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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은 거들 뿐


[1] 정부가 5년간 270만 가구를 공급합니다.

[2] 민간이 앞장서고, 공공은 거들기로 했습니다.

[3] 집값이 떨어져도 공급은 이어갈 방침입니다.


공공은 거들 뿐

정부가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5년간 270만 가구를 내놓겠다는 플랜입니다. 전에 공공이 앞장섰다면, 앞으론 민간이 나서서 공급할 수 있게 팍팍 밀어주겠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늘 부딩은 ‘8·16 부동산 대책: 공공은 거들 뿐’에 대해 다룹니다.


핵심은 이것!

정부는 2023년부터 5년간 270만 가구를 공급(인허가¹⁾ 기준)하기로 했습니다. ‘민간이 앞장서고, 공공은 거든다’가 핵심입니다. 주민이 원하는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정부가 판을 깔아주겠다(규제를 풀겠다!)는 겁니다. 공공은 그럼 뭘 하느냐고요? 취약계층 주거복지 등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공공주도’ 공급을 추진한 전 정부의 기조와는 백팔십도 다른 방향입니다. 8·16 부동산 대책과 관련한 보도자료 전문 보기는 여기!

  • check! 공급 물량 ‘270만 가구’는 역대 최대 수준(인허가 기준)입니다. 지난 5년(2018~2022년)간 인허가 물량(257만 가구)보다 13만 가구 많습니다. 특히 서울에만 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는 지난 5년(32만 가구)과 비교해도 50% 늘어난 수치입니다.

¹⁾ 집을 지을 수 있게 인정(인가)하고, 건축행위를 할 수 있게 허가(허가)한다는 뜻입니다. 즉 집을 지을 수 있게 공공기관이 도장(허락)을 찍어줬다는 얘기.

공공은 거들 뿐

공공이 민간을 거드는 방법요? 정부는 크게 세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① 22만 가구 규모의 정비구역 새로 지정¹⁾

② 재건축 규제완화²⁾

③ 행정절차 간소화³⁾

모두 궁극적으로 새 아파트를 더 많이, 더 빠르게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입니다. 다만 정부는 이번엔 대책의 큰 틀만 보여주고 디테일은 9월에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비판도 따릅니다. ‘알맹이’가 빠졌다는 겁니다.

¹⁾ 서울 10만 가구, 경기와 인천 4만 가구, 지방 8만 가구 등 전국에 총 22만 가구 규모의 재건축·재개발지구를 새롭게 지정하는 걸 말합니다.

²⁾ 재건축에 따른 시세차익의 일부를 국가가 가져가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당장 무너질 거 같은 수준이 아니면 재건축사업 진행을 허가해주지 않는 안전진단 기준 완화 등 규제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걸 말합니다.

³⁾ 재건축·재개발사업을 해도 될지 어떨지 공공기관이 검토하는 절차를 줄이거나 아예 없애는 등 규제를 완화하는 걸 말합니다.

집값 떨어져도 공급할까?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점입니다. 통상 공급 계획은 ‘공급부족론(공급이 부족해 집값이 오른다!)’을 불식하기 위해 나오기 때문입니다. 즉 최근 집값이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었는데 이렇게 많은 집을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답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집값이 떨어질 때 공급을 멈추면 다시 폭등합니다!”


공급의 기준은?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또 한 가지, 바로 ‘공급’의 기준입니다. 사실 공급은 분양(집을 파는 것)의 다른 말입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2조에서도 공급을 “주택을 분양하거나 임대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죠. 하지만 그간 역대 정부의 공급 기준은 사안에 따라 들쭉날쭉한 편이었습니다. 가령 정부의 이번 공급 대책도 ‘인허가’ 기준입니다.

  • check! 통상 주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짓습니다. ① 건축행위를 인정하는 ‘인허가’ ② 공사를 시작하는 ‘착공’ ③ 소유자를 결정하는 ‘분양’ ④ 공사를 완료하는 ‘준공(입주)’. 아파트 기준으로 인허가부터 준공까지 평균 36개월이 걸립니다. 이것이 원희룡 장관이 집값 하향세에도 ‘공급’을 내세우는 이유입니다.

1기 신도시는 부글부글!

그런가 하면 이번 대책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이 있는데, 바로 1기 신도시¹⁾에 사는 주민입니다. 이유요? 1기 신도시 특별법²⁾에 대한 내용이 단 ‘한 줄³⁾’만 언급됐기 때문입니다. 대선 전 윤석열 대통령 공약을 거쳐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연말쯤 마스터플랜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이런 식으로 가다간 차기 정부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걱정입니다.

  • check!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관련 계획이 미뤄졌다는 지적에 정부는 곧장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마스터플랜 등을 내놓는 기간이 통상 2~5년인 걸 고려할 때, 정부의 1기 신도시 정비 일정은 속도감 있게 추진되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¹⁾ 경기도 성남시 분당, 고양시 일산, 부천시 중동, 안양시 평촌, 군포시 산본 등 5개 도시에 들어선 30여만 가구의 아파트를 말합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조성했고, 처음 입주한 건 1991년입니다.

²⁾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에 한해 용적률과 건폐율 같은 규제 대상에서 예외로 인정해주는 걸 말합니다. 현행 제도론 사업성이 떨어져 돈이 너무 많이 드니 특별법을 만들어 재건축사업을 하게 한다는 얘기. 왜 1기 신도시만 혜택을 주느냐고요?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섭니다. 특히 1기 신도시는 국가가 계획해 지었으니 정부 차원에서 돌봐야 한다는 주장.

³⁾ ‘연구용역을 거쳐 도시 재창조 수준의 재정비 마스터플랜을 2024년 중 수립할 예정’이라고 언급했습니다.


8월 22일부터 청년월세 지원 접수!

청년에게 월세 20만 원을 1년간 지원하는 ‘청년월세 특별지원’. 정부가 8월 22일부터 복지로(bokjiro.go.kr) 등을 통해 이 사업의 접수를 1년간 수시로 받습니다. 단, 자격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만 19~34세 청년 중 부모와 따로 사는 무주택자로 보증금 5000만 원 이하, 월세 60만 원 이하인 주택에 거주해야 합니다. 이런저런 조건에 부합하면 11월부터 월세가 지급됩니다.

청년원가주택 3000가구 사전 청약

‘8·16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가장 먼저 공급하는 주택은 청년원가주택¹⁾과 역세권첫집²⁾이 될 전망입니다. 정부는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에서 올해 말까지 3000가구 규모의 청년원가주택과 역세권첫집에 대한 사전 청약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정부는 이전까지 이 둘을 구분했으나 앞으로는 하나의 브랜드로 통합해 쓰기로 했습니다. 두 주택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¹⁾ 청년에게 건설 원가 수준으로 공급하는 분양주택을 말합니다. 입주해 5년 이상 살면 정부에 되팔 수 있고, 가격 상승분의 최대 70%까지 입주자가 가져갈 수 있게 한 것이 특징.

²⁾ 청년·신혼부부를 위해 교통이 좋은 역세권에 짓는 분양주택입니다. 국가와 지분을 공유하고 되팔 때 시세차익까지 나누는 지분공유형 주택으로, 분양가가 저렴한 것이 특징. 크게 국공유지활용형과 민간개발연계형으로 나뉘는데, 어느 쪽이든 주변 시세의 반값 수준입니다.


9월에 3만6000여 가구 입주

오는 9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3만6000여 가구에 달할 것으로 한 부동산 기업이 전망했습니다. 지난해 9월(1만7682가구)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으로,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0년 이후 동월 기준 최다 물량입니다. 지역별로는 경기의 입주 물량이 1만3800여 가구로 가장 많습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에선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임대아파트 전셋값이 8억8000만 원?

서울 일원동에서 재건축사업을 통해 공무원 임대아파트를 내놨는데 대거 미달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주변 시세보단 전셋값이 저렴하지만 공무원이 감당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이었습니다. 가격요? 전용면적 59㎡(약 25평)가 8억8000만 원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비싼 전셋값이 책정된 건 과거 서울 변두리 지역이던 개포·일원지구가 현재 금싸라기 땅이 됐기 때문입니다.

또 해제할 수 있어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안정세가 확고한 지역에 대한 규제지역 추가 해제 등을 포함한 부동산 정상화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나갈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¹⁾와 조정대상지역²⁾ 지정 추가 해제를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얘기로 해석됩니다. 이 코멘트는 지난 8월 16일 정부의 첫 대규모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나왔습니다.

¹⁾ 직전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5배를 초과하는 등 주택에 대한 투기가 우려되는 지역으로 정부에서 지정합니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을 집값의 40%로 제한하는 등 대출과 청약, 세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제를 받습니다. 매운맛에 비유하면 ‘아주 매운맛’에 해당합니다.

²⁾ 직전 3개월간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하는 등 집값 과열이 우려되는 지역으로 정부에서 지정합니다. 투기과열지구에 비하면 그 강도가 느슨한 편입니다.

거래 활성화 방안 내놓겠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거래 활성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습니다. 금리인상 등으로 거래절벽을 맞이한 건 이해하지만, 시장의 급격한 충격을 막기 위해 양질의 주택 거래는 이어져야 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시장에선 장관의 코멘트를 다주택자¹⁾ 취득세²⁾ 중과 완화 등으로 해석했습니다. 또 현행 대출 규제완화 대상을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서 무주택자로 넓히는 등 다양한 방안이 나올 거라는 전망도 내놨습니다.

¹⁾ 집을 두 채 이상 가진 이를 말합니다. 한 채는 실거주용, 다른 집은 세를 놓는 식으로 임대수익을 얻고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도 챙길 수 있어 각광받고 있습니다.

²⁾ 일정한 자산을 취득했을 때 내는 세금을 말합니다. 당연히 집을 샀을 때도 이를 내야 합니다.






#23 작은 것들을 위한 화가의 정원 생활 가족들과 밥상에 둘러앉아 떨리는 손으로 유부를 잘라 접시에 올리고 호로록 먹어치우는 하얀 수염이 성성한 94세 노인. 그가 앉은 거실 밖으로 작은 숲, 아니 정원이 있다. 노인의 이름은 구마가이 모리카즈. 일명 ‘작은 것들을 위한’ 화가다. 영화 <모리의 정원>은 그가 1932년 도쿄 도시마구에 지은 자택을 배경으로 1974년 여름의 일상을 그린다. 삶의 마지막 30년간 그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오로지 집과 정원에서만 생활했다고 한다.

마당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는 주방에서 분주하게 음식을 만드는 두 여인의 모습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노래를 흥얼거리고 마당을 오가며 음식을 만드는 모습. 식사하는 장면으로 이동하면 세로로 기다란 거실이 마당을 향해 활짝 열려 있다. 집은 정원을 바라보고 있다. 마당의 작은 숲(정원보다는 ‘숲’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이 공간의 중심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이웃에 새로 생긴 높은 아파트 옥상에 올라 내려다본 모리의 집은 마치 정원을 위해 존재하는 방어막같이 보인다.

94세의 화가 모리는 매일 아침 자신의 정원으로 여행을 나선다. 오전에 나가 오후엔 그곳에서 낮잠을 자고 집으로 돌아와 그림을 그린다. 긴 지팡이 두 개를 들고 자기만의 숲으로 자박자박 걸어가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여행자의 그것이다. 세상을 여행하듯 작은 정원을 탐구하는 모리. 개미와 돌과 꽃과 나무, 온갖 ‘작은 것들을’ 관찰하는 그에게 그곳은 하루도 같지 않은 세상, 풀기 힘든 수수께끼다. 그리고 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정원에서의 시간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순간에 있다. 따뜻한 식사, 조금 엉뚱한 손님들, 그리고 언제나 같은 모양의 마음을 내주는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집. 숲의 귀퉁이를 지키는 집은 그의 여정을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만든다.





똘똘한 한 채 다주택자가 정부의 규제를 피해 다른 주택은 팔고 유일하게 남겨둔 단 한 채의 아파트를 말합니다. 투자 가치가 높은 고가 아파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부동산 규제 강도가 심한 노무현 정부 때 처음 나타났습니다.



불법 건축물 허가받지 않고 불법으로 지은 건축물을 말합니다. 건물을 지을 땐 건축법에 따라 지어야 하는데, 건물을 지은 후 사용승인을 받고 용도를 바꾸거나 증축 등을 통해 건축법을 위반하면 불법 건축물이 됩니다.




노을 보자

일 끝내고 한강에서 같이 노을 보자!

사진 제공. @c.oto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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