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오르고 있습니다.
[2] 올 연말 역전세 우려가 있었지만
[3]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왜 역전세는 안 일어날까?
서울에서 아파트 전세 매물이 줄며 전세난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연말 역전세 쓰나미가 닥칠 거라던 우려가 무색할 정도입니다. 오늘 부딩은 ‘서울 전셋값 상승세: 왜 역전세는 안 일어날까?’에 대해 다룹니다.
서울 전셋값 20주째 상승
올 9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거래에서 전세의 비중은 62.1%(1만4022건 중 8707건)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5월(67.2%) 이후 가장 높습니다. 올 연말 역전세¹⁾가 심할 거란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다릅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5월 넷째 주(29일)부터 20주 연속(10월 2일) 오름세(누적 상승률 1.88%)를 기록 중입니다.
check!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도 갈수록 줄고 있습니다. 올 1월 5만2073건에 이르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0월 들어 2만9804건으로 줄었습니다(출처: 아실).
¹⁾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황을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3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입니다. 이때 임대인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전세 수요가 줄어 전세 물량이 넘칠 때 이런 일은 극대화합니다.

왜 역전세는 안 일어날까?
이에 대한 몇 가지 분석을 살펴보면, ① 전세대출 금리가 연 3∼4%대로 낮아지고(연초 5%대) ② 집값이 반등하며 매매 수요가 전세로 돌아선 데다 ③ 전세 사기로 빌라(연립·다세대주택)나 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며 전반적 전셋값을 끌어올렸다는 평입니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선 역전세보다 전세난¹⁾을 걱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check! 단, 전세 수요 감소로 비(非)아파트 임대차시장에선 역전세 우려가 여전합니다. 실제로 올 들어 7월까지 서울 빌라 전세거래량은 4만109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5만6228건) 대비 26.9% 줄었습니다(출처: 서울부동산정보광장).
¹⁾ 전세난: ‘역전세’의 반댓말로 전셋집이 부족해 전세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합니다.
서울 전셋값, 얼마나 더 오를까?
내년 상반기까진 오를 거란 전망입니다. ①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이 적은 데다(2023년 3만9868가구→2024년 2만8317가구) ② 최근 집값이 급등해 당장 집을 사기 부담스러운 이들이 위험부담이 낮은 전세로 몰리기 때문이라는 평입니다. 다만 “금리나 경기 전망이 불확실해 2020년 수준의 고점을 넘어 급등하긴 어려울 것”이란 주장도 나옵니다.

경기도 유자녀 가구 취득세 면제
10월 11일부터 경기도는 ① 부부 합산 소득 1억 원 이하로 ② 1명 이상 자녀가 있는 도민이 ③ 생애 최초로 4억 원 이하 집을 사는 경우 취득세¹⁾를 전액 면제합니다. 다자녀가구가 아니라, 1명 이상 자녀가 있는 무주택자에 대한 세제 지원책을 내놓은 건 경기도가 처음입니다.
¹⁾ 취득세: 일정한 자산을 취득했을 때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당연히 집을 샀을 때도 이를 내야 합니다. 취득가격 6억 원 이하는 1%, 6억 원 초과~9억 원 이하는 1.33%~3%, 9억 원 초과는 3%의 세율을 적용합니다.
송도, 갭투자 전국 1위 기록
인천 송도(송도동)와 영종도(중산동)에서 갭투자¹⁾가 늘고 있습니다. 올 6월부터 10월 9일까지 두 지역에서 이뤄진 갭투자는 각각 90건(전국 1위), 51건(전국 3위)입니다. “올 들어 전셋값이 크게 오르며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1억 원 내로 좁아진 단지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¹⁾ 갭투자: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겁니다. 전세가율(집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을수록 갭이 적은 게 특징. 소액의 투자금으로 아파트나 빌라를 구입, 시가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는 걸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지분 쪼개기 6배 급증
재건축 상가 지분 쪼개기¹⁾가 2년 만에 6배 이상(2020년 12건→2022년 77건) 급증했습니다. 올 9월까지 50건에 달해 지난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상가 지분 쪼개기는 현행법상 3.3㎡(약 1평)가 안 되는 재건축 상가 지분으로도 신축 입주권²⁾을 받을 수 있는 점을 악용하는 겁니다.
¹⁾ 상가 지분 쪼개기: 재건축 단지 상가의 지분을 인위적으로 쪼개 여러 명에게 분양 자격을 주는 걸 말합니다. 지분 소유자가 늘면 일반분양 물량이 줄어 그만큼 조합원 분담금은 증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재건축조합과 상가 소유주의 갈등이 불거지고, 소송으로 이어지는 일도 있습니다.
²⁾ 입주권: 재개발·재건축 단지에서 주택 철거 보상으로 새 아파트를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주담대, 한 달 새 3조 원 증가
올 9월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¹⁾이 8월 대비 3조 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입니다. 지금 집값이 ‘저점’이라는 인식에 주담대가 늘고 있다는 풀이입니다. 현시점 은행들은 “대출 증가 폭을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당부에 가산금리(은행 이익 등)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¹⁾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사려는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이미 산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하지만 대부분 집을 담보로 하기보단 사기 위해 대출을 받습니다.
서울 경매 물건 7년여 만에 최대치
최근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지만 경매 물건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가령 올 9월 경매 물건은 216건으로 2016년 6월(234건) 이후 7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고금리, 경기침체 등으로 아파트 경매 물건은 내년까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집을 이국적으로 바꾸는 원목 수건걸이
#41 이국적인 아파트와 원목 수건걸이 요즘은 아파트 인테리어 작업을 하고 있다. “콘셉트는 ‘파리에 사는 일본인 아파트’예요.” 클라이언트는 디자인 미팅에서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그렇게 말했다. 어떤 집을 원하는지 바로 알 것 같아 다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 집을 인테리어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나의 콘셉트는 ‘유럽의 소도시에 혼자 사는 디자이너의 집’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클라이언트는 천편일률적인 아파트의 모습에서 조금 벗어나길, 그래서 일상에 환기를 더해주는 공간이길 바라는 마음일 거다. 우리 집을 인테리어할 때 나도 그랬다. 사실 우리가 원하는 ‘이국적인 집’은 간단한 리모델링 공사만으로 완성하긴 어렵다. 콘셉트에 걸맞은 요소를 집 여기저기에 심어두어야 가능한 일이다.
이태원 앤티크 가구 거리에서 산 원목 수건걸이는 우리 집에서 바로 그런 ‘이국적 요소’ 중 하나다. 안방 화장실 앞, 코팅하지 않은 파인 원목 재질의 수건걸이에 얇은 수건들을 걸어두었다. 우리나라에선 잘 쓰지 않을 것 같은 이 소가구를 나는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공간만 있었다면 아마 화장실 안에 두었을 것이다). 축축한 수건을 오래 걸어두면 나무에 곰팡이가 필지도 모르지만, 내가 이렇게 고운 물건에 곰팡이가 둥지를 틀게 둘 리 없다. 어떤 물건을 고를 때 사용성보다 ‘나의 기분’을 우선시하는 것은 언뜻 이상한 기준 같지만, 지금껏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렇게 선택한 것은 언제나 ‘옳은 결정’ 쪽으로 분류되었다.
수건을 어디에 걸어두는가 하는 정도의 일에 옳고 그른 결정이 있냐고 누군가 물을지도 모르나 나에게는 늘 그런 게 있다. 이런 작은 선택이 모여 우리 집을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에 존재하도록 해준다. 그것은 내가 우리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실수요 흔히 무주택자와 사는 집을 옮기려는 1주택자를 의미합니다. 실제 거주하기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수요라는 의미. 다만 자가에 들어가 살려는 이들만 실수요로 보는 것은 그 의미를 협소하게 해석하는 거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가수요 가짜 수요를 말합니다. 더 풀어 말하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일시적 수요. 이들이 많을수록 시장 가격이 심하게 부풀려질 수 있고,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습니다.


도시 수집 중
서울에서 흘러나와 중동신도시 걷기.
사진 제공. @seoul_soozip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