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금리는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전망입니다.
[3] 금리 하락에 가계대출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앞으로 약 8주간 매주 금요일에 ‘FRAME: 성보람의 집과 정성’을 연재합니다. 필자 성보람(@milkywaybook)은 <마리끌레르>와 <노블레스> 등의 에디터로 일했습니다. 부딩의 삽화와 ‘한 톨 부동산 만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녀는 사람들이 집에서 정성을 다하는 순간을 발견, 기록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돌아온 3%대 금리
주택담보대출 최저 금리가 3%대로 돌아왔습니다. 금리는 앞으로 더 떨어질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이 때문인지 집을 사거나 월세에서 전세로 옮기는 이도 늘고 있습니다. 오늘 부딩은 ‘주담대 금리 하락: 돌아온 3%대 금리’에 대해 다룹니다.
돌아온 3%대 금리
5월 16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¹⁾ 금리 하단이 3%대(고정형 연 3.63~5.79%, 변동형 연 3.97~6.79%)를 기록했습니다. 올 초 5%에 육박하던 금리 하단이 2%p 가까이 내려간 겁니다. 특히 고정형 주담대 최저 금리(연 3.63%)는 2021년 9월 말(연 3.22%) 이후 가장 낮습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²⁾ 인상을 본격화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간 셈입니다.
check! 2021년 9월 말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75%였습니다(현재 3.5%). 즉 기준금리는 당시보다 2.75%p 올랐지만 주담대 금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 없는 겁니다.
¹⁾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구매할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이미 구매한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즉 집을 사려는데 돈이 부족해 대출을 받거나, 매수한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 등을 빌리는 케이스입니다.
²⁾ 기준금리: ‘은행들의 은행’인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이자율을 몇 퍼센트로 할지 기준을 정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통상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은행 이익) 등을 더해 산정합니다.
금리 더 떨어질 전망
주담대 금리가 떨어진 이유요?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¹⁾가 내려갔기 때문입니다. 4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3.44%)는 현재 기준금리(3.5%)보다 낮습니다. 앞으로 더 낮은 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5월 31일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²⁾을 출시, 금융권의 대출금리 인하 경쟁은 더 심해질 거란 예측이 나옵니다.
¹⁾ 코픽스: 은행이 대출에 쓸 자금을 조달할 때 얼마나 비용(금리)을 들였는지 나타내는 지표를 말합니다. 은행이 대출 영업을 하는 과정에서 ‘원가’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대부분 은행은 이것에 가산금리(은행 이익)를 더해 금리를 정합니다. 이게 내려가면 이를 기반으로 한 변동형 주담대, 전세대출 금리도 떨어집니다. 매달 15일 은행연합회가 이걸 발표하면 이튿날(16일)부터 한 달간 적용합니다.
²⁾ 온라인 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 은행에 가지 않고도 누구나 직접 더 낮은 금리로 대환(대출 갈아타기)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대출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어 금융사는 모객을 위해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정부는 설명합니다.
대출자도 늘어날 전망
금리인하의 영향으로 시장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주택 매수 수요는 물론, 전세대출 부담이 줄며 전세를 찾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매수 수요: △1월 1418건 △2월 2456건 △3월 2980건 △4월 2671건 등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올 들어 석 달째 2000건을 넘어섬(서울부동산정보광장 5월 15일 통계 기준).
전세 수요: △1월 52.3% △2월 55.4% △3월 60.1% △4월 62.7% 등 수도권 빌라 임대차 거래에서 전세 비중이 다시 높아지고 있음(한국부동산원 5월 8일 통계 기준).
금리인하의 명과 암
금리인하로 신규 대출자들의 부담은 줄어들 전망입니다. 반면 가계부채¹⁾는 다시 불어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실제로 올 4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2조4000억 원 늘어 올 들어 처음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빚이 늘면 가계(가정)가 쓸 수 있는 돈이 줄어 금융권의 연체 리스크도 커질 수 있다는 평입니다.
check! 주담대 최저 금리가 3%대로 복귀하며 ‘금리인상 무용론’도 나옵니다. 한국은행이 지속하고 있는 통화긴축정책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¹⁾ 가계부채: 가정에서 생활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나 개인(사업자X)에 대한 대출을 의미합니다.
계도기간 1년 더 연장
정부가 전월세신고제¹⁾ 계도기간을 1년 더 연장합니다. 계도기간만 3년째입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과태료와 관계없이 신고율은 올라가고 있다”며 “전반적 전세제도 개선과 함께 전월세신고제를 시행하겠다”고 했습니다. 계도기간 추가 연장으로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지만, 전월세 계약 이후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는 의무는 유지합니다.
¹⁾ 전월세신고제: 전월세 계약 후 그 내용을 신고하도록 한 제도입니다. ① 보증금이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초과하는 전월세 계약을 하면 ② 임대인과 임차인은 30일 안에 주민센터 등에 신고해야 합니다.
이사비 40만 원 지원
서울시가 청년층에게 부동산중개수수료와 이사비 등 최대 40만 원을 지원합니다. 2022년 11월 17일 이후 서울시로 전입하거나 서울 시내에서 이사 후 전입신고를 마친 만 19~39세(1983년 1월 1일~2004년 12월 31일 출생) 청년 가구가 그 대상입니다. 6월 9일 오후 6시까지 청년몽땅정보통(youth.seoul.go.kr)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전담 콜센터(1877-9358)로 문의하세요.
4개월 만에 1조 원 돌파
임차인이 제때에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 역전세 등이 그 원인입니다. HUG에 따르면 올 들어 4월 말까지 임차인이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은 1조830억 원으로 1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작년 한 해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사고¹⁾ 금액이 1조1726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아주 빠른 속도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습니다.
¹⁾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사고: 임차인이 전세 계약 해지나 만료 후 1개월 안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전세 계약기간 중 경매나 공매로 넘어가 배당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집계합니다.
322가구 모집에 8888명 지원
공공전세주택¹⁾의 인기가 치솟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 공공전세주택 322가구 모집엔 8888명이 지원했습니다. 직전 모집 당시 3386명이 지원한 것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규모입니다. 전세 사기로 보증금을 떼일 우려가 커지며 ‘안전성’을 택한 수요자가 몰렸다는 평입니다. LH는 매년 3회(4·8·10월) 공공전세주택 입주자 모집 공고를 합니다. 무주택 세대구성원²⁾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별도의 소득·자산 기준은 없습니다.
¹⁾ 공공전세주택: LH가 다세대·연립·오피스텔 등을 사들여 시세보다 저렴한 조건으로 빌려주는 공공임대주택입니다. 시세의 90% 이하로 거주할 수 게 특징. 임대보증금만 내면 월 임대료 없이 최대 6년 간 거주할 수 있습니다.
²⁾ 무주택 세대 구성원: 주민등록등본 기준 같은 세대에 속한 모두가 집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인 경우, 그 세대를 이루는 개개인을 말합니다.
미분양 안 사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는 미분양¹⁾을 줄이기 위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집을 팔고 싶으면 분양가를 낮추란 얘기로,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셈입니다. 올 3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물량은 7만2104가구입니다. 참고로 원 장관은 앞서 “미분양 물량을 10만 가구까진 예측 내지 각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¹⁾ 미분양: 분양했지만 팔리지 않은 재고를 말합니다. 즉 청약 경쟁률이 1 대 1을 넘지 못한 상황입니다.
최희주 작가를 그대로 닮은 산뜻한 상차림과 부엌
#1 시원한 환대 어느 초여름 오후, 최희주 섬유 작가의 집에서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마당까지 포함해 20평 남짓한 한옥을 고쳐 사는 작가는 단발을 늘 세련되게 손질하고 바람이 통하는 리넨 옷을 즐겨 입는다. 찾아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기는 작가는 꼭 엄마처럼 다정했다. 곧 달걀샐러드, 올리브오일에 절인 방울토마토 세 알, 참외 세 조각이 담긴 사각 찬합과 캉파뉴 조금, 냉차가 식탁 위에 올라왔다. 찬합의 한 귀퉁이엔 잘 정련된 거즈 타월이 접혀 있었다. 갓 이사해 에어컨을 켤 수 없는데도 시원했던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작가의 자상함 덕분인데, 오래 걸어올 나를 생각해 더위를 식힐 여러 장치를 미리 준비해둔 거다. 달아오른 내 몸은 작가가 바느질한 삼베 방석 위에 풀썩 앉자마자 1°C, 쌉싸름한 냉차를 마시고 1°C, 차갑게 적신 작은 거즈 조각으로 손을 감싸며 또 1°C 내려갔다. 그녀의 나긋한 목소리를 들으며 토마토 냉수프를 떠먹는 동안 나는 끝도 없이 이완됐다. 오랜만에 도쿄에 갔을 때, 20년 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만났다는 작가의 이야기도 인상 깊었다. 나라면 연락한 지 20년 된 친구에게 대뜸 전화해 만나자고 할 수 있을까? 나도 언젠가 그런 전화를 걸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우리는 때때로 나답지 않은 용기를 낼 때 몰라보게 성장한다. 그날 나는 해가 넘어가는 것도 모르고, 오래 끓인 토마토수프처럼 뭉근해져선 아무 근심 없는 사람처럼 쉬었다. 산해진미로 식탁을 가득 채운, 격식을 차려야 하는 식사 자리가 왠지 불편할 때 내 귓가엔 어김없이 그날의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온다. 그 집의 소박하고 시원한 환대가 그리워지는 계절이 오고 있다.
임장 부동산 구입에 앞서 직접 가서 확인하는 현장 답사를 말합니다. 부동산중개업법에도 “집을 사기 전 대상지를 여러 번 방문하고 주변 환경을 살펴보는 것”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최근엔 대신 인기 주거지에 나가 주택을 둘러보는 임장 유튜브 방송도 다양합니다.
알박기 개발 예정지를 미리 알고 그 땅 일부를 사들여 개발을 방해하다, 개발 사업자에게 고가로 되파는 투기 수법을 말합니다. 가끔 아파트 단지 가까이 꼭 붙어 있는 단독주택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실패한 알박기 사례.
5월 서울
제주도엔 12월부터, 서울엔 5월부터 피는 꽃.
사진 제공. @pancake.phot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