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가 틀렸어요
국민 민원을 처리하는 국민권익위원회가 국토교통부를 콕콕 찔렀습니다. 부동산중개수수료가 비싸다고 아우성이니 손 좀 보면 어떻겠느냐고 말입니다. 국토교통부요? 손보겠다고 했습니다. 이에 공인중개사들이 울상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합니다. 오늘 부딩 뉴스레터는 ‘중개수수료 인하: 번지수가 틀렸어요’에 대해 다룹니다.
중개수수료 개편?
늦어도 7월 전 새로운 부동산중개수수료 체계가 나옵니다. 국토교통부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중개수수료 인하 권고안에 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게 그 배경입니다. 권익위 권고안 중 실행 가능성이 높은 부분은 거래금액 구간을 기존 5단계에서 7단계 이상으로 쪼개는 겁니다. 0.4∼0.9%의 상한 요율*을 고정 요율**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되었습니다. 권익위의 안이 확정되면 10억 원 아파트를 사고팔 때 중개수수료는 900만 원에서 550만 원으로, 보증금 6억5000만 원 전세의 중개수수료는 520만 원에서 235만 원으로 떨어집니다.
*법에서 정한 상한율 이하에서 손님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수수료를 정하는 겁니다. **법에서 정한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걸 말합니다.
근데 왜 갑자기 개편?
그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올라도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현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평균 가격은 9억 원 돌파가 코앞이라 앞으로 아파트를 사는 사람 절반 이상이 최고 상한 요율(0.9%) 수수료를 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서입니다. 고가 전세의 경우 집을 살 때보다 많은 중개수수료를 내는 일이 벌어진 것도 이유 중 하나입니다. 왜 그랬는지는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번지수가 틀렸어요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현시점 중개수수료 개편에 강하게 반발하는 공인중개사들이 있는가 하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평온한 이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상반된 의견에서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수수료 개편 좋아!: “그간 9억 원 넘는 집 팔아주고 0.9%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었음. 많이 받아야 0.6% 정도였고 안 주면 0.3%도 있었지. 근데 정부에서 고정 요율로 바꿔준다고? 우리야 서로 얼굴 붉힐 일 없고 생큐임.”
수수료 개편 싫어!: “우리나라 중개수수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편도 아님. 그리고 공인중개사가 부동산 가격을 올렸음? 중개수수료는 어디까지나 공인중개사들의 생존 문제임. 소비자의 시선에서 그게 비싸니 좀 깎자는 식의 논리로 접근하지 마셈.”
그런가 하면 소비자 쪽에서도 상반된 주장이 나옵니다. 이쯤 되면 권익위의 권고안을 두고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해야 하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수수료 개편 좋아!: “간만에 반가운 소리! 공인중개사들 그간 하는 일에 비해 수수료 너무 많이 받아먹었음. 중개수수료와 세금 때문에 집값이 더 올랐다는 생각이 들 정도임. 그렇다고 서비스가 좋음? 사고 터지면 늘 나 몰라라임.”
수수료 개편 싫어!: “이번 정부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에 힘쓰며 비싼 집을 가진 이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를 일관되게 추진해왔음. 근데 뭐? 그들을 위해 중개수수료를 파격적으로 줄여줘? 이게 정말 권익위에서 말하는 공정임?”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장에선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입니다. ‘낯선 손님’인 권익위가 중개수수료 조정의 총대를 멨다는 점이 한몫한 것 같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입장은 조금 복잡합니다. 공인중개사업계에 그간 엄청난 규제를 쏟아낸 이들이기에 결과적으로 권익위가 총대를 메서 한결 부담을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집값 안정이 절실한 상황에서 굳이 규제완화 효과를 가져올 중개수수료 조정안을 검토할 이유도 많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월세금지법 시행
2월 19일부터 수도권에서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는 분양가상한제 대상 아파트는 입주 시 최대 5년 동안 전월세를 놓을 수 없는 일명 ‘전월세금지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정부는 로또 청약을 막기 위해 의무 거주 조건을 강화했지만, 시장에선 그 때문에 새 아파트의 전월세 물량이 사라질 거라는 분석입니다. 만약 집을 팔고 싶다면 LH에 분양가로 넘겨야 합니다.
비상! 유물 발견
3기 신도시 중 한 곳인 인천 계양지구에서 고려·조선시대 유물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이에 문화재청은 사업 시행자인 LH와 iH(인천도시공사)에 유물 보존 대책을 통보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불과 3일간 진행한 연구원의 현장 조사 결과 유물이 수두룩하게 확인했다는 겁니다. ‘인천 계양테크노밸리’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길 걸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명운을 걸고
문재인 대통령이 2·4 부동산 대책을 중심으로 집값과 전월세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국토교통부의 명운을 걸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지금 국토교통부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 정책이라며 이같이 강조한 겁니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주거 안정화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포에서 강남까지 20분대
빠르면 오는 6월 GTX-D노선이 확정됩니다. 이에 GTX-D노선 유치를 둘러싸고 지자체의 신경전이 거셉니다. 현시점 경기도가 제안한 노선은 김포에서 시작해 하남까지 이어지는 동서 라인, 서울시에선 강동구와 강서구, 송파구가 노선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GTX-D노선이 완공되면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강남까지 20분대 주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반분양
청약홈(applyhome.co.kr)이 공개한 청약 정보 중 서울과 수도권 위주로 소개합니다.
매수우위지수
KB부동산 리브온이 내놓는 매수우위지수는 0~200 사이의 숫자로 산출되며, 100을 넘으면 집을 사려는 이가 많아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고, 그 미만은 팔려는 이가 많아 집값이 내릴 가능성이 큰 걸 의미합니다.
매주 월요일에 지수를 업데이트합니다. (등록일 2월 8일)
전세수급지수
KB부동산 리브온이 내놓는 전세수급지수는 0~200 사이의 숫자로 산출되며, 100을 넘으면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크고, 그 미만은 공급량이 많아 전셋값이 내릴 가능성이 큰 걸 의미합니다.
매주 월요일에 지수를 업데이트합니다. (등록일 2월 8일)
시청 앞엔 슬픈 전설이 있어
1966년 서울에선 국가적 행사가 열렸습니다. 미국 대통령 린든 존슨이 방한한 겁니다. 행사를 위해 서울 시민 200만 명이 동원되었습니다. 당시 서울 인구는 고작 350만 명이었습니다.
린든 존슨이 서울을 찾은 영상은 전 세계에 전파됐습니다. 근데 해외 교포, 특히 미국 교포들은 그걸 보고 기겁했습니다. 서울시청 주변이 할렘가보다 못했기 때문입니다. 급기야 이들은 한국 정부에 탄원서까지 보냈습니다. 시청 주변 좀 깨끗이 해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서울시청 앞 ‘더플라자’는 그 시절 서울시의 ‘해결책’이었습니다. 서울광장 뒤편, 무너져가던 화교 집단 거주지인 북창동 일대를 완벽히 가렸기 때문입니다. 이 호텔이 가로는 길고 세로는 짧은 병풍 모양인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배산임수
집이 남향일 때 북쪽엔 산이, 남쪽엔 강이 있는 걸 말합니다. 뒤쪽의 산은 집에 생기를 불어넣고 앞쪽의 물은 땅의 기운이 모이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예부터 명당으로 통했죠. 지금도 국내 재계 인사들은 주거지를 택할 때 이 조건을 최우선으로 꼽습니다.
풍수지리
산과 땅, 물의 흐름을 읽고 이것을 길흉화복에 연결하는 지리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기분이 좋아지는 환경’. 우리 조상은 집터나 묫자리를 구할 때 이를 근거로 했습니다. 고려와 조선이 개경과 한양을 수도로 정할 때도 이를 고려했다고 하죠.
주차장 아님
아스팔트로 만든 바다에서 달리는 아이들.
사진 제공.@wooks_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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