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월세 거래가 처음으로 120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2] 전세대출 금리가 높아진 영향입니다.
[3] 내년 상반기까진 월세화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언제까지 월세가 전세보다 쌀까?
월세화 속도가 어느 때보다 빠릅니다. 집값과 전셋값은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월셋값은 오르는 데다, 거래량마저 늘며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쭉 이어질 거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오늘 부딩은 ‘월세 시대: 언제까지 월세가 전세보다 쌀까?’에 대해 다룹니다.
월세 거래 120만 건 돌파
올 들어 11월까지 전국 임대차시장에서 월세를 조금이라도 낀 거래가 128만3096건을 기록했습니다. 2021년 한 해 월세 거래량 97만7039건을 가볍게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월세 거래가 120만 건을 넘어선 건 처음입니다. 이대로라면 올해 월세 거래가 140만 건을 넘어설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지금의 월세 거래 급증 현상은 금리인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높아진 전세대출 금리에 비해 월세 수준이 낮기 때문입니다.
check! 월세 거래 증가세는 매매·전세 거래량과 비교할 때 두드러집니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10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는 3만2173건으로 작년보다 57%가량 줄었습니다. 전세 거래량도 9만8463건으로 전년 대비 6.3% 줄었고요. 반면 월세 거래는 10만5940건으로 작년보다 약 24% 늘었습니다.
전세대출 금리 얼마나 올랐길래?
11월 29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5.34~7.37%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KB부동산이 집계한 10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¹⁾은 평균 3.28%입니다. 일례로 보증금 2억 원을 연 6% 이율로 빌려 전세로 사는 경우 한 달 이자는 100만 원(만기일시상환 시)에 달합니다. 하지만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한 월세는 54만 원에 그칩니다.
check! 2021년만 해도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는 연 2% 초반에서 3% 중후반 수준이었지만, 이후 급격히 올랐습니다. 금리가 치솟으며 신규 전세대출 수요는 줄어들었습니다. 가령 지난 10월 말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134조625억 원으로 전월보다 1351억 원이 줄었습니다.
¹⁾ 전월세전환율: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비율입니다. 즉 전세를 월세로 돌릴 때 임차인이 보증금 대신 내야 할 '월세 수준'을 보여줍니다. 쉽게 말해 전월세전환율이 은행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월세가 비싸지지만, 낮으면 월세가 저렴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30대 평균 월세 52만 원
월세 수요가 늘자 월셋값도 쭉쭉 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의 월세 부담은 매년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연령별 월세액 평균 금액 현황’을 보면, 20대 이하 월세 지출액은 ▲2020년 12월 40만 원 ▲2021년 12월 43만 원 ▲2022년 9월 44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30대 월세 지출액도 같은 기간 ▲46만 원 ▲51만 원 ▲52만 원으로 꾸준히 올랐고요.
check! 월세 지출액이 갈수록 늘어나는 덴 임대인들의 영향도 한몫했습니다. 올 들어 집값이 급락하며 시세차익을 얻는 게 힘들어진 임대인들이 매매보다는 세를 통해 임대수익을 추구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언제까지 월세가 전세보다 쌀까?
한국은행이 금리인상 기조를 바꿀 때까지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시장에선 그 시점을 2023년 상반기로 내다봅니다. 즉 내년부터는 차츰차츰 월세보다 전세가 임차인에게 유리한 국면이 오고, 전세 계약 역시 다시 활발해질 거란 평입니다. 더욱이 11월 28일 기준 한국부동산원의 전세 통계를 보면 전국(-0.69%), 수도권(-0.95%) 서울(-0.89%) 모두 역대 최대 하락 행진입니다. 전세 물건 증감률도 높습니다.
check! 정부도 청년들의 주거 부담을 줄여주는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일례로 만 34세 이하, 연 소득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청년이라면 2023년부터 업그레이드하는 청년전세특례보증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존 1억 원 한도로 운영해온 이 상품의 한도(전세보증금의 90% 이내)가 내년부터 2억 원으로 확대합니다.
¹⁾ 청년전세특례보증: 전세보증금이 부족한 청년층에 한해 2%대 저리로 보증해주는 상품을 말합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합니다.
35층 룰 폐지
서울시가 아파트 높이 35층 룰¹⁾ 폐지를 확정했습니다. 이로써 서울에도 60층이 넘는 초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게 됩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재건축 지역의 여건에 맞게 적정한 높이를 허용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한강과 접한 아파트의 높이를 15층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유지합니다. 한강에 접한 쪽보다 뒤쪽 동이 자연스레 높아질 수 있게 하겠다는 겁니다.
¹⁾ 35층 룰: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2014년 ‘2030서울플랜’에 담은 층수 규제입니다. 주거지역 아파트의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한 것이 핵심.
내년엔 3~4% 떨어져요
2023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지금보다 3~4% 더 떨어질 거란 전망이 민간 연구 기관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서 나왔습니다.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높은 집값, 금리인상, 대출 상환 부담 등 악재가 쌓여 수요가 쪼그라든다는 겁니다. 이들은 특히 2024년 전후로 시장 ‘저점’을 확인할 수 있으나 집값이 곧장 오르진 않고 ‘L’자형으로 장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노원구에서 투매?
지난해에 20·30대의 매수세가 강했던 서울 노원·도봉·강북구 지역에서 투매¹⁾가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급급매물만 거래돼 가격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 주(28일) 기준 노원구 아파트값은 0.95% 떨어져 전주(-0.88%)보다 낙폭을 키웠습니다. 참고로 올 들어 12월 1일까지 누적 집계로 노원구 아파트값은 8.05% 떨어졌습니다. 서울에서 가장 낙폭이 큰 지역입니다.
¹⁾ 투매: 손해를 무릅쓰고 매입한 가격보다 싼 가격에 팔아버리는 걸 말합니다.
전국에서 3만 가구 분양
이달 전국에서 3만 가구가 넘는 물량이 쏟아집니다. 예전 같으면 공급 부족에 시달리던 분양시장에 단비가 됐겠지만 최근엔 분위기가 반전해 미분양¹⁾ 우려도 나옵니다. 그건 그렇고 왜 연말에 이렇게 분양이 몰리냐고요? 내년에 시장이 더 나빠질 거란 전망 때문입니다. 즉 예년과 같은 분양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 일부 미분양을 감수하더라도 밀어내기 분양을 한다는 평입니다.
¹⁾ 미분양: 분양 물량보다 청약자가 적은 상태나 그렇게 해서 나온 재고를 말합니다. 즉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금리를 내려도 집값은↓
중국이 집값 띄우기에 나섰습니다. 집값을 잡기 위해 펼친 대출 규제로 건설사의 연쇄 부도 가능성이 커져섭니다. 중국 은행들은 이미 총 1조2750억 위안(약 236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건설사 등에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 금융 당국도 작년 12월부터 금리를 계속 내리고 있고요. 부동산시장 침체가 중국 경기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 따른 조치입니다. 참고로 중국 국내총생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합니다,
토지보상금 개인 소유 땅이 공익사업(도로 건설, 택지개발 등)을 목적으로 수용될 때 그 대가로 받는 현금이나 채권 등을 말합니다. 이 돈이 얼마나 되느냐고요? 전국적으로 1년에 약 10조 원에 이릅니다. ‘돈벼락’ 맞은 시골 땅부자 얘기, 다들 한 번은 들어보셨죠?
대토보상권 공익사업 때문에 수용되는 땅 소유자가 현금이 아닌 ‘땅’으로 보상받을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돈으로 받지 않는 이유요? 토지가 수용된 원주민의 지역 내 재정착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또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으로 들어가는 걸 막고자 하는 이유도 있습니다.
산과 지붕, 꽃
제주에서 언제나 즐거운 관광객 놀이.
사진 제공. @lullu_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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