상한제(분상제)¹⁾ 아파트에 대한 실거주 의무와 전매제한(집을 못 팔게 함) 규제를 5년 전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계획입니다. 그 결과 현행 최대 5년까지 적용되는 실거주 의무는 없어지고, 최대 10년인 전매제한은 등기 시점 또는 1년까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시장은 예상합니다. 참고로 2008년 민간분양의 전매제한 규제가 사라지며 제도가 바뀌기 전에 계약한 아파트도 법 시행일부터 팔 수 있게 한 전례가 있습니다.
¹⁾ 분양가상한제: 정부가 건설사에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정책입니다.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 가격을 눌러 주변 집값을 떨어뜨리겠다는 의도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선 이를 적용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이득입니다.
그립감과 촉감, 디자인까지 만족스러운 손잡이
#9 손잡이 찬양 전에 어느 옷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카디건을 입어보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매니저가 “그 옷은 단추에도 엄청 신경 썼어요”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그 카디건의 갈색 단추엔 은은한 빛이 감돌고 조그맣게 브랜드명도 새겨져 있었다. 그 옷이 첫눈에 마음에 든 것도 그런 디테일이 주는 섬세한 느낌 덕이었다. 그날 나는 결국 그 갈색 단추가 달린 아이보리색 카디건을 어깨에 걸치고 집에 돌아왔다. 옷에 단추가 있다면 공간엔 손잡이가 있다. ‘열고 닫음’에 관여하는 역할도 그렇고, 작은 디테일이지만 전체적 분위기를 좌우한다는 점도 닮았다. 유명한 온라인 인테리어용품 숍 사이트 중에 ‘손잡이닷컴’, ‘문고리닷컴’이 있을 정도니 다른 이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게 아닐까 싶다. 나는 특히 손잡이에 집착하는 편이다. 손에 잡히는 그립감과 촉감, 그리고 디자인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손잡이는 흔하지 않다. 그래서 평소에도 빈티지 손잡이를 모으고, 여행 가서 아름다운 손잡이를 발견하면 일단 산다. 완벽한 손잡이를 찾기 위해 공을 들이는 시간이 보물을 사 모으는 일처럼 즐겁다. 우리 집 방문의 손잡이는 아마존(amazon.com)에서 구매했다. 유럽의 집, 특히 파리 에어비앤비에서 본 오벌형 손잡이를 찾다가 발견했다. 모양은 유럽의 빈티지 손잡이와 유사하지만 기능은 한국에서 흔히 쓰는 일반 손잡이와 같기를 바랐는데 딱 그런 제품이었다. 손으로 잡는 부분은 흰 색으로, 도자기 소재다. 그 아래로는 은색 뱅글 목걸이를 한 것처럼 스테인리스로 깔끔하게 마감했다. 전체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모양에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 손잡이를 잡을 때마다 밀려드는 만족감에 웃음이 난다. 아무래도 우리 집에서 가장 자랑하고 싶은 부분은(아무도 이렇게 묻지는 않겠지만) 방문 손잡이인 것 같다.
기부채납 국가나 지자체가 공공정책을 시행하거나 기반 시설을 만들기 위해 사업 시행자(조합원 등)에게 재산(토지 등)을 무상으로 받는 걸 말합니다. 이게 사업 시행자에게 좋은 점요?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게 용적률을 상향 조정해주는 등 혜택이 있습니다.
근저당 임대인이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을 때, 그 저당권을 미리 설정해놓은 걸 말합니다. 즉 돈을 빌려주면 담보로 설정한 부동산에 대해 다른 사람들보다 우선으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하죠.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근길
크레인에 걸린 붉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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