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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1] 전세 사기 매물의 경매 중단을 추진합니다.

[2] 거리로 내몰리는 임차인이 늘고 있어섭니다.

[3] 정부 대책이 임시 방편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산 넘어 산

정부가 전세 사기 매물의 경매 중단을 검토합니다. 이와 관련해 올해만 3명이 세상을 등지는 등 피해가 끊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 전세 사기 피해를 완벽히 없애기까진 산 넘어 산이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오늘 부딩은 ‘전세 사기 해결: 산 넘어 산’에 대해 다룹니다.



경매 잠시 멈춥니다

전세 사기가 극성입니다.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가 보증금을 못 돌려받는 임차인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일어난 ‘건축왕 전세 사기’는 올해만 피해자 3명이 세상을 등졌습니다. 이에 대통령까지 나서서 전세 사기 매물의 경매 중단을 지시했습니다. 임차인들이 살길을 마련할 때까지 일단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겁니다.



건축왕의 전세 사기 수법은?

이제껏 밝혀진 수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금융사에서 대출받아 집을 지음 ② 대출금을 갚지 않아 선순위 채권자¹⁾인 금융사가 주택 경매를 신청함 ③ 대출금과 보증금이 껴 있고 권리관계가 복잡해 경매에서 계속 유찰됨 ④ 결국 저가에 낙찰돼 임차인은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함 ⑤ 또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과 대출금을 모아 다시 주택을 신축함. 이렇게 인천과 경기에 지은 집만 2700채, 피해 금액 500억 원대, 피해자는 800명이 넘는다고.

  • check! 현행법에 따르면 경매에서 낙찰돼 선순위 채권자가 채권(빚) 회수에 들어가면 임차인은 곧바로 그 집에서 나와야 합니다. 즉 피해자는 주거 대책을 세울 새도 없이 푼돈만 받고 쫓겨나는 상황인 겁니다. 참고로 그간 건축왕 피해자들은 한순간에 길바닥에 나앉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경매 중단 ▲피해자에게 경매 주택 우선 매수권 제공 등 실질적 지원을 수차례 요구해왔습니다.

¹⁾ 선순위 채권자: 빌려준 돈을 먼저 받아낼 권리가 있는 이를 말합니다. 가령 내가 은행에서 집을 담보로 1억 원을 빌리고 갚지 않으면, 은행은 경매를 통해 집을 팔아 최대 1억 원을 먼저 가져갑니다. 만약 그 주택에 임차인이 있다면? 선순위 채권자가 빌려준 돈을 회수한 후 남은 돈을 임차인이 받게 됩니다.


산 넘어 산

정부의 전세 사기 매물 경매 중단 대책에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라는 평가도 나옵니다. ① 현실적으로 채권자(금융사 등)에게 채권(빚) 회수를 하지 말라고 할 수 없고 ② 경매 절차를 거두어들일 수도 없으니 ③ 임시방편일 뿐 피해자들은 다시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또 일부 피해자가 경매 중단을 바라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자신이 선순위 채권자라면 경매를 빨리 끝내는 게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 check!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정부의 기존 전세 사기 대책에도 허점이 많다고 말합니다. 최우선변제금¹⁾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소액임차인²⁾ 기준을 100만 원만 넘겨도 변제금을 받을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¹⁾ 최우선변제금: 소액임차인이 법률적으로 먼저 돌려받을 수 있는 금액을 말합니다. 2023년 4월 현재 서울은 5500만 원 이하, 인천은 2800만 원 이하입니다.

²⁾ 소액임차인: 주택임대차보호법에서 정한 금액보다 적은 보증금으로 집을 빌려 거주하는 임차인을 말합니다. 소액임차인으로 인정받으면 집이 공매 등으로 넘어가도 다른 채권보다 먼저 보증금 중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2023년 4월 현재 서울은 보증금 1억6500만 원 이하, 인천은 8500만 원 이하가 기준입니다.




정부 대책은 없었나?

있었습니다. 단, 역부족이었습니다. 안심전세 앱¹⁾을 내놓고 악성 임대인²⁾의 신상을 공개(9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음에도 진화하는 전세 사기 수법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평입니다. 특히 올해 전세 사기 피해자에게 저리로 대출해주겠다며 166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했지만, 지난 3개월간 9억 원을 집행하는 데 그쳐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¹⁾ 안심전세 앱: 수도권 빌라와 50가구 미만 소형 아파트 시세, 전세가율, 전세보증금 사고 건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앱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7월 시세 정보 공개를 수도권 소형 주택에서 광역시, 오피스텔까지 확대한 2.0 버전을 내놓을 계획입니다.

²⁾ 악성 임대인: HUG가 임대인 대신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신 갚아준(대위변제) 건수가 3회 이상이고, 미회수 금액이 총 2억 원 이상인 임대인을 말합니다.



사기 예방법은? (feat. 대출 많이 낀 주택)

최근 전세 사기 수법을 보면 임대인이 공인중개사 등과 팀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에 전세 사기를 100% 피하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만약 공인중개사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¹⁾에 가입할 수 없는 집에 대해 안심하라며 전세 계약을 종용할 땐 어떻게 하느냐고요? 계약하지 않는 게 상책이지만 그럴 수 없다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 책임지겠다는 계약서를 한 장 더 쓰자고 제안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check! 전세 사기를 피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임차인이 아닌 ‘채권자(돈을 빌려준 이)’의 관점으로 임대차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옵니다. 즉 임대인을 채무자(돈을 빌린 이)로 보고 그가 부채(보증금)를 갚을 능력이 있는지, 담보(전셋집)가 충분히 안전한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¹⁾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에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 기관이 대신 갚아주는(대위변제) 상품입니다. 보증 기관은 추후 임대인에게 보증금을 회수합니다. 이를 운용하는 기관은 HUG와 SGI서울보증, HF 세 곳입니다. 참고로 이 상품에서 HU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말 기준 93%입니다.

당첨자 70%가 1인가구

작년에 서울 민간분양¹⁾에서 1인가구 당첨자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생애최초 특별공급(생애최초 특공)²⁾ 당첨자 10명 중 7명(1350명 중 956명)이 1인가구였습니다. 올해 2월까지 집계한 생애최초 특공 당첨자도 전체(174명)의 58%(101명)가 1인가구였고요. 2021년에 정부가 신청 자격이 없던 1인가구도 민간분양 생애최초 특공에 지원할 수 있게 제도를 고친 영향입니다.

¹⁾ 민간분양: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걸 말합니다. 공공분양에 비해 분양가는 비싼 편입니다.

²⁾ 생애최초 특별공급: 태어나 처음 집을 사려는 이에게 새로 지은 아파트 전체 물량 중 일정 비율을 따로 떼어 공급하는 제도입니다.



HUG 전세 사기로 1100억여 원 적자

HUG¹⁾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에 1100억여 원의 적자를 냈습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으로 임차인에게 임대인 대신 갚아준(대위변제) 보증금 규모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HUG의 연간 대위변제 금액은 2021년 5040억 원을 거쳐 지난해엔 9241억 원까지 늘었습니다. HUG의 재정이 나빠지면 대위변제 여력이 줄 수밖에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평이 나옵니다.

¹⁾ HUG: 주택분양보증(건설사 등이 부도를 내도 계약자가 피해를 입지 않게 보호해줌)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임대인이 보증금을 제때에 돌려주지 않으면 대신 돌려줌)을 주 업무로 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입니다.



1분기 서울 빌라 전세거래 역대 최저

올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전세거래 비중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자료를 보면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거래량은 2만7617건이고, 그중 전세 형태는 1만4903건으로 54%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은 거래량(1분기 기준)입니다. 깡통전세와 전세 사기 등으로 빌라에서도 월세 계약을 선호하게 됐다는 평입니다.


실거래가지수 10개월 만에 상승

올 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¹⁾가 1월보다 1.08% 올라 작년 4월(0.46%)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했습니다. ①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풀며 ② 급매물 거래가 늘고 ③ 일부 지역에선 직전 거래가보다 비싼 값에 집이 팔린 데다 ④ 특례보금자리론²⁾까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평입니다.

¹⁾ 실거래가지수: 한국부동산원이 월별로 실제 거래된 주택 매매가를 비교해 지수화한 겁니다. 거래 신고 기간(30일)과 분석에 시간이 걸려 한 달 정도 늦게 발표하지만, 시장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반영한다는 평을 받습니다.

²⁾ 특례보금자리론: 2024년 1월 말까지 판매하는 정부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입니다. 9억 원 이하 집을 살 때 최대 5억 원까지 최저 연 3.25% 금리로 빌려주며 기존 주담대를 이걸로 바꿀 때는 물론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도상환(만기 전에 갚음)할 때도 따로 수수료를 낼 필요가 없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와 앱을 통해 접수를 받습니다.


20명 중 1명은 공공임대에 살아요

국민 20명 중 1명은 LH가 공급한 공공임대주택¹⁾에 살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LH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LH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입주민은 약 250만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5142만 명(주민등록인구 기준)의 4.9% 수준입니다. 참고로 LH 통합공공임대주택(공공임대주택의 새 버전)에 입주하려면 중위소득 150%(맞벌이 180%) 이하, 자산 3억2500만 원 이하 등 자격요건을 갖춰야 합니다(맞벌이 3인가족이라면 월 소득 798만 원 이하까지 신청 가능).

¹⁾ 공공임대주택: 주거지 마련이 어려운 사회적 배려 계층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국가나 지자체 등에서 지원을 받아 일정 기간 동안 저렴하게 임대를 해주거나 임대 후 구매할 수 있게 지은 주택입니다.



삶의 질이 높아지는 법랑 용기 쓰레기통


#25 가벼운 마음을 위하여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느낀다. 회사 일을 간신히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집안일이 산더미다. 다행히 아직은 혼자 살면서 내 맘대로 살림을 꾸릴 수 있으니 집안일은 무슨 일이든 가볍게, 즐겁게 하는 걸 목표로 삼는다. 집안일 중 가장 하기 싫은 걸 꼽으라면 쓰레기통 비우기다. 정확히 말하면 ‘비우는’ 행위는 괜찮지만 쓰레기통 관리가 문제다. 집에서 쓰레기통은 세탁실, 화장대 옆, 안방 화장실, 주방 등 네 곳에 있다. 그중 세탁실에 있는 쓰레기통이 메인(?)인데, 20리터 쓰레기봉투를 철제 바스켓에 끼워뒀다. 구멍이 숭숭 난 철제 바스켓은 쓰레기통이라고 부르긴 애매하지만 바람이 잘 통하고 더러워질 일이 없어 만족한다. 화장대 옆엔 자그마한 직사각형의 검은 플라스틱 쓰레기통, 안방 화장실엔 두루마리 휴지 케이스 크기의 스테인리스 휴지통이 있다. 모두 깔끔하게 유지 관리가 가능하다. 가장 골치 아픈 건 주방의 쓰레기통이었다.

페달을 밟으면 열리는 쓰레기통에 20리터들이 봉투를 끼우고 이것저것 버리다 보면 물기 있는 쓰레기가 자주 나오는 주방의 특성상 주변이 쉽게 지저분해졌다. 여름이면 벌레가 꼬였고, 페달 주변에 먼지가 끼거나 음식물이 흘렀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동업자이자 절친인 지은이네 집 주방에서 요술 램프같이 생긴 자그마한 법랑 용기를 쓰레기통으로 쓰는 걸 봤다(난 이 집 주방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그때그때 나오는 쓰레기를 바닥이 아닌 작업대 위에 위치한 쓰레기통에 버릴 수 있고, 요리가 끝나면 쓰레기봉투에 툭 털어 비워버리면 되니 이보다 간편할 수 없었다! 집에 돌아와 당장 자그마한 법랑 용기를 싱크대 옆에 올렸다. 커다란 페달 쓰레기통은 욕조에 담가 거품을 내며 박박 닦았다. 거품 목욕을 끝낸 페달 쓰레기통을 깨끗이 닦으며 집안일을 가볍게, 즐겁게 하는 것이야말로 끝없는 연구와 벤치마킹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계약금 계약을 담보하는 돈을 말합니다. 보통은 분양가나 매매대금의 10% 정도입니다. 청약에 당첨되었을 때 제일 먼저 내야 하는 게 이것이지만, 따로 대출해주지 않는 돈이니 이를 위한 현금을 미리 준비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중도금 계약금을 빼고 매매대금 중 일부를 중간에 나눠 내는데 그 돈을 말합니다. 이걸 냈다는 건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의미라 이때부턴 계약 해지가 쉽지 않습니다. 만약 청약에 당첨되었다면 중도금은 분양가의 60% 정도로, 10%씩 6회에 걸쳐 내는 게 일반적입니다.


할슈타트의 봄

춥고 흐리고 예쁨.

사진 제공. @by.jun___


국내외 주거 취약 이웃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해온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 한국 해비타트가 4월 30일까지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 개선 캠페인(시즌 8)을 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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