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난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
안 그래도 빡빡한 전세대출. 앞으로는 그 심사 기준이 더 빡빡해질 전망입니다. 그간 이자만 갚아나가면 되던 전세대출에 분할상환이라는 이슈가 끼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부딩은 ‘전세대출 분할상환: 전세대출 난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에 대해 다룹니다.
요새 전세대출 사정
보름 전 금융 당국은 전세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을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서 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조건을 붙였죠. 전세대출이 크게 늘면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로요. 이에 시중은행은 분할상환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KB국민은행은 신규 전세대출자에게 분할상환 조건을 내걸었고, 다른 은행도 그 비중을 늘릴 거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참고로 금융 당국은 전세대출 분할상환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습니다.
*1800조 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때문에 2020년에 금융 당국은 시중은행에 올해 가계부채 연간 증가율을 5~6% 내에 맞추라고 일렀습니다. 참고로 금융 당국은 내년엔 4%로 가계부채 연간 증가율을 조입니다. 최근 은행 대출 잠그기는 이런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입니다.
분할상환이 뭐였더라?
처음부터 대출 원리금(원금+이자)을 나눠 갚는 겁니다. 그간 우리는 은행에서 전세대출을 받고 그 이자를 먼저 갚는 것에 익숙했습니다. 매달 나가는 현금 지출을 줄이려고 월세 대신 전세를 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전세대출을 분할상환하면 매달 원금에 이자를 얹어 갚아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액수가 큰 전세대출은 원금의 일부만 분할상환해도 매달 지갑에서 빠져나가는 지출이 크게 늘어납니다.
분할상환 시 이자는?
현재 시중은행은 2년간 원금의 5% 이상을 분할상환하면 그 전세대출을 분할상환대출로 쳐줍니다. 전세대출로 2억 원을 빌렸다면 그 5%인 1000만 원에 대해선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고, 나머지 1억9000만 원에 대해선 이자만 내는 식입니다. 즉 2억 원(금리 3.0%)을 대출받아 지금처럼 이자만 갚으면 매달 50만 원을 내지만 원금의 5%를 분할상환하면 매달 91만6000원을 내게 되는 겁니다.
전세대출 난도가 +1 상승하였습니다
그건 그렇고 분할상환을 무조건 해야 하느냐고요? 아닙니다. 은행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전세대출은 DSR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결국 은행이 금리를 깎아주는 등 혜택을 주며 전세대출 분할상환을 유도할 거라고요. 즉 은행이 분할상환을 유도한다면 반강제로 따르게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내가 받은 모든 대출을 합산해 갚아야 하는 1년 치 원리금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뜻합니다. 가령 내 연봉이 4000만 원인데 DSR 40% 규제를 받는다면 빚을 갚는 데 연 소득의 40%(1600만 원) 이상을 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즉 매달 133만 원 정도를 갚는 수준으로만 돈을 빌려주는 겁니다.
시장의 반응은?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핵심은 전세대출을 받아도 월세만큼 돈을 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세대출 분할상환 시 월세와 별차이가 없어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화될 거라는 얘깁니다. 그런가 하면 전세대출 분할상환 시 매달 대출 원금이 감소하는 만큼 이자 부담이 줄고 목돈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긍정적 반응도 나옵니다. 참고로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 분할상환 비중은 3%입니다. 나머지 97%는 일시상환식*이고요.
*돈을 빌린 후 한동안 이자만 내고 만기일에 대출금 전액을 갚는 상환방식입니다.
내년 전셋값 올해만큼 상승?
올해 많이 오른 전셋값. 내년에도 비슷한 상승세를 이어가거나 더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내년 8월 이후 이미 계약갱신청구권*을 쓴 전세 물량이 시장에 나오는 것이 핵심 키입니다. 다만 이 주장은 전셋값 오름세가 집값 상승까지 이끌 순 없다고 봤습니다. 기준금리 인상과 가격 고점에 대한 부담 등이 그 이유입니다.
*전월세 계약을 맺고 2년간 거주한 세입자가 2년 추가 계약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다만 2020년 7월부터 시행한 이 제도를 통해 갱신한 전세 계약이 끝나는 2022년 하반기엔 전세금이 지금보다 더 오를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이달 5만5000여 가구 분양
11월 전국에서 5만5000여 가구에 달하는 분양 물량이 나옵니다. 이 가운데 일반분양 물량은 4만4947가구입니다. 수도권 1만6289가구, 지방 2만8658가구입니다. 이렇게 많은 분양이 나오는 건 대출 규제 영향이 큽니다. 금융 당국이 지난달 발표한 10·26 가계부채 대책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총대출액이 2억 원을 초과하면 DSR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다만 올해(연내)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면 이 규제는 적용하지 않습니다.
오피스텔 ‘초피’ 열풍
오피스텔 청약 열기가 뜨겁습니다. 최근 오피스텔 청약의 키워드는 ‘초피(초기 프리미엄)’입니다. 이는 당첨자가 계약금을 내지 않고, 수요자를 찾아 계약금을 대납하게 한 뒤 분양권*을 넘겨주는 거래를 말합니다. 특히 100가구 미만 오피스텔은 전매제한** 규제를 받지 않아 이 같은 초피를 노린 단기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습니다.
*새 아파트 청약에 당첨되면 주어지는 권리입니다.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주택 철거 보상으로 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입주권’과 헷갈리지 마세요! **분양권을 가진 이가 입주 전 그 권리를 제3자에게 파는 걸 막는다는 뜻입니다.
월급 50% 삭감
LH가 강력한 혁신안을 추진합니다. 우선 투기 의혹으로 직위해제된 직원의 월급을 최대 50%까지 삭감합니다. 전엔 투기 의혹 등으로 직위해제될 경우 기본급의 20%까지만 감액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전엔 퇴직 후 3년이 지나면 비위가 드러나도 성과급을 환수할 수 없었는데, 앞으로는 최장 5년간 성과급을 환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19만 가구 부족!
올해 전국에 주택 46만 가구를 내놓겠다고 한 정부의 계획에 비상이 켜졌습니다. 지난 9월까지 전국에서 준공(입주)한 주택이 27만 가구밖에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에 시장에선 남은 3개월 동안 정부가 19만 가구를 준공하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참고로 올해 들어 9월까지 전국에서 준공한 주택은 27만4121가구로 2020년 동기 대비 24.6% 감소했습니다.
베이
아파트에서 발코니를 기준으로 내벽과 내벽 사이 구획을 칭하는 용어입니다. 발코니와 닿아 있는 거실이나 방의 개수를 말한다고 보면 됩니다. 방 하나와 거실이 발코니 방향이라면 2베이, 방 2개와 거실이 발코니 방향이라면 3베이죠. 2000년대 초반엔 2베이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요샌 3베이, 4베이가 많고 인기입니다.
팬트리 주방 옆에 자리해 주로 식료품이나 주방용품 등을 보관하는 공간입니다. 요즘 짓는 아파트엔 하나씩 다 있죠. 이 공간의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너저분한 걸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라면부터 조미료와 간식, 심지어 청소기까지 눈에 거슬리는 건 모두요.
구경
길 가다가 페인트 도색 작업 구경하기. 🦌🐤
사진 제공. @photo_jak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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