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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기름 사이



물과 기름 사이

정부가 곧 발표할 부동산중개수수료 개편안을 놓고 공인중개사 측과 소비자 측이 물과 기름처럼 서로 대립하고 있습니다. 고가 주택 중개수수료를 낮추는 데엔 이견이 없지만 중저가 주택 중개수수료를 어떻게 할지 합의하지 못해서입니다. 오늘 부딩은 ‘부동산중개수수료 개편안: 물과 기름 사이’에 대해 다룹니다.




중개수수료 왜 고침?

집값이 급등함에 따라 소비자가 중개수수료 상승분까지 떠안게 되어서입니다. 집값 급등과 중개수수료 상승의 관계요? 우리 중개수수료는 거래금액이 비쌀수록 오르는 구조입니다. 이에 집값이 오르며 사람들의 불만이 쌓이자 국민권익위원회가 올 초 국토교통부에 중개수수료 상한 요율*을 손보라고 권했고, 곧 정부가 중개수수료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죠.

*집을 중개한 대가로 공인중개사가 받을 수 있는 최대 한도 수수료입니다. 이따금 이를 ‘고정 요율’로 착각해 공인중개사가 제시하는 액수를 고스란히 내는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는 잘못입니다. 실제로 중개수수료는 상한 요율 아래에서 중개사와 소비자 간 협의를 통해 정하는 게 정석.

중개수수료 얼마나 올랐길래?

5년 전 5억 원대 중반이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올해 7월 9억4000만 원으로 정부의 고가 주택 기준(9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에 매매 중개수수료도 껑충 뛰어 2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4.6배 가까이 올랐고요. 물론 현행 중개수수료는 매수자와 매도자 양쪽에서 모두 받습니다.

*주택이나 아파트를 가격 순으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가격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5억, 7억, 9억, 14억, 18억, 22억, 35억 원짜리 주택의 중위가격은 14억 원이죠. 평균가격은 약 15억7000만 원입니다.



정부의 해결책은 무엇?

정부는 최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세 가지 안을 내놨는데, 그중 두 번째 안이 가장 유력합니다. 이걸 적용하면 10억 원짜리 아파트를 매매할 경우 중개수수료는 기존 900만 원대에서 39% 낮은 550만 원으로 크게 떨어집니다. 전세 중개수수료는 더 많이 떨어지는데, 서울 전세 중위가격인 6억 원짜리 전세 거래라면 현재 48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내려갑니다.




물과 기름 사이

여하튼 현재 논쟁의 핵심은 이겁니다. 9억 원 이상 고가 주택 중개수수료 요율 인하의 필요성에 대해선 공인중개사와 소비자 양측이 모두 공감하나 6억 원 이하, 즉 서민 주택 수요가 몰린 중저가 주택의 중개수수료 인하에 대해선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 양측의 대표적 입장은 아래와 같습니다.


  • 소비자 측: “서민이 주로 거래하는 6억 원 이하 집에 대해선 요율을 유지하면 개편이 무슨 의미임? 또 지난 몇 년간 중개수수료가 오른 만큼 서비스가 좋아짐?”


  • 공인중개사 측: “노노노. 공인중개사는 거래가 성사돼야 돈을 받는 ‘복불복’ 직업임. 수수료를 내렸는데 경기가 식어 부동산 거래량이 줄면 그 타격은 누가 책임짐?”


전문가들의 입장은?

현재 일부 전문가들은 우리 중개 서비스의 질을 감안해 거래금액과 상관없는 ‘단일 요율’을 적용하자는 목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또 우리 중개수수료가 외국에 비해 아주 비싼 것도 아니니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공인중개사의 생존권 또한 일부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요.

중개수수료 개편안 언제 나옴?

현재 정부는 마지막까지 양측의 입장을 잘 반영해 중개수수료 개편안을 확정 짓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럼 올가을 이사철부터 일부 구간에 한해서라도 중개수수료 인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단, 정부가 최종안을 발표하되 지자체 실정에 맞게 조정해 적용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둔 만큼 고가 주택이 몰린 서울에선 시행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정부가 새로운 중개수수료 권고안을 내놨을 때도 전국에서 가장 늦게 이를 적용한 곳이 서울이었기 때문입니다.




강서구의 깡통전세

서울에서 올 상반기 신축 다세대·연립주택(빌라) 전세 거래는 2752건이 이뤄졌는데, 그중 26.9%(739건)가 전세가율*이 90%를 웃도는 깡통전세**로 조사됐습니다. 심지어 전세가가 매매가와 같거나 높은 경우도 19.8%(544건)에 달했다고. 특히 강서구의 깡통전세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 전세 거래 351건 중 290건(82.6%)이 전세가율 90%를 상회했습니다.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을 말합니다. 3억 원짜리 집의 전세가 2억4000만 원이라면 전세가율은 80%입니다. 전세가율 상승은 갭투자 문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통상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금과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합한 금액이 집값의 70%를 넘을 때 이렇게 부릅니다. 깡통전세는 전세 계약 만기 이후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금을 제때에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고, 경매에서 낙찰된 금액으로 대출금을 갚고 나면 세입자에게 돌려줄 전세보증금이 모자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신 갚아준 돈 역대 최고치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HUG가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통해 대신 갚아준 금액이 지난달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7월 한 달에만 HUG가 세입자에게 554억 원(259건)을 지급(대위변제)한 겁니다. 참고로 전세보증금 반환 사고를 겪은 세입자는 대부분 다세대·연립주택(빌라)에 전세를 얻은 신혼부부 또는 갓 취업한 사회 초년생이라고 합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증상품입니다. 보증기관은 추후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회수합니다.

베를린시의 ‘국유화’ 투표

독일 베를린시는 시내 부동산 기업이 소유한 부동산을 국유화하는 법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오는 9월 실시합니다. 이 시민투표에서 과반 찬성표가 나오면 베를린 시내의 주택 24만여 채가 국유화됩니다. 고질적 부동산 문제를 시민의 힘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이 이슈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베를린시는 지난해에 향후 5년간 월세 임대료를 동결하기도 했습니다. 단, 이후 독일 대법원은 이에 대해 위헌판결을 내렸습니다.


시민투표 참여 캠페인에 나선 베를린 시민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시위 돌입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중개수수료 개편에 반대하며 청와대와 국회, 국토교통부 등 전국 각지에서 협회장의 단식투쟁을 시작으로 시위에 나섭니다. 핵심은 정부가 중개수수료 인하 방침을 내세우며 협회와 진정성 있는 협의를 하지 않았다는 것. 즉 밀어붙이기식 중개수수료 인하에 반대한다는 겁니다.




토지 보상금

국가가 나랏일을 하기 위해 개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의 재산권을 강제로 가져가며 보상해주는 돈을 말합니다. 내 땅이 신도시 개발과 같은 공익사업시행지구에 포함되면 예외 없이 보상금을 받고 내줘야 하죠. 토지 보상으로 들어온 돈은 다시 토지 구입으로 나간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택지

집을 지을 땅을 말합니다. 정부나 지방 공공기관이 개발한 땅은 ‘공공택지’, 기업이나 개인이 개발한 택지를 ‘민간택지’라고 합니다. 현재 정부는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모두에서 ‘이 가격 이상으론 집 못 팔아!’라고 강제하는 분양가상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런 날

왜 가다가 뒤돌아보는 눈길이 너무 눈부신 그런 날 있잖아. 🐠


사진 제공. @nnnyr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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