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양가가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2] 고금리, 고물가 등이 원인입니다.
[3] 단, 과거 분양가는 내리기도 했습니다.
두 달간 쉰 ‘최고요의 사물집’을 다시 연재합니다. 그녀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최고요의 최애공간(@favorite_space)’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비싼 분양가는 언제 떨어질까?
6억 원 아래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주장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 분양가가 늘 오르기만 한 건 아닙니다. 오늘 부딩은 ‘분양가 폭등 시대: 비싼 분양가는 언제 떨어질까?’에 대해 다룹니다.
‘6억 원 이하’ 90.5%→72%
분양가¹⁾가 빠르게 오르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6일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6억 원 이하 민간분양²⁾ 물량의 비중은 72%(3만3925가구 중 2만4412가구)입니다. 6억 원 이하 물량이 아직 많다고요? 2022년엔 이 비중이 76.8%에 달했습니다. 2021년엔 90.5% 수준이었고요. “분양가는 오늘이 가장 싸다”라는 얘기가 시장에서 나오는 이유입니다.
check! 면적당 분양가도 빠르게 올랐습니다. 근래 전국 민간분양 아파트의 3.3㎡(약 1평)당 평균 분양가는 ▷2021년 1467만 원 ▷2022년 1729만 원 ▷2023년 1908만 원으로 매년 10% 이상 상승했습니다(출처: 부동산R114).
¹⁾ 분양가: 건설 주체가 아파트를 처음 사람들에게 나눠 파는 가격입니다.
²⁾ 민간분양: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걸 말합니다. 공공분양에 비해 분양가는 비싼 편입니다.
분양가는 왜 오를까?
△고금리 △고물가 △분양가상한제¹⁾ 폐지가 원인이라는 평입니다. 건설사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른 데다, 분양가 제어장치까지 사라졌다는 겁니다. 더욱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으며 고분양가 단지는 더 늘었습니다. 비싸도 팔린다는 겁니다. 아울러 경기침체로 줄어든 착공(공사 시작) 실적이 2~3년 후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청약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뜸하던 ‘공급 부족’ 이슈가 귀환한 겁니다.
check! 실제로 올 들어 주택 착공 실적은 줄었습니다. 1~5월 전국에서 착공한 주택은 7만7671가구로 전년 동기보다 47.9% 줄었습니다(출처: 국토교통부 5월 주택 통계).
check!!지난해 정부는 집값 급락에 따른 부동산시장 경착륙을 우려했습니다. 이에 2023년 1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나머지 규제지역을 모두 풀었습니다. 규제지역에서 풀리면 분상제 규제는 자연스레 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¹⁾ 분양가상한제: 정부가 건설사에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정책입니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집값이 급등할 우려가 있거나 재건축·재개발 등 호재로 고분양가 우려가 있는 곳에 지정합니다. 분양가가 비교적 저렴해 소비자 입장에선 이를 적용한 아파트를 분양받는 게 이득입니다.
왜 분상제를 풀었을까?
부동산시장 경착륙¹⁾을 우려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2023년 1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뺀 전국의 규제지역을 모두 풀었습니다. 규제지역에서 풀리면 분상제 규제는 자연스레 사라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부의 규제완화는 효과가 있었느냐고요? 적어도 미분양 물량은 줄었습니다. 지난 2월 정점(7만5438가구)을 찍고 3개월 연속 줄었기 때문입니다.
¹⁾ 경착륙: 경기 하강이 롤러코스트를 탄 듯이 갑자기 냉각되는 걸 말합니다. 반대로 ‘연착륙’은 경기 하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유도하는 걸 뜻합니다.
비싼 분양가는 언제 떨어질까?
미분양 물량이 지금보다 많을 때 떨어집니다. 실제로 2009년 1월 미분양 물량이 16만5599가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3.3㎡당 분양가는 떨어졌습니다. 2008년 전국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1083만 원이었지만, 2012년엔 840만 원으로 22%나 하락했습니다. 집이 안 팔리자 이익을 줄이면서까지 분양가를 낮춘 겁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고분양가 논란 속에 옥석 가리기가 더 심해질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7월 말부터 임차인이 계약 해지 가능
7월 말부터 임대사업자¹⁾가 임대보증금보증보험(보증보험)²⁾에 가입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임대차계약을 깰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고요. 현행법에 따르면 임대사업자는 무조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합니다. 참고로 정부는 이달 말부터 임대사업자가 보증보험 가입 신청을 취소하거나, 가입 승인을 거절당할 경우 임차인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¹⁾ 임대사업자: 다주택자가 집을 많이 가진 이라면, (주택)임대사업자는 그 많은 집에 대해 ‘사업자등록’을 한 이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한계를 보완하려고 만든 이 제도는 임대 사업자에게 임대료 인상률 제한(5%)과 임대 의무 기간(10년) 등을 지키게 하는 대신 세제 혜택을 주는 게 핵심입니다.
²⁾ 임대보증금보증보험: 임대사업자가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증상품입니다. HUG 등 보증기관은 추후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을 회수합니다.
보증금 5000만 원·월세 20만 원 중복 지원
앞으로 서울 반지하주택에 살다가 지상층으로 이사하면 서울시가 지원하는 월세 20만 원(최대 2년간) 바우처와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최대 5000만 원 무이자 보증금 대출을 중복해 받을 수 있습니다. 전엔 둘 중 하나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둘을 동시에 받으면 전세 1억 원에 해당하는 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압구정동-서울숲 1㎞ 보행교 건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¹⁾을 통해 5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사업을 벌입니다. 사업이 끝나면 1만1800가구의 ‘미니 신도시’로 변신할 거란 전망입니다. 이 사업엔 압구정동과 성수동 서울숲 사이 1km 길이의 보행교를 짓는 계획도 들어갔습니다. 보행교 건설비 2500억 원은 재건축조합이 냅니다. 다리 짓는 비용을 재건축조합이 내는 건 처음입니다.
¹⁾ 신속통합기획: 서울시의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방안 중 하나로, 공공성을 높이는 대신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대폭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공공 정비사업처럼 보이지만 민간 정비사업입니다.
서울-지방 10억 원 차이
서울과 지방의 아파트값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7월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12억9490만 원입니다. 지방 아파트 평균 매맷값 2억6557만 원보다 10억2933만 원 비쌉니다. 두 지역의 아파트값 차이는 △2019년 7억9550만 원 △2020년 9억582만 원 △2021년 11억984만 원 △2022년 10억6855만 원 등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분양전망지수 116.2
주택산업연구원이 내놓은 7월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분양전망지수¹⁾는 각각 116.2, 102.7을 기록했습니다. 서울은 6월 대비 10.3p, 수도권은 11.3p 올랐습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며, 주택업계도 시장이 잘 풀릴 거로 기대하는 겁니다. 청약 경쟁률이 높아진 데엔 정부의 공급 물량 조절, 할인분양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입니다.
¹⁾ 아파트분양전망지수: 주택사업자(건설회사) 입장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를 말합니다. 이 수치가 100을 넘으면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 100보다 낮으면 시장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업자가 많다는 뜻입니다.
‘물건 깨기’가 취미인 튀케와 나(위, 가운데)
튀케를 피해 그릇장에 보관한 라스플레리 유리잔(아래)
#29 라수플레리 유리잔의 기억 아파트 옆 동에 사는 친구 집에 업둥이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는데, 보통 말썽꾸러기가 아니란다. 덕분에 나는 요즘 친구가 원래 키우던 강아지와 고양이를 끊임없이 귀찮게 하며,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아기 고양이의 만행에 대해 듣고 있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우리 집 고양이들의 어린 시절 에피소드와 크게 다르지 않아 웃음이 난다. 티슈 케이스에서 티슈를 사정없이 뽑는다거나 아깽이 사료 대신 성묘 사료를 훔쳐 먹는다거나, 다양한 방법으로 화분을 깨부수거나 하는 일 말이다(고양이들 다 이러는 거 맞겠죠?).
이런 습성은 혈기왕성한 아깽이 시절이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나의 첫째 고양이 튀케는 어린 시절 티슈 뽑기, 옷장 뒤지기, 샤워실 물 틀기(높은 곳에 있는 샴푸를 떨어뜨려 샤워기 수전을 눌러 물을 틀었다) 등 많은 사고로 나를 곤란하게 했지만, 지금은 그저 어딘가에 기대거나 시원한 방바닥에 등을 대고 눕는 걸 좋아하는 뚱뚱한 신사로 자랐다. 하지만 어떤 습관은 점잖은(?) 어른 고양이가 된 후에도 남는다.
튀케에게 남은 나쁜 습관은 ‘물건 깨기’다. 선반이나 테이블 같은 곳에 올라가 자기 손으로 밀어 움직일 수 있는 물건을 발견하면 일단 바닥으로 패대기친다. 그런 다음 자기가 떨어뜨린 물건이 어찌 됐는지 확인하듯 한참 바라보다 당당하게 내 얼굴을 본다. ‘밥’을 달라는 뜻이다. 원룸에 둘이 살 때 침대를 마주하고 선반이 여러 개 있었는데, 그 위에 올라가 물건을 떨어뜨리면 내가 놀라 일어나서 밥을 주던 게 습관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여하튼 이렇게 깨진 물건 중엔 슬프게도 내가 아끼는 게 아주 많다.
나는 튀케가 어떤 물건을 깨든 화를 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편인데(반응 자체를 안 하려 함), 한번은 정말 크게 소리 지르고 엉덩이까지 때린 사건이 있다. 그날 튀케가 깬 건 유리잔이었다. 평소 좋아하던 한남동 편집숍에서 난생처음 보는 영롱한 물잔을 발견했고, 가난한 프리랜서던 나는 무리해서 개당 2만 원이나 하는 물잔을 두 개 사서 소중히 품고 집으로 왔다. 프랑스 유리 장인이 하나하나 입으로 불어 만들었다는 유리잔. 푸른빛이 도는 투명한 유리엔 작은 기포가 물방울처럼 맺혀 있었다. 깨질까 봐 뜨거운 물로 설거지하는 것도 삼갈 만큼 아꼈다. 그런데 그 소중한 잔을, 주스를 따라 주방 선반에 올려두고 잠시 돌아선 사이 튀케가 깼다. 깨지는 소리가 난 순간, 바로 그 잔이란 걸 알았다. 뒷골이 ‘지잉’ 울리면서 화가 치솟는 게 느껴졌다. 주방으로 달려가 튀케에게 버럭 소리 지르고도 분이 풀리지 않아 엉덩이까지 때려버렸다. 곧바로 후회하고 그런 나 자신이 싫어져 눈물을 흘리며 튀케에게 사과한 그날 아침 기억이 생생하다. 이태원 집의 손바닥 만한 주방에서 다섯 살짜리 튀케를 끌어안고 엉엉 울던 서른 몇 살의 내 모습…
물론 튀케는 전혀 반성하지 않고 그 후로도 같은 브랜드의 유리잔을 몇 개나 깨먹었다. 처음에는 이름도 외우지 못한 라수플레리(La Soufflerie) 잔을 나도 지지 않고 사 모았다. 다행히 지금은 거실에 유리 그릇장이 생겨 안전하게 진열해둔다. 혹시 또 깨질지 몰라 꺼내지 않고 주로 감상하는 용도로 쓴다. 여기까지 쓰고 보니 과연 이를 ‘지지 않고’ 사 모았다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나는 이제 튀케가 무엇을 깨도 화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공중권 건물 위 하늘을 개발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국내에는 아직 공중권 거래 제도가 없지만, 미국에선 10층 높이가 한도인 지역에서 20층 건물을 지으려는 건물주가 인근 저층 건물의 이것을 사기도 합니다.
지하권 토지의 지하 부분만 사용하는 권리입니다. 국가에 따라 이것을 토지 소유자의 권리로 인정하는 곳도 있지만, 일부만 인정하는 나라도 있다고. 우리나라에선 땅속 광물에 대해 토지 소유자의 소유권이 미치지 못한다고 봅니다.
제주 바다
해가 떠오르는, 해가 지는, 일렁이는, 포효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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