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분양가가 기존 집값 시세보다 비쌉니다.
[2] 경매 감정가도 시세보다 비싸고요.
[3] 집값 하락 속도가 빠른 탓입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요!
집값이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분양가가 인근 집값보다 높아지는 현상도 뚜렷합니다. 내년에도 시장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분양가의 집값 역전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거란 전망입니다. 오늘 부딩은 ‘분양가 역전 현상: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요!’에 대해 다룹니다.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요!
집값 하락 속도가 빠릅니다. 이에 분양가¹⁾가 인근 집값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최근 서울 성북구에서 분양한 한 단지의 전용면적 84㎡(약 33평) 분양가는 9억 원대 초반에서 10억 원대 초반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입주한 인근 한 단지의 같은 크기 매물은 12월 현재 8억5000만~9억5000만 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대구 등 집값 낙폭이 큰 지방에서 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check! 최근 분양시장의 분위기를 압축한 문장으로 “로또 청약²⁾은 없다”가 떠오릅니다. 기존 집값은 떨어지는데 자재값 인상 등으로 분양가는 오르고 있어 전처럼 ‘당첨만 되면 몇억 원은 보장’은 틀린 얘기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¹⁾ 분양가: 건설 주체가 아파트를 처음 사람들에게 나눠 파는 가격을 말합니다.
²⁾ 로또 청약: 당첨 시 로또만큼 큰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는 아파트 청약을 말합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등을 통해 새 아파트의 분양가를 주변 아파트값보다 낮게 통제해 이것이 가능했습니다.
감정가가 시세보다 비싸요!
경매로 나온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지난 11월 30일 경매시장에 나온 서울 노원구 한 단지의 전용면적 59㎡(약 25평) 감정가는 7억7500만 원이었습니다. 하지만 매매시장에 나온 같은 단지 같은 면적의 12월 현재 매물 시세는 6억6000만~7억3000만 원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경매시장에서 외면받은 아파트의 행방요? 유찰을 거듭한 후에야 새 주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낙찰가율¹⁾은 자연스레 낮아집니다.
check! 지난 11월 실시한 서울 아파트 경매 114건 중 18건만 낙찰, 낙찰율²⁾이 15.8%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쓰기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¹⁾ 낙찰가율: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입니다. 낙찰가율이 90%면 감정가가 10억 원인 물건을 9억 원에 낙찰받았다는 뜻입니다. 낙찰가율이 100%면 시세를 다 주고 산 것과 다름없단 뜻이겠죠.
²⁾ 낙찰율: 경매에서 낙찰되어 새 주인을 찾은 비율을 말합니다. 낙찰률이 90%라면 경매 10건 중 9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는 얘기입니다.
계약 포기합니다
이처럼 분양가가 시세보다 비싸거나, 감정가가 시세보다 비싼 현상이 뚜렷해지며 청약 자체를 외면하는 이도 늘었습니다. 안전마진¹⁾이 없는데 청약을 왜 하느냐는 겁니다. 이런 인식은 수치로도 나타납니다. 올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²⁾은 4만7217가구로 작년 10월 대비 235.5% 증가했습니다. 미계약³⁾도 늘었습니다. 올 1월부터 11월까지 수도권에서 나온 미계약 물량은 7363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2698가구)에 비해 2.7배 증가했습니다.
check! 국토교통부가 집계한 전국 미분양 주택은 ▲4월 2만7180가구 ▲5월 2만7375가구 ▲6월 2만7910가구 ▲7월 3만1284가구 ▲8월 3만2722가구 ▲9월 4만1604가구 ▲10월 4만7217가구 등 6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¹⁾ 안전마진: 새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저렴해 이익을 볼 수 있는 금액 수준을 말합니다. 2022년 초만 해도 서울 등 웬만한 지역에선 안전마진으로 2억~3억 원을 잡았습니다. 쉽게 말해 새 아파트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가격보다 1억 원 싸면 청약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²⁾ 미분양: 분양 물량보다 청약자가 적은 상태나 그렇게 해서 나온 재고를 말합니다. 즉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³⁾ 미계약: 청약에 당첨됐지만 계약하지 않은 상태나 그 물량을 말합니다. 즉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은 넘었지만 계약 포기자 등이 나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내년 분양시장의 향방은?
이런 가운데 시장에선 내년 분양시장을 판가름할 가늠자로 서울의 한 단지를 주목합니다. 재건축을 통해 1만2032가구(일반분양 4786가구)의 역대 최대 규모 단지로 서게 될 올림픽파크 포레온입니다. 참고로 최근 이 단지는 1순위 청약 결과 평균 경쟁률 3.7 대 1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에서 청약 모집 수를 채웠습니다. 다만 내년 1월 초 실제 계약 시점에 미계약이 대량 발생하면 시장에 큰 영향을 줄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check! 지난해 서울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164.1 대 1이었습니다.
2022년 마지막 행복주택 청약
LH가 12월 12일부터 15일까지 행복주택¹⁾ 8개 단지, 3835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진행합니다. 올해 나오는 마지막 행복주택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 6개 단지, 지방 2개 단지입니다. 올 들어 행복주택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집값 하락에 내 집 마련을 미루고 공공임대로 눈을 돌리는 젊은 층의 수요가 늘고 있어섭니다. 청약 신청은 LH청약센터(apply.lh.or.kr)를 통해 가능합니다.
¹⁾ 행복주택: 만 19~39세 미혼 청년과 대학생, 신혼부부 등을 위한 공공임대주택입니다. 전용면적 16~59㎡(약 5~25평)에서 최장 20년간(청년은 6년간) 주변 시세의 60~80% 수준 임대료로 살 수 있습니다. 다른 공공임대주택과 차이요? 청년이라면 무주택 세대 구성원이 아니어도 소득 기준만 맞으면 입주가 가능합니다.
전셋값 낮춘 재계약 50% 증가
역전세¹⁾가 번지고 있습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계약을 갱신한 전국 전세 거래 중 이전 보증금보다 낮은 가격에 재계약한 사례는 125건에 달했습니다. 전년 동월(84건) 대비 약 49% 늘어난 수준입니다. 단, 아직 역전세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10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²⁾은 62%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9월(41%)보다는 높다는 겁니다.
¹⁾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황을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3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세입자)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입니다. 이때 임대인(집주인)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²⁾ 전세가율: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을 말합니다. 10억 원짜리 집의 전세가 8억 원이면 전세가율은 80%.
대구, 전국 미분양 수 1위
대구 전역에서 미분양이 쌓이고 있습니다. 규제지역¹⁾에서 풀렸지만 규제완화 효과가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조정대상지역에서 풀린 올 7월 5일(수성구는 9월 26일) 이후 대구에서 분양한 16개 단지 중 15개 단지는 2순위 청약까지 진행했음에도 미달이 났습니다. 현재 미분양 수준요? 올 10월 기준 1만830가구로 전국 미분양 수 1위를 기록했습니다.
¹⁾ 규제지역: 집값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아 투기가 성행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지역 중 특정한 세부 요건을 충족한 곳을 말합니다. 가령 규제지역 중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을 집값의 40%로 제한하는 등 대출과 청약, 세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제를 받습니다.
안 사요!
20·30대의 부동산 매수세가 다시 꺾였습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기준 지난 10월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은 26%로 집계됐습니다. 8월 28.6%, 9월 34.7%로 반등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내려앉은 겁니다. 8월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생초자)¹⁾의 LTV²⁾ 상한을 80%로 올리고, 대출한도도 기존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높이는 등 규제완화가 반등의 시발점이 됐지만 약발이 떨어진 겁니다.
¹⁾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세대 구성원 전원이 지금까지 한 번도 집을 가진 적이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주민등록등본 기준 같은 세대에 속한 모두가요. 전에 집을 팔아 현재 무주택자가 되었다면 생초자가 아닙니다.
²⁾ LTV: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그 비율을 말합니다. LTV 80%라면 5억 원짜리 집을 담보로 최대 4억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낙찰률
경매시장에 아파트가 쌓이고 있습니다. 한 경매 기업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국 아파트 낙찰률은 32.8%로 13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같은 시기 서울은 14.2%를 기록했는데, 이는 10채 9채가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는 말입니다. 다만 경기도 아파트 낙찰률은 같은 시기 40.8%를 기록해 선방했습니다. 심지어 전월 31.9% 대비 8.9%p 올랐습니다. 경기도 외곽의 감정가 2억 원 이하 아파트에 응찰자가 몰렸다는 평입니다.
겨울밤에 더 잘 어울리는 마르셋의 MVV 조명
#6 겨울의 식탁등 흰 컵보드에 베이지색 쪽타일이 반듯하게 붙은 단정한 주방. 개수대 쪽엔 무광 스테인리스 벽수전과 가로로 나란한 2구짜리 전기 콘센트가 붙어 있다. 그리고 천장엔 주방에 두기엔 조금 크다 싶은 펜던트 조명이 달려 있다. 그날도 나는 평소 좋아하는 잡지 <Open House>를 뒤적이며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을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군더더기 없고 약간의 건조함이 느껴지는 그 주방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 멋진 공간을 이루는 저 많은 요소 중 내 것이 될 수 있는 게 있을까? 하얀 컵보드와 조명은 가능했다. 당시 인테리어 공사를 앞둔 우리 집 주방을 위해 미리 100각(가로세로 100mm)짜리 밝은 갈색 타일을 골라둔 터였다. 그래도 분위기가 사진 속 베이지 타일에서 아주 크게 엇나가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면을 펼쳐놓고 이리저리 각도를 따져보니 지름이 꽤 커 보이는 사진 속 조명은 우리 집의 좁은 주방에 달기엔 너무 컸다. 아무리 생각해도 식탁 위 말고는 지름이 45cm인 펜던트 조명을 설치하기에 적당한 곳은 없었다. ‘안 어울리면 사무실에 써야지’ 하며 사진 아래 캡션을 눈으로 훑었다. ‘MVV’라는 이름의 조명은 스페인 마르셋(Marset)의 제품이었다. MVV라는 이름은 건축가이기도 한 디자이너의 이니셜을 따왔다. 하지만 아쉽게도 브랜드 홈페이지에선 조명을 판매하지 않았다. 나는 포기하지 않고 인터넷을 뒤져서 판매 사이트를 찾아내 조명을 주문했다. 몇 주 후에 도착한 조명 패키지는 예상과 달리 납작했다. 뜯어보니 플라스틱 뼈대에 원목 필름이 붙은 8개의 플라스틱판을 끼워서 완성하는 형태였다. 사진으로만 보고 원목일 거라 생각한 거였다. 예상과는 사뭇 다른 구성품이었지만 조립을 끝내고 불을 켜니 내가 원하던 그 조명이 맞기는 했다. 그리고 그 불빛은 나의 둥근 원목 식탁과 원래 한 쌍인 듯 어우러졌다. 조명을 설치한 그 밤에 거실의 펜던트 조명만 켜두고 식탁에 앉아 음악을 들었다. 그때도 12월이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얇게 잘라낸 체리목 갓에 노란 빛이 감도는 모습을 올려다본다. 따뜻한 색을 뿜어내는 나의 식탁등 불빛은 아무래도 겨울밤에 가장 어울리는 질감인 것 같다.
떳다방 분양권전매(청약에 당첨되면 주어지는 권리를 되파는 행위)를 알선하는 브로커를 말합니다. 과거 모델하우스 앞에서 파라솔을 펴고 불법영업을 했다면 최근엔 온라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청약에 당첨된 이에게 매수 대기자를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화했습니다.
슬럼(slum) 도시에서 주거, 경제, 치안이 아주 나빠진 지역을 말합니다. 이와 관련해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곳은 뉴욕 맨해튼 할렘(Haarlem). 단, 할렘 역시 대규모 재개발이 이뤄져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노을
요즘 노을이 예뻐서 꼭 천국에 있는 것 같다.
사진 제공. @__limpide.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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