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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무거워진 부채


[1] 가계 빚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 GDP 대비 빚 비율은 세계 3위 수준입니다.

[3] 최근엔 주담대 금리도 다시 치솟고 있습니다.


더 무거워진 부채

가계 빚이 불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땅에서 1년간 벌어들이는 돈보다 이미 빚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가계 빚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최근 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오늘 부딩은 ‘가계부채 세계 3위: 더 무거워진 부채’에 대해 다룹니다.



가계부채 14위→3위

가계부채(빚)¹⁾가 치솟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한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우리나라 GDP 대비 빚 비율은 105%입니다. 우리 땅에서 1년간 버는 돈보다 빚이 더 많습니다. GDP²⁾ 대비 빚 비율은 주요 43개국 중 스위스(128.3%)와 호주(111.8%)에 이어 3위입니다. 2012년 이 비율은 77.3%로 주요국 중 14위였습니다.

  • check! 빚이 이렇게 빠르게 늘어난 이유요? ① 금융기관은 수익성이 좋고 상대적으로 떼일 가능성은 낮은 가계대출에 적극적이고 ② 대출자도 낮은 금리를 지렛대 삼아 자산 투자에 나선 결과라고 한국은행은 분석했습니다.

¹⁾ 가계부채: 가정에서 생활을 목적으로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나 개인(사업자X)에 대한 대출을 의미합니다.

²⁾ GDP: 1년간 한 국가에서 만든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해 더한 금액입니다.





“돈 쉽게 못 빌리게!”

빚의 질도 나쁩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연 소득의 70% 이상(DSR¹⁾ 7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는 대출자가 299만 명에 달합니다. 이 중 갚아야 할 빚이 연 소득을 넘어선(DSR 100% 이상), 사실상 ‘부도’ 상태인 대출자는 175만 명이나 됩니다. 한국은행은 이에 DSR 등 대출 규제의 예외를 줄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쉽게 큰돈을 못 빌리게 하자는 겁니다.

  • check! 7월 현재 DSR 규제를 적용하지 않는 대출요? 특례보금자리론²⁾을 비롯해 전세대출, 중도금대출³⁾, 1억 원 이하 신용대출 등입니다. 반면 다른 주요국은 학자금대출 등을 뺀 대출 대부분에 DSR 규제를 적용한다는 분석 결과가 있습니다.

¹⁾ DSR: Debt Service Ratio의 약자로 1년간 갚아야 하는 대출 원리금(원금+이자)이 내 소득 대비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수치입니다. DSR이 40~50%면 1년간 내는 원리금이 연 소득의 40~50% 수준을 넘어선 안 됩니다. 2022년 7월부터 총대출금이 1억 원을 넘으면 개인별 DSR 40% 규제를 받습니다.

²⁾ 특례보금자리론: 9억 원 이하 집을 살 때 최대 5억 원까지 최저 연 3.25% 금리로 빌려주는 정부표 주택담보대출입니다.

³⁾ 중도금대출: 아파트를 짓는 동안 5∼6차례에 걸쳐 받는 대출을 말합니다. 통상 분양가의 60% 수준입니다.


한 달 새 7조 원 증가

이런 가운데 가계 빚은 더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올 6월 주택담보대출(주담대)¹⁾만 7조 원 늘었습니다. 부동산시장이 뜨겁던 2020년 2월(+7조8000억 원) 이후 최대 증가 폭입니다. ① 집값이 더는 떨어지지 않을 거란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든 데다 ②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대출이 늘어난 영향이란 평가입니다(1월 2만2000가구→6월 4만2000가구).

¹⁾ 주택담보대출: 집을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걸 말합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구매할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이미 구매한 집을 담보로 빌리는 경우. 즉 집을 사려는데 돈이 부족해 대출을 받거나, 매수한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 등을 빌리는 케이스입니다.


더 무거워진 부채

최근 대출자들의 화두는 금리입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¹⁾를 연 3.5%로 네 번 연속 동결했지만 5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올 1월 ‘고금리’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입니다(7월 17일 기준 연 4.35~6.14%). 새마을금고 사태²⁾와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 등으로 자금 확보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인데, 이에 대출자들의 원리금 상환 압박은 더 심해질 전망입니다.

  • check! 단, 우리나라 가계 빚은 그 규모에 비해 연체율은 낮은 편입니다. 돈을 잘 버는 사람들이 빚을 더 많이 내서입니다. 소득 상위 40%가 전체 가계 빚의 76%를 지고 있어 상황이 좀 어려워져도 연체율은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겁니다.

¹⁾ 기준금리: ‘은행들의 은행’인 한국은행이 시중은행에 돈을 빌려줄 때 이자율을 몇 퍼센트로 할지 기준을 정하는 거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통상 은행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은행 이익) 등을 더해 산정합니다.

²⁾ 새마을금고 사태: 올 6월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대출 연체율이 6%대까지 치솟은 사실이 알려지며 불안을 느낀 일부 예금자가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에 나선 사건을 말합니다.

수도권 분양가 43%는 땅값 HUG에 따르면 올 6월 서울 아파트의 분양가¹⁾ 대비 땅값 비율은 55%입니다. 분양가가 10억 원이면 땅값은 5억5000만 원인 겁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과 전국 아파트의 분양가 대비 땅값 비율은 각각 43%, 38%로 나타났습니다. 분양가 대비 땅값 비율이 다른 이유는 지역별 땅값 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물론 같은 지역이라도 학군과 역세권 등 입지에 따라 분양가 대비 땅값 비율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¹⁾ 분양가: 건설 주체가 아파트를 처음 사람들에게 나눠 파는 가격입니다. GTX-D 종점, 용산역→서울역 서부권광역급행철도(일명 GTX¹⁾-D노선)를 서울역까지 잇는 사업을 추진합니다. 애초 계획은 경기 김포시 장기역에서 부천종합운동장역 간 21.1km를 신설하고, GTX-B노선을 공유해 여의도역과 용산역 등 서울 도심까지 잇는 거였습니다. 한데 그 종점을 기존 용산역에서 서울역까지 늘린 사업계획으로 최근 예비타당성조사²⁾를 신청한 거로 밝혀졌습니다. 장기역에서 열차를 타면 서울역까지 약 32분 걸릴 전망입니다.

¹⁾ GTX: 지하 40m에 터널을 뚫고 노선을 직선화해 기존 지하철보다 3배 이상 빠르게 달리는 열차로 이해하면 쉽습니다. A노선은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고, B와 C 노선은 공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²⁾ 예비타당성조사: 나랏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을 해도 될지 말지 따지는 조사를 말합니다. 세금 낭비를 막는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죠. 줄여서 ‘예타’라고도 부릅니다.



상반기 사고 금액 1조8000억 원 돌파

전세금반환보증보험¹⁾의 보증 사고 금액²⁾이 또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HUG에 따르면 6월 보증 사고 금액은 4443억 원으로 전달(5월 3251억 원)보다 36.7% 늘어 처음으로 4000억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올 상반기 보증 사고 금액은 약 1조8525억 원입니다. 6개월 만에 이미 2022년 한 해 보증 사고 금액(1조1726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시장은 역전세³⁾가 내년 상반기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¹⁾ 전세금반환보증보험: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으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보증상품입니다. 보증기관은 추후 임대인에게 전세보증금을 회수합니다. 이를 운용하는 기관은 HUG와 SGI서울보증, HF까지 세 곳입니다.

²⁾ 보증 사고 금액: 임차인이 전세 계약 해지 또는 종료 후 1개월 안에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계약기간 중 경매(공매)에 넘어가 배당 후 보증금을 받지 못한 경우를 기준으로 한 금액입니다.

³⁾ 역전세: 전세 계약 시점보다 만기에 전셋값이 떨어진 상황을 말합니다. 내가 2년 전에 3억 원을 보증금으로 냈는데, 계약이 끝날 때 전세 시세가 2억5000만 원으로 떨어져 새로운 임차인 A가 이 가격에 전세 계약을 맺는 상황입니다. 이때 임대인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A에게 받은 보증금 2억5000만 원에 5000만 원을 더해 내게 돌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서울, 10년간 인구 감소 1위

지난 10년간 서울 인구는 77만 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서울 인구는 약 943만 명(2012년 약 1019만 명)으로 10년간 -7.5%의 감소율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부산(-6.2%), 대구(-5.7%), 전북(-5.5%), 대전(-5.1%)의 인구 감소율을 뛰어넘어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그 원인요? 집값 상승 때문입니다. ‘지역 소멸’ 위기를 겪는 여느 지자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입니다.


민간 건설사도 동영상 남겨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민간 건설사도 건설 동영상을 기록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공공 건설 현장의 모든 시공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이를 민간분양¹⁾에도 적용하잔 겁니다. 서울시는 관련 법령을 고치기 전 ‘건축허가 조건’으로 민간분양 아파트의 주요 공정별 사진·동영상을 촬영해 보관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¹⁾ 민간분양: 삼성물산이나 현대건설 등 민간기업이 분양하는 걸 말합니다. 공공분양에 비해 분양가는 비싼 편입니다.


강원도 산자락에서의 기억을 떠올려 만든 룸 스프레이



#30 강원도에 대한 기억과 룸 스프레이 나는 어린 시절을 강원도에서 보냈다. 강원도에서도 읍면 단위의 ‘진짜 시골’에 살았다. 산과 들이 지척이었다. 봄이면 쑥과 냉이를 캐러, 날이 더워지면 산딸기와 오디를 찾아, 가을엔 밤을 주우러 숲으로 갔다. 나무가 울창한 숲속에 들어서면 고요해지던 세상과 공기가 지금도 선명하다. 지금 사는 집을 처음 보러 왔을 때 거실 테라스 창밖으로 펼쳐진 산자락을 보며 떠올린 건 다름 아닌 강원도에 살던 어린 시절의 기억과 숲 냄새였다. 이 집에서 아침 루틴은 이렇다. 우선 온 집 안의 창문을 열어 바깥 공기를 체크한다. 그리고 침구를 반듯하게 정리한 후 베개 아래에 룸 스프레이를 뿌린다(고양이들에게 향은 좋지 않으니 아래쪽에 살짝 뿌린다). 그런 다음 창밖 공기와 내가 뿌린 향이 섞이길 기다린다. 비슷한 것 같아도 계절과 날씨에 따라 매번 다른 냄새가 나는 게 신기하다. 도심에서 떨어진 삶의 좋은 점 중 하나는 계절의 냄새를 조금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게 아닐까. 자연스레 집 안에서 사용하는 향이 나는 제품도 창밖 공기와 비슷한 걸 찾게 됐다. 이거다 싶은 향을 만나긴 어렵겠다고 느낄 즈음 룸 스프레이를 제작할 기회가 생겼다. 향 제작을 의뢰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숲’이었다. 계절의 명암과 공기가 가장 짙게 느껴지는 곳. 온갖 새소리와 풀벌레 소리, 밤이면 개구리와 곤충의 울음소리가 시작되는 곳. 집을 둘러싼 산자락과 강원도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기억이 만들어내는 머릿속 향기에 가장 가깝게 느껴지는 걸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만든 향기엔 운문을 뜻하는 ‘Verse’라는 이름을 붙였다. 반복되는 음절처럼 내 머릿속에 맴도는 향이었기 때문이다. 여름 장마의 끝자락에 와 있는 오늘 아침 공기에서 열기 가득한 뿌연 수증기 냄새가 났다. Verse 향이 그 수증기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불을 털었다. 들이마시는 공기가 조금씩 기분 좋은 향으로 바뀌어간다. 사실은 다른 누구보다도 나를 위해 만든 룸 스프레이인 것이다.



가계약금 부동산 계약 전 매물을 미리 ‘찜’해두는 의미의 돈을 말합니다. 그 금액은 계약 당사자들이 서로 협의해 정합니다. 다만 이는 우리나라 부동산 법률엔 없는 용어로 이따금 분쟁이 발생하기도 하니 주의하세요.


계약금 부동산을 사고팔거나 임대할 때 계약이 체결됐다는 의미로 내는 돈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계약이 체결됐다는 증거가 되는 돈. 만약 가계약금을 냈다면 계약금에서 그걸 뺀 금액만 지급하면 됩니다.


그 시절

골목길 굽이 지나 집으로 돌아가던 시절.

사진 제공. @sihyung_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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